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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노 비스콘티

루키노 비스콘티의 세계 [2] - 내부의 매혹 [강연] 역사적 맥락으로 살펴본 비스콘티 영화의 매혹성 지난 13일 비스콘티 독일3부작의 첫 번째 영화인 상영 후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는 비스콘티 영화의 매혹성이라는 문제를 흔히 많이 거론되는 데카당스적 미학보다는 영화사적 문맥이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살펴보았다. 흥미진진했던 그 시간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오늘은 비스콘티 영화의 매혹성이라는 문제를 미학적 성격보다는 역사적 맥락을 통해 다루어 보려고 한다. 비스콘티의 데카당스적 미학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영화 자체의 강렬함 때문인지 영화사적 문맥이나 역사적 문맥들이 덜 얘기되는 것 같다. 의 내러티브는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크게 보자면 마틴이 어머니를.. 더보기
루키노 비스콘티의 세계 [1] - 비스콘티의 미학적 유산 [강연] 데카당스라는 비스콘티의 낙인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이 한창이던 지난 12일, 그동안 여러 차례 비스콘티의 영화세계에 들려줬던 한창호 영화평론가가 다시 한 번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했다. 그는 비스콘티의 유작 상영 후 이어진 강연에서, 비스콘티의 미학적 유산에 대해 풍부한 그림 자료들을 곁들이며 들려주었다. 한창호(영화평론가): 이 비스콘티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에서 루키노 비스콘티의 마지막 미학적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맡게 됐다. 먼저 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 나중에 그림 자료들을 보면서 데카당스라는 비스콘티의 낙인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이 영화는 비스콘티가 만 70세가 좀 안 됐을 때 발표된 작품이다. 영화를 찍을 때 몸이 굉장히 안 좋았다. 결국 3월 정도에 세상을 뜨고 말았고, .. 더보기
루키노 비스콘티, 세상 모든 탐미주의에의 경배 루키노 비스콘티는 네오리얼리즘으로 시작했지만 뒤로 갈수록 극단적인 탐미주의 경향을 보여준 이탈리아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그런 비스콘티의 영화적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에 네오이마주의 백건영 편집장이 을 중심에 놓고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세계를 분석한 글을 보내왔다. (1969), (1972)와 더불어 비스콘티의 탐미주의 3부작 중 최고의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1971)은 관능적 사랑에 관한 낭만적 서사이자 노예술가의 처연함이 동시에 배어나는 작품이다. 비스콘티는 에서 파시즘이 가한 육체적 폭력에 주목하는 한편 의 구조 위에 도스토엡스키에서 영감 받아 처음으로 색채와 분장, 인물들의 모습을 표현주의로 처리하는데, 이는 에서 정점을 이.. 더보기
진정한 리얼리즘의 재발견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 최근 이탈리아영화의 약진을 보면 이미지의 힘과 우아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탈리아 특유의 고풍스럽고 귀족적인 분위기를 아름답게 잡아낸 일련의 영화 속 아름다운 화면들은 일정 부분 루키노 비스콘티의 미학적 성취에 빚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루키노 비스콘티는 리얼리스트이다. 단지 그가 네오리얼리즘의 태동을 알린 (1943)의 감독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후기 대표작으로 익히 알려진 (1971)의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화면들을 떠올려볼 때, 이러한 선언에 선뜻 동의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가 진정 리얼리스트인 까닭은 영화에 자신을 온전히 투영해냈기 때문이다. 네오리얼리즘의 선구자에서 출발하여 극단적 탐미주의까지, 작품의 폭넓은 스펙트럼은 스스로의 삶이자.. 더보기
[리뷰] 벨리시마 이탈리아에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어머니’의 범주를 넘어선다. 이탈리아의 남성들은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집안의 시설이 고장 났을 때 어머니의 이름을 팔면 한달 후에 온다던 수리공이 그날 바로 찾아와 고쳐준다는 일화도 어머니의 영향력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비스콘티의 초기작 는 거칠고 강한 전후의 이탈리아 어머니를 그리고 있다. 안냐 마냐니는 에서 자신의 딸을 소모시키는 억척 같은 어머니상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관객들의 마음 이곳 저곳을 찌르는 호소력은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과장된 연기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이탈리아 영화의 인장으로써 특색 있게 빛난다. 특히 마냐니는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 받고 극단에서 클럽을 전전하던 .. 더보기
[리뷰] 로코와 그의 형제들 루키노 비스콘티의 초기 대표작 은 도시 공간 속에서 가족의 해체를 다룬 영화다. 극빈한 가난때문에 낯선 곳으로 이주한 가족사를 다룬 영화는 삼각관계가 불러일으킨 형제간의 균열과 가족의 구제에 대한 형제들의 견해 차로 인해 와해된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해체를 가속화시키는 원인들 또한 도시 공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특히 영화의 도시 공간은 가족이라는 심리적, 사회적 연대를 허무는 과정에서 개인의 인격마저 붕괴시킨다. 이 점은 강한 멜로드라마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비스콘티의 필모그래피에서 네오리얼리즘의 정점으로 불리는 이유다. 영화는 밀라노로 상경한 파룬디 가족이 결혼 피로연으로 분주한 맏아들 내외에게서 버림받고 기차 역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니노 로타의 처연한 오프닝 음악은 .. 더보기
[리뷰] 순수한 사람들 연극과 오페라 연출가이기도 했던 비스콘티는 거의 평생 동안 멜로드라마에 탐닉했다. 유작인 에서 그는 19세기 이탈리아 상류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륜과 정조의 문제를 다루며 다시 한 번 멜로드라마로 돌아온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공간은 사교계의 살롱과 귀족들의 저택인 실내 공간들로, 소품들의 화려함과 다채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주인공들을 비롯한 모든 인물들의 의상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장면이 바뀔 때, 동일한 공간이나 의상이 다시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사물들은 원래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정점에 달한 영화미술, 숏 하나하나가 회화 작품과도 같은 프레이밍으로 이뤄진 미장센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극 전체의 분위기와 상황, 인물들의 감정을 매우 .. 더보기
[리뷰] 루드비히 만년의 대작 는 19세기 바이에른의 왕이었던 루드비히 2세의 기이했던 삶의 궤적을 장엄하게 담아낸다. 영화는 루드비히 2세(헬무트 베르거)의 즉위식으로 시작한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부와 왕이라는 지위가 주는 거대한 권력은 그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올 뿐이다. 이제 곧 그를 둘러싼 권력자들의 정치적 압력이, 제복의 높은 깃이 목을 감싸는 것처럼 그를 옭죄어 올 것이다. 자신을 옭죄는 왕좌로부터 벗어나 그가 택한 것은 예술에 대한 탐닉이다. 그는 왕위에 즉위하자마자 시종들에게 바그너를 찾아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바그너를 성으로 초대해 거의 우상처럼 떠받든다. 바그너는 루드비히의 거울이미지와도 같은 자유로운 인물이다. 그의 방탕한 생활은 왕실의 재정을 탕진시킨다. 재상들의 압력에 굴복한 루드비히는 결국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