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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비평교감1] 우리나라의 비평가는 어떤 태도를 갖는 게 좋은가? 상영 후 이어진 영화평론가 김영진과 유운성의 비평교감 ‘2012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제가 한창인 지난 8월 2일 저녁, 이사키 라쿠에스타와 가와세 나오미의 서신교환 프로젝트의 상영이 끝나고 서신교환 섹션 특별행사로 마련된 첫 번째 비평교감 자리가 이어졌다. 감독들이 영화로 서신을 주고받았듯 국내 비평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영화평론가 김영진과 유운성이 첫 번째 주자다. 두 비평가가 서로에 대한 깊은 존경으로 주고받은 영화와 비평에 대한 생각들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영진(영화평론가,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교수): 서신교환 프로젝트의 작품을 오늘 처음 보았다. 이런 순간에 늘 반성하는 거지만 ‘아, 이런 영화를 너무 안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 대해 즉자적으로 말하자면, .. 더보기
[Cinetalk] 계급의 허위와 정체성의 전복 조셉로지의 상영 후 김영진 평론가와의 시네토크 지난 4월 13일 저녁 국내에서 처음 상영되는 조셉 로지 감독의 상영 후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시네토크가 이어졌다. 조셉 로지 감독의 필모그래피부터 영화에 대한 해설까지 흥미롭게 들려준 그의 영화에 대한 해설을 여기에 옮긴다. 김영진(영화평론가,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교수): 영화 재밌지 않나? 임상수 감독의 와는 정반대 결과를 갖고 있는 영화다. 아마도 1960년대와 2010년 이라는 시대적 차이 때문 일거다. 김기영 감독이 와도 유사성이 있다. 동시대인으로서 어떻게 이런 유사한 주제의식을 갖게 됐는지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다. 조셉로지의 필모그래피는 유럽에서 꾸준히 영화를 찍은 덕에 상당히 다양한 편이고 수준도 들쑥날쑥한 편이다. 퇴작도 좀 있고 그.. 더보기
[Review] 구로사와 아키라의 '붉은 수염' 구로사와 아키라와 도시로 미후네 콤비의 마지막 작품인 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작품 중 분기점에 해당하는 영화이다. 이후로 그의 영화는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갔으며, 미후네 도시로와 함께 했던 시기의 파워풀하고 오락적인 측면은 이후 1970년대 그의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다. 1950~60년대가 그의 커리어에서 있어서 전성기였다고 하면, 1970년대 이후의 영화들은 일본 영화의 천황이라는 아이러니한 명칭으로 불리면서도 거대한 스케일의 실험을 거듭했던 후기 구로사와 영화의 또 다른 행보이다. 은 도시로 미후네의 매력뿐만 아니라 1960년대 구로사와 아키라가 보여주었던 모든 영화적 요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에도 시대 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는 .. 더보기
할리우드의 이단아가 바라 본 할리우드 지난 12월 2일 금요일 저녁 상영 후 로버트 알트만의 영화에 애정을 바치는 영화평론가 김영진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그 현장을 여기에 전한다. 김영진(영화평론가, 명지대 교수): (1992)는 할리우드에 대한 로버트 알트만의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 사람들이 이렇게 비열하게 나온 영화가 또 있을까. 같은 영화처럼 ‘인사이드 할리우드’ 유형에 속한 영화들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할리우드 내부 사람들을 비열하게 그린 영화는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찍을 당시 알트만은 80년대 내내 할리우드 주류 바깥으로 추방된 채, 소규모 자본의 영화만 찍고 있었고, 거의 잊혀져가던 이름이었다. 마치 지금의 데이비드 린치 같았다. 그의 영화세계는 이미 빛을 발하고 있지만, .. 더보기
‘오즈 영화에서의 감정에 관하여’ [영화사 강좌] 오즈 야스지로를 말한다 ‘오즈 야스지로 회고전’ 기간 중에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세계를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세 차례의 영화사 강좌가 마련되었다. 그 마지막 강좌로 지난 9월 30일 저녁 상영 후 영화평론가 김영진 교수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오즈 영화에서의 감정에 관하여’란 주제 때문인지 흥미로운 질문들이 쏟아져 나온 강연 현장을 여기에 싣는다. 김영진(명지대학교 교수, 영화평론가): 이라는 영화는 잘 아시듯이 오즈 야스지로의 후기작 중 하나로, 이후에 을 찍고 돌아가셨다. 개인적으로 오즈의 후기작들도 좋아한다. 보통의 나이 든 감독의 영화 같지가 않다. 주인공인 만베이라는 캐릭터는 이전까지의 오즈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노인의 캐릭터와는 다르다. 철없는 노인의 모습인데, 나이.. 더보기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❶ 마이클 치미노, 할리우드의 저주받은 감독 지난 5일 저녁, ‘2011 시네바캉스 서울’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아메리카 뉴시네마의 현대성’에 대한 영화사 강좌의 첫 번째 시간으로 아메리카 뉴시네마에 종지부를 찍은 전설적 작품, 마이클 치미노의 상영 후 김영진 평론가의 강좌가 있었다. 너무 빨리 성공과 실패를 맛 본 ‘저주 받은 감독’ 치미노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할리우드가 혁신의 에너지로 넘치던 예외적인 시대에 대해 돌아보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 일부를 지면으로 옮겨본다. 김영진(명지대학교 교수, 영화평론가): 재밌게 보셨는지? 영화가 좀 우울하다. 하여튼 몇 번을 봐도 지독한 엔딩이다. 모델이 되는 실존 인물이 있는데 실제로는 죽지 않았다고 한다. 왜 꼭 죽여야 했을까? (웃음) 이 영화는 미국 .. 더보기
베트남전 그린 휴먼 드라마 - 로버트 와이즈의 '산 파블로' (1961)나 (1965) 등 로버트 와이즈를 뮤지컬 영화감독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는 꽤 낯선 영화일 것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상 처음으로 1년 반 동안 대만과 홍콩에서 촬영을 감행한 대작이라는 점 외에 사소한 공통점을 찾기도 힘들다. 제작 여건은 다르지만 차라리 그의 SF영화 (1951)과 유사한 점이 발견된다. 로버트 와이즈는 에서 현란한 시각효과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에 더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의 라스트가 인상적인데, 지구를 찾은 로봇 고트의 장엄한 연설은 인류가 공격성을 버리지 않는 한 지구가 잿더미로 변할 것이며, 절멸에 처할 것임을 경고한다. 이는 단순한 경고성 발언이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과 힘의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당시의 시대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시대극이긴 하지만 또한 .. 더보기
줄스 다신의 백년 한겨울의 클래식 영화사 강좌 [2] 지난 1월 6일 한겨울의 클래식 상영작 중 상영 후에 두 번째 영화사 강좌로서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강연이 열렸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상영된 상영 후에 ‘줄스 다신의 백년’이란 제목으로 열린 강좌여서 더욱 뜻깊었던 그 현장을 전한다. 김영진(영화평론가, 명지대 뮤지컬학부 교수): 줄스 다신의 는 범죄 강탈영화의 원형 같은 작품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고, 스탠리 큐브릭 도 연관이 있다. 장 피에르 멜빌도 비슷한 영화를 기획하고 있었다가 가 나와서 좌절했다는 얘기도 있다. 멜빌은 그 시절 아내한테 영화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당신 영화 그만 했으면 좋겠어'라는 타박을 듣고 있었는데 그 때 자크 베케르가 찾아와 영화 잘 봤다고 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