마르틴 니묄러(Martin Niemoeller)의 ‘다음은 우리다’라는 시를 떠올리며 서울아트시네마와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영화들과 사람, 그리고 추억을 기억하자. 당장 내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무관심과 방관으로 일관하다보면 언젠가 내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와줄 사람이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뼈아프게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이제는 연민만 베풀기를 그만둘 때이다. 영진위의 몰염치에 주목하고 가차 없이 제동을 걸며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다시 영화천국에서 조우할 수 있고 마음껏 꿈꿀 수 있게 됨을 잊지 말자. (안옥희, 2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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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 감독의 타계 소식을 듣고난 얼마 후, 문화학교 서울 시절의 빛바랜 자료집과 깨알같은 단상이 적힌 영화 노트들을 하나하나 꺼내보았다. 트뤼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세 단계’를 이야기했지만, 트뤼포의 조언을 미처 알기 전, 나는 로메르의 영화들을 통해 자연스레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었고, 영화를 반복해서 보고 글을 쓰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의 영화 17편과 함께한 2001년 여름은 로메르의 아름다운 소우주에서 보낸 충만하고 풍요로운 시간들이었고, 비로소 나는 ‘시네필’이라는 열정적인 단어를 만나게 되었다. 이후 누벨바그 5인방이 활약했던 고전적 시네필 시기의 영화적 ‘실천’들을 동경하기도 하고, 파리 여행에선 홀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순례하며 ‘시네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청춘의 시간들을 시네마테크와 함께 보내왔다.

시네필리아의 역사적 전성기와 오늘날 영화환경에서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사랑은 비록 다른 모습이겠지만,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도 ‘영화적인 것’,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은 시네마테크이며, 영화의 ‘미래’ 또한 시네마테크의 영화문화 없이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먼 훗날,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30주년 아니 50주년 그 이후까지...  영화의 역사와 함께 시네마테크와 시네필들이 행복하게 나이들었으면 한다. (이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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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거창하게는 시네마테크는 시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과거의 관객과 현재의 관객이 만난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지금보다 예전 시간에 있던 사람들과 현재라는 시간 속을 살고 있는 내가 서로 같은 영화를 보며, 전율을 느끼고, 그런 자극들이 미래를 바라보게 만들고, 결국 미래를 만든다. 위대한 영화는 많은 것을 초월하는 절대적인 힘이 있긴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영화들의 생명력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은 시네마테크라는 공간이 있어서가 아닐까.

작고 소박하게는 때론 졸기도 하고, 혹은 너무 큰 감동에 탄성을 지르기도 하는, 매번 심야상영도 제발 했으면 혹은 우리 동네에 있었으면 하고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박광호, 2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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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도서관 입구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곳'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것은 문학이 갖고 있는 치유의 힘을 상징하는데, 이러한 일부 기능이 오늘날 영화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문학이 담당했던 성장과 성찰이 이제는 영화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시네마테크는 아카이브의 기능을 담당하므로 일종의 "영화 도서관"인 셈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수많은 영화들이 범람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유행을 떠나 가치있는 영화를 발굴하고 제시해 주는 영화 도서관 즉 시네마테크는 계속되어야 마땅하다. 소비가 넘쳐 현기증 나는 세상에 영혼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오아시스가 바로 시네마테크이므로...(양다현, 3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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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가 안국동에 있던 시절,  지겹게 극장문을 두드렸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영화를 보고 난 후가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  안국역까지 걸어가던 그 길에서  영화를 되씹으며 허무맹랑한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습니다. 질문들이 쌓여 관점이 만들어지고, 그 관점을 통해 영화와 현실의 관계를 고민해보는 과정, 그 자체가 삶의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지금 시네마테크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주인이 아닌 자가 주인행세를 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기쁨을 빼앗기는 일입니다. 또 그 길위에 있던 추억들이 짓밟히는 일입니다. 오랜 기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그 길을 빼앗겨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길에는 사람들의 발자욱과 시간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시네마테크가 밟아온 길이 영원히 지켜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영혼의 이름으로 아멘! (양정호, 3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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