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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프랑스 영화의 황금기:1930-1960

[영화사강좌] 브레송 영화와 프랑스 문학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1930-1960’ 기간 중에는 프랑스 영화의 고전기 작품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두 차례의 영화사강좌가 마련되었다. 그 첫 번째 강좌로 지난 10월 30일 상영 후에는 상명대 프랑스어문학과 정의진 교수가 강사로 나서 ‘브레송 영화와 프랑스 문학’에 대하여 들려주었다. 그 현장을 여기에 전한다. 정의진(상명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교수): 오늘은 문학과 영화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브레송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겠다. 브레송 영화를 보고 처음부터 감동 받았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를 절망시킨 감독이 둘 있었는데, 타르코프스키와 브레송이었다. 와 를 보고 많이 졸기도 했다. 지금은 둘 다 매우 좋아하고 존경한다. 영화사적으로 보자면 브레송은 조금 미묘한 위치에 있다. 1901.. 더보기
[리뷰] 장 비고 '품행제로 Zero for Conduction' 는 요즘 나오는 총천연색의 빠르고 박력 넘치는 액션과는 거리가 먼 영화지만 다른 면에서 은밀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품행점수 빵점의 문제아들이 일으킨 작은 반란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의 부제가 오죽하면 ‘학교의 작은 악마들’일까. 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프랑스에서 1933년에 처음 공개된 직후 상영을 금지 당했다가, 세계2차 대전이 끝난 1946년에야 해금되었다. 하긴, 교장선생님을 난쟁이로 표현하고 학생 하나는 선생님에게 욕을 하며 대드는가 하면, 장관까지 참석한 학교의 기념식을 아이들이 작정하고 망치기까지 하니, 지금이라면 신문 1면과 9시 뉴스에 나오고 “요즘 애들은 쯧쯧...” 하는 탄식을 전국적으로 불러일으킬 만하다. 하지만 감독 자신이 실제로 8년을 기숙학.. 더보기
'품행제로' 변화를 만드는 판타지 는 프랑스 영화의 1930년대를 대표하는 장 비고 감독의 대표작이자 데뷔작으로, 억압적인 교육에 맞선 학생들의 모습을 영화화했다. 그런 이유로 상영 당시 격렬한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이유는 현실을 판타지로 둔갑시킨 장 비고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에서 기인한다. 이를 일러 시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르지만 이에 상관없이 는 학교 교육의 위기로 일컬어지는 작금의 한국에서 보다 의미 있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이에 10월의 영화관 속 작은 학교의 프로그램으로 를 선택했는데 상영 이후 열린 이강옥 코디네이터의 강연 일부를 여기에 공개한다. 장 비고의 (1933)는 기숙학교의 권위적인 교육 제도와 규율에 맞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어른들의 관점이 아닌 .. 더보기
[리뷰] 막스 오퓔스 '쾌락 Le Plaisir' 은 할리우드로 넘어가 작업하던 막스 오퓔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더보기
[리뷰] 로베르 브레송 '무셰트 Mouchette' 에 이어 베르나노스의 소설 를 영화로 옮기면서 브레송은 시네마에 대한 고유한 해찰에 이른다. 는 종래의 영화들에서 거의 강박화되어 있던 어떤 종류의 목적성도 찾아낼 수 없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중시되는 것은 사건이나 스토리 전개가 아니라 작중인물의 내면의식이다. 스토리를 통해 내면의 목소리가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의식에 의해서 스토리와 관계없는 새로운 이야기가 창출되는 것이다. 불행한 고아도, 그렇다고 사랑스러운 요정도 아닌 소녀 무셰트는 속내를 파악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시름시름 앓는 어머니와 주정뱅이 아버지의 학대로 존재를 부정하는 그녀는 결손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되는 대로 사는 것처럼 보인다. 삶의 의욕을 놓아버린 그녀에게 찾아온 충일한 순간(축제에서 한 남자와의 짧은 교감)마저 아버지.. 더보기
[리뷰] 자크 타티 '축제일 Jour de fête' 1982년 11월 4일 자크 타티가 죽고 난 뒤,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 조너선 로젠봄은 ‘사이트 앤 사운드’에 ‘윌로씨의 죽음 The Death of Hulot’이라는 글을 실었다. 그는 자크 타티의 마지막 작품이 될 뻔했던 미완의 영화 의 각본 작업에 참여한 바 있으며, 타티에게는 앙드레 바쟁 못지않은 신뢰를 얻은 평론가였다. 로젠봄의 기억 속에서 자크 타티는 천재적인 감각의 소유자이자 슬라브인 특유의 불같은 성질과 우울증이 교차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타티는 로젠봄에게 영화적 시선을 새롭게 정립해준 감독이었다. “은 내가 도시 안의 사물들과 사람들을 보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그의 고백처럼 ‘새로운 시선’ 혹은 ‘낯설게 하기’ 방식들이란 자크 타티 영화 미학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핵심이었다.. 더보기
[리뷰] 앙리 조르주 클루조 '오르페브르의 부두 Quai des Orfevres' 는 앙리 조르주 클루조가 반(反)프랑스적이라는 이유로 논쟁에 휩싸여 상영금지 당했던 (1943) 이후 영화를 찍지 못하다가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영화는 조르주 심농과 함께 벨기에를 대표하는 미스터리 작가 S.A.스티만(Stanislas-André Steeman)의 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각색의 과정이 독특하다. 클루조는 활동을 중단했던 4년 동안 새로운 스타일로 무장한 스티만의 소설을 각색하기를 즐겼는데 (이미 그 전에도 더보기
[리뷰] 장 피에르 멜빌 '바다의 침묵 Le Silence de la mer' 베르코르의 소설로도 유명한 은 나치 점령기의 프랑스 작가들이 발행한 지하출판 한 권으로 프랑스 저항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소설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장 피에르 멜빌은 주저 없이 자신의 첫 영화로 만든 것을 결심하고 이는 1947년에 비로소 실현된다. 원작의 구성을 충실히 옮겨온 단순히 구성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다. 이러한 구성은 이분법적 대립은 반복되는 행위들을 통해 이뤄지며 이는 충돌과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점령당한 프랑스와 점령한 독일, 문화와 무력, 노인/여자와 군인, 미녀와 야수, 침묵과 독백 식의 이분법적 대립은 등장인물의 관계를 대변해주고 있으며 극중 세 인물의 관계는 흑과 백의 강렬한 조명의 대비, 카메라의 움직임, 베르너가 걸어 다니는 소리 등을 통해서 디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