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상영은 인간의 노동이 투입되는 ‘노동의 산물’이다!

 - 프로그래머 김숙현 씨를 만나다

 

'극장 직원 인터뷰'의 세 번째 주인공은 프로그래머 김숙현 씨다. 해외에서 필름을 수급하는 일을 맡고 있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 먼 땅에 있는 필름들이 어떻게 이곳까지 당도하는지를 머릿속에 그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들과의 동지애를 확신하는 말은 영화를 둘러싼 사람들의 우정에 ‘특별한 구석’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영화에 애증을 느낀다고 말했지만 아프리카 특별전을 꿈꾸며 함박웃음을 짓는 그녀를 보니 아직 증보다는 ‘애’가 훨씬 더 큰 듯 했다.

 

 

 

 

 

극장에서 맡은 업무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다면.

일단 나와 김보년 씨, 그리고 김성욱 프로그래머 디렉터 셋이서 프로그램 팀이다. 같이 의논을 해서 프로그램의 일 년치 큰 틀이 짜여지면,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를 틀지 회의를 통해서 결정이 된다.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해외 배급사와 접촉을 해서 영화를 수급해오는 일을 맡고 있다. 영화의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프린트를 누가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뒤 그 쪽에 연락을 넣어서 우리가 어느 기간 동안 무슨 영화를 몇 번 틀려고 하는데 가능한지, 얼마인지 등의 협상을 한다. 결정되면 프린트를 들여오고, 통과를 하는 과정을 거친다. 김보년 씨가 주로 이미 수입이 된 영화 또는 한국영화들을 들여오기 위해 국내 배급사랑 협상을 한다면, 나는 해외 쪽을 맡고 있다. 가끔 리플렛을 한영 번역을 해서 만드는 경우에 번역하는 작업도 한다.

 

외국어 능력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영어를 썩 잘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사람이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뭔가를 하게 되지 않나. 이 표현을 써야하는데 내가 뭐라 말할지 모르겠으면 그 표현을 열심히 찾는다. 비즈니스 영어는 그렇게 다채로운 표현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사실은 물어보는 거나 답하는 거나 비슷비슷하니까. 나도 내가 영어를 이렇게 고도로 활용하면서 밥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비영어권 국가도 다 영어로 소통한다. 내가 컨텍트를 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해외에 팔거나 상영하는 해외부서에 속해있기 때문에 그 회사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일본 쪽하고도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는지.

우리 극장에서 10년 동안 관객이었다. 나는 2004년 정도부터 여기를 극장을 왔다고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버스터 키튼 전’을 2004년에 했기 때문이다. 그 때 버스터 키튼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런데 당시를 생각해보면 그 전부터 영화관을 다니고 있었다.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이 2002년 서울독립영화제 때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했는데 나는 분명 그 영화를 봤기 때문에 아트시네마가 개관한 2002년부터 극장을 다녔던 것이다. 2005년부터인가는 번역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때 부업으로 영화제 상영 번역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트시네마에서) 자원 활동을 하고 싶어서 번역 후원회원을 뽑을 때 지원을 했는데, 기대도 안 한 추급을 조금 주시더라. 어, 번역비도 있고 영화도 볼 수 있네? 해서 신나게 번역일을 했다. 그러다 2009년과 2010년에 영진위 사태로 극장이 난리 났을 때 나는 프레시안에서 기자를 하고 있었다. 내가 알던 곳, 좋아하던 곳에서 일이 터지니까 그 때 관련 기사를 분기탱천해서 열심히 썼다. 내가 알고 있는 곳이니까 기사가 많이 써지더라. 기자를 그만두었던 차에 극장에서 불러주셔서 이곳에 왔다. 2011년 9월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좀 더 있으면 만 2년이다. 극장에서 오래 일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오랫동안 관객이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면 일을 하면서 가장 난감한 경우는 무엇인가. 혹은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황.

여러 가지가 있다. 기껏 잘 수급을 해서 프린트를 가져왔는데 프린트 상태가 정말 엉망이거나… 그럴 땐 죽고 싶다. (웃음) 저번에는 프린트를 들여왔는데, 새빨갛게 변색이 되었다. 이번 상영작 중에도 변색이 된 작품이 있다. 그런데 그 프린트는 정말 도저히 못 볼 정도였다. 그 때 다행히 여유가 조금 있어서 필름을 찾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친 듯이 찾아서, 다행히 재빠르게 필름을 다시 들여올 수 있었다. 또, 지난주처럼 사람이 굉장히 많이 와 있는데 전산장애 때문에 난리가 날 때. 추운 날씨에 밖에서 관객들이 모두 덜덜 떨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진행에 문제가 생기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실 극장이라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이다. 영화를 들여오고도 그 영화를 제대로 상영할 수 없을 때 제일 슬프다. 게다가 그게 굉장히 고생해서 수급을 해 온 영화이면 뒤로 넘어간다.

 

프로그래머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와 사람-영화인 또는 관객-이 있는지.

극장에서 상영했던 영화 중에서는…. 내가 10년 전쯤에는 “내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을까?”하며 거의 포기했던 영화들을 우리 극장에서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내가 20대 때는 “가위를 쥔 자들의 손목을 부러뜨려라”라는 구호가 나돌 정도로 검열이 워낙 심해서 영화가 조금 야하다 싶으면 잘려 나갔다. 폭력이든 섹스가 되었든 일단 영화가 잘리면 거기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비디오로 안 좋은 화질로 보던 영화들을 내 평생 극장에서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보고 있지 않나. 불과 10년, 15년 만에 모든 영화들을 스크린에서, 35mm 필름으로 보는 게 일상처럼 되어버린 거다. 그래서 우리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다 특별한데, 정작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너무 일이 바빠서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 또 우리 극장은 일반적인 극장처럼 서비스 종사자들과 ‘왕’인 고객님, 이런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내 극장이라고 생각하는 동지와 동지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확신을 하는 게, 평소에도 극장에 자주 오시는 분들이 ‘수고한다’며 자꾸 뭘 사주신다. 작년엔 10주년이라고 무슨 행사 때마다 케이크를 주시고 가는 바람에 평생 먹을 케이크 보다 더 많이 먹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주에 전산사고가 났을 때도 힘들게 기다리는 와중에도 스태프들에게 “추운데 고생이 많다”고 위로를 해주시는 거다. 이런 극장이 어디 있겠나. 나뿐만 아니라 극장에 오시는 관객 분들도 ‘여기는 내 극장’이라는 생각을 하신다. 어느 관객이 딱히 기억나기 보다는 그런 관객 분들이 많다.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함께 지켜나간다는 동지 의식이랄까.

 

 

 

 

일을 하면서 영화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태도 같은 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애증? (웃음) 프로그램 일을 하면서 영화를 일로 만나는 부분이 있고, 동시에 나는 또 우리 극장의 관객이기도 하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인데,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그로 인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쾌감과 동시에 끔찍하고 지긋지긋한 짜증이 있다.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일정이 틀어지거나 그러면, “아, 이 영화는 제목도 보기 싫다.” 싶기도. (웃음) 그런데 그건 순간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는 한다. 그래서 특별한 영화들이 많다. 남들은 모르는 그 영화와 나만의 추억. 힘든 것도 지나면 추억이 되니까. 그런데 프로그램 팀에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영화 한 편이 상영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동이 투입되는가이다. 그냥 관객일 때는 잘 모르다가 극장에서 일하기 시작하니까 (관련된) 모든 일들이 신경 쓰인다. 그래서 영화가 1시간 반 동안의 환상적인 경험일 뿐만 아니라, 그걸 만들어 내기 위해 인간의 노동이 투입되는 ‘노동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특별한 것 같다.

 

일에 대해서 ‘꿈’꾸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많다. 이 감독 특별전 하고 싶다, 이런 게 굉장히 많다. 예를 들어 작년 부산에서 해버려서 엄청나게 질투를 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전.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전작전도 언젠가는 하고 싶다. 마틴 스콜세지는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초기작들을 극장에서 보기 힘든 면이 있다. 스콜세지의 데뷔작이나 <특근>, 초반의 코미디 영화들을 좋아한다. <비열한 거리>나 <분노의 주먹>은 상영한 적이 있지만, 스콜세지의 귀여운 소품을 상영한 적은 많지 않다. 아, <용서받지 못한 자>를 극장에서 보고 싶다. 옛날에 개봉했을 때 보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80, 90년대 영화들이 재조명 받는 시기인데, 그 때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싶다. 또 아프리카 영화들이 한국에서 개봉된 예가 없진 않지만, 사람들이 잘 모른다. 예전에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 삼색에서 아프리카 출신 감독들 세 명을 초청했을 때 언젠가는 아프리카 특별전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우리 극장에서 존 포드나 세르지오 레오네를 자주 틀다보니 ‘남성적 이미지가 강하다’는 오해가 있기도 하다. 여성주의적인, 여성 관객의 입장에서 새로이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도 가지고 있다.

 

진행: 배동미, 지유진 / 관객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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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oimyeon 2013.02.12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도 스콜세지 영화 중 <특근>을 제일 좋아라 한다죠. 그 첫 시퀀스부터 나오는 카메라의 엄청난 무빙을 극장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만치 행운도 없을듯..ㅜㅜ

인터뷰 

"유령처럼 빨려 들어간 서울아트시네마가 안정적인 전용관 마련으로 오랫동안 함께하면 좋겠다"


단골 관객 이현미 씨를 만나다!


어쩐지 낯익었다. 극장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이미지가 쉬이 떠오르는 걸 보니, 아무래도 서울아트시네마에 자주 오시는 분 같았다. 눈이 펑펑 내리는 오후, <겁쟁이는 무릎을 꿇는다>의 시네토크가 끝나고 막 떠날 채비를 하는 이현미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언제부터 시네마테크와 인연을 맺으셨는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를 열심히 다닌 지는 한 2007년부터다. 그 전에는 회사일 끝나고 틈틈이 보다가 200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달리면서’ 본 것 같다. 회계 쪽 일을 하는데, 하는 일에서 예술적 감수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니까 극장을 다니면서 자극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 처음에는 시간적 제약이 마음에 걸려 (비교적 가기 쉬운)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갔는데 필이 꽂히고 나니까 시간은 문제가 안 되더라. 영화를 본 후 기록을 하다보면 어느 해인가부터 개봉영화 보다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월등히 많이 본다. 영화를 직접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면 무언가 남는 게 있다. 그 뒤로 마치 유령처럼 빨려 들어가 서울아트시네마를 계속 다니게 됐다.


이번 친구들영화제에서는 어떤 영화를 보셨는지.

개인적으로 괴기영화나 피 튀기는 영화는 안 좋아해서 지난주에 상영한 <지옥인간>은 거부했는데, 그 외의 작품들은 시간표에 나름대로 체크를 해놓았으니 다 보게 될 것 같다.


영화제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이번 친구들영화제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무엇인가. 

시네마테크 추천작인 <내일을 위한 길>이 좋았다.


오늘 가이 매딘의 <겁쟁이는 무릎을 꿇는다>는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다. 일단 친구들의 선택작이고, 어느 감독이 추천했다고 하면 궁금해져서 다 보고 싶다. 특별히 싫어하는 장르의 영화가 아니라면 무조건 와서 다 보는 편이다. 한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면 나중에 그 감독의 영화를 또 보게 되었을 때 다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사전정보가 없더라도 일단 봐두면 나중에 도움이 되더라. 원래는 영화만 보는 것도 힘드니까 시네토크는 안 듣고 집에 갔는데 시네토크를 듣는 것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감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되더라. 의문점이 남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질문을 해주면 해소가 되기도 하고. 그래서 이제 여유가 되면 시네토크도 들으려고 한다.


영화에 대한 짤막한 감상을 말씀해 주신다면.

굉장히 독특하고, 새로운 세계를 들여다 본 것 같다. 새로운 형식의 영화여서 살짝 졸수도 있는데 ‘이게 뭐지’ 싶어서 끝까지 보게 되었다. 아마 감독님이 추천하신 다른 작품도 찾아서 보게 될 것 같다.


이제까지 시네마테크에서 보았던 특별전이나 감독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유럽연합대사관에 다니고 있다. 불어를 하는 게 수월하니까, 아무래도 프랑스 영화를 제일 많이 보게 된다. 2011년 11월에 했던 <프랑스 영화 황금기 전>이 관객들에게는 인기가 별로 없었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좋았다. 내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같은 곳에 직접 가서 찾아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영화를 모아서 왕창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특별전을 다 보고 나니까 프랑스 친구들이랑 이야기 할 때 ‘아, 그 영화’하고 딱 나와서 대화가 통하고 얘깃거리가 풍부해졌다. 그 점이 무척 좋았다. 관객들은 70년대 이후의 최근 프랑스 영화를 더 많이 보나보다. 그 특별전에서는 3, 40년대 프랑스 영화를 많이 틀어서인지 관객이 많이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던 특별전이다.

서울아트시네마는 프로그램 한 번 할 때 필름을 외국에서 수급해 와서 2주 내지 3주 안에 다시 돌려보내야 하니까, 그 2, 3주 동안 내가 이곳에 있어야 이 영화들을 다 볼 수 있지 않나. 가끔 시네마테크가 있는 파리나 브뤼셀에 가서 보면, 같은 유럽이고 가까워서인지 필름 수급이 수월한 것 같다. 프로그램 북을 보면 어떤 감독전, 어떤 특별전을 할 때 일 년 이런 식으로 긴 시간동안 하더라. 이 사람 작품은 매주 월요일 상영 또는 첫째 주 무슨 요일, 이렇게 프로그래밍해서 그 감독 작품을 보고 싶으면 한 번 놓치더라도 이후에 시간을 내서 볼 수 있도록 한다. 유럽 시네마테크에 가서도 모르는 감독이 태반인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았던 작품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다른 관객들의 마음과 같이, 전용관이 생겨서 안정적으로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주 오랫동안 이 곳을 다니고 싶다. 농담 삼아 나이 들면 여기에 와서 수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드나들며 젊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전용관이 빨리 생겨서 그 곳에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필립 느와레가 나왔던, 70년대 영화인가, 예전에 사간동 프랑스 문화원 시절에 보았던 영화인 <녹슨 장총>(한국 개봉 제목 <추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인터뷰글/ 지유진 관객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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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해 관객과 함께하는 친구들이 시네마테크의 홍보대사다"

- 신선자 서울아트시네마 기획홍보팀장


서울아트시네마를 자주 찾는 관객이라면 극장에서 익숙한 얼굴들을 마주치는 경우가 많다. 서로 이름을 알지는 못하지만 극장을 오다가다 자주 마주쳐서 얼굴이 익숙한 관객, 매표소에서, 또 상영관을 들어가기 전에 수표를 하는 직원까지. 본격적으로 영화를 대면하기 전에 극장에서 많은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서울아트시네마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공간에 대한 익숙함만큼이나 얼굴에 대한 익숙함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이번 제 8회 '친구들영화제'의 웹데일리를 진행하면서, 그 중에서도 각종 인터뷰를 진행할 때 세운 원칙은 단 하나였다. '관객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극장을 위해 일하는 사무국 직원들을 인터뷰하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서울아트시네마에 관한 각종 소식을 관객에게 전하는 신선자 기획홍보팀장을 서울아트시네마 사무실에서 만났다.

 


간단하게 맡고 있는 업무와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소식부터 단체 소개나 홍보까지 대외적으로 서울아트시네마를 알리는 기획홍보 일을 담당하고 있다. 자원활동가나 관객에디터로 참여하다다가 정식 사무국 직원이 되어 근무한지는 만 3년 정도 되어가고 있다.

 

어떻게 영화 관련 일을 하게 되었는지.

(이때 갑자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하지 않는 <아무르>에 대한 상영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냥 영화를 좋아해서. (웃음) 원래 IT 기자 출신으로 매체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해왔는데 2002년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취재를 많이 진행했다. 그 당시 영역을 넓혀 영화 쪽 일을 할 수 있으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프리랜서로 생활하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겨 한겨레 문화센터의 영화평론가 과정을 들었다. 그때 영화이론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같은 관심사를 지닌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다. 서울아트시네마를 자주 찾게 되고 에디터나 자원활동가로 연을 맺은 것도 그 이후부터였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영화 일을 하게 되면서 영화와 멀어지지는 않았는지.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개인 취향에 맞추기 보다는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고민하게 되고 영화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못 하는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관객에디터 활동을 할 때는 거의 틈나는 시간 모두를 영화보는 데 할애했지만 현재 예전보다 많이 못 보는 것 같긴 하다.

 

친구들영화제에서 기획홍보팀의 역할은 무엇인지.

비단 친구들 영화제만이 아니라 서울아트시네마의 모든 기획전, 정기상영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일이다. 더 많은 분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가장 먼저는 언론 홍보부터 시작한다.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쓰고 배포하는 일을 한다. 저희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정보를 메일을 통해 받아보실 수 있도록 안내메일, 뉴스레터를 만들고 배포하는 일도 한다. 그리고 각종 포스터, 리플렛 뿐만 아니라 현수막, 배너 등의 각종 홍보물들을 만들고 배포하고,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도 기획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제8회 '친구들영화제'는 포털사이트 Daum과 함께 코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에 올라간 각종 배너 및 콘텐츠도 홍보팀을 거쳐 여러분과 만나게 된 것이다. 기자회견이나 개막식 같은 행사가 있을 때는 행사스케치 부터 후속 보도를 하는 것또한 홍보의 일환이다. 프로그램 정보를 알리는 것 외에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후원프로젝트로 Bazzar나 Arena에서 후원 화보를 촬영해서 그 수익금을 서울아트시네마의 후원금으로 쓰고 있는데 그런 프로젝트들도 진행하고 있는데 재정적 지원을 위한 것도 있지만 서울아트시네마를 좀 더 대중적으로 알기기 위한 시도다. 작년에는 10주년 기념행사로 시네마테크 어워즈도 진행한 바 있고, 그 베스트 프렌즈 수상자들이 후원화보에 기꺼이 참여해주셔서 많은 이슈가 되었다.

 

아까 <아무르> 상영 문의 전화와 같은 전화가 자주 걸려오는지.

자주 온다.(웃음) 극장 이름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위치를 114로 문의를 했다가 '서울극장'으로 잘못 안내를 받아서 헤매다가 늦게 와서 화내면서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는 관객도 있었다. 우리 극장은 기획전이나 고전영화를 상영하는데 그런 줄 모르고 찾아오는 관객도 있다. '실버영화관'을 찾아왔다가 잘못 혼동하는 경우도 있고, '서울극장'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114에 종로에서 가까운 극장을 문의했다가 우리 극장 번호를 얻게 되어서 개봉작을 찾는 경우도 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서울아트시네마의 대표적인 기획전이다. 다른 기획전과 달리 '친구들영화제'에 대해 피부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관객으로 3회 때부터는 자원활동가로 친구들영화제를 첫 해때부터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직접 사무국에 들어온 이래로는 벌써 세 번째 '친구들영화제'를 맞았다. 그런데 해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관객층도 다르고, 참여하는 친구들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소위 단골이라고 부르는 관객들도 '친구들영화제'를 좋아한다. 처음 기획할 때 '친구들영화제'는 후원영화제였다. 시네마테크라는 공간을 좋아하는 영화애호가들이 본인이 보고 싶은 영화를 추천하면, 관객은 물론이고 그 사람들의 팬층이 극장에 와서 영화를 보고, 이 공간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관객층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에서 출발한 거다. 그런 점이 '친구들영화제'가 대표적인 영화제가 된 이유이기도 하고, 관객층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객이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타영화제들은 홍보대사가 있다. '친구들영화제'에 홍보대사를 고용한다면.

친구들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사실상 '친구들영화제'의 홍보대사다.


매년 바뀌는 트레일러도 홍보의 일부인가.

예전에는 트레일러가 매년 바뀌지는 않았다. 2005년 낙원상가에서 재개관을 하면서 새로운 트레일러를 제작해서 2년 정도 활용을 하고, 2007년에 공적지원을 많이 받아서 미디액트와 함께 전용관을 얻어 옮겨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이 바뀌면서 무산되었다. 당시의 상황을 알리려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쳤고, 그 일부로 새로운 트레일러를 제작하였다. 2010년까지 그때의 트레일러를 사용했다. 작년 같은 경우 서울아트시네마의 10주년이었고, 그 의미를 살려서 새로운 트레일러를 제작했다. 올 해는 또 다른 10년을 생각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시네마테크의 원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일에 대해 꿈꾸는 것이 있다면.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관객들이 좀 더 반응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셨으면 좋겠다. 그럼 어떤 식으로 변화를 시켜나가야겠구나 감이 더 잘 올 것 같다.


인터뷰/글 _  송은경, 배동미(시네마테크 관객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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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관객이 많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김보년을 만나다

 

영화가 시작할 때까지 극장 로비에 잠깐 앉아있노라면 서울아트시네마의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극장을 자주 찾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들과 그들의 업무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이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김보년 씨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하는 일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프로그램 팀에서 일하고 있다. 프로그램 소개 리플렛에 상영작들의 줄거리를 쓰고, 한국에서 수급 가능한 작품들의 경우에 국내 배급사들에게 연락을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일과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나?

실수한 일밖에 기억이 안 나서 사람들의 신뢰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웃음). 그래도 말하자면, 사실 영화를 전부 다 보고 줄거리를 쓸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다 보고 쓰는 게 정답이겠지만,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상영본이 없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스포일러를 하기도 한다.

 

영화제를 준비하려면 영화를 얼마나 봐야 하는 건가?

프로그램에 있는 영화들을 다 봐야 하는데 영화제 시작 전에 그걸 전부 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DVD 출시가 안 된 영화들의 경우는 스크리너가 도착하지 않으면 기존 정보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영화 관련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영화가 재밌고 좋아서 대학교 때 영화 공부를 했다. 졸업 후에 전공을 살리다 보니까 영화 쪽 일을 하게 됐다. 2007년에 영화이론 전공으로 대학에 들어갔고 그때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처음 올라왔다. 입학한 뒤 3월에 서울아트시네마를 처음 찾았는데 당시 프로그램이 “미국 무성영화의 위대한 배우들” 특별전이었다. 릴리언 기쉬, 버스터 키튼 등이 출연했던 초기영화들이 상영됐던 게 기억난다.

 

관객의 입장에서 극장을 찾았을 때와 직원으로서 일을 할 때 느낌이 각각 다를 것 같다.

관객일 땐 그냥 좋아하는 영화를 봤다. 그리고 극장에 관객이 적으면 영화 보기 편안하니까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다(웃음). 관객이 적으면 안 좋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일을 하니까 좋은 점도 있을 테지만, 반대로 싫은 점이 생기진 않았나.

일을 해서 좋은 점은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거다. 싫은 건 볼 시간이 없는 거. 오히려 극장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건 관객 때보다 줄었다. 그리고 일과 일이 아닌 영화감상, 그러니까 노동과 비노동의 구분이 잘 안 된다. 집에 가서도 영화를 봐야 하고, 글을 써야 하고. 그런데 이건 누구나 다 비슷한 것 같다.

 

프로그램 주제와 구체적인 영화들의 리스트는 어떻게 결정되는 건가?

커다란 틀은 김성욱 선생님이 짜신다. 하고 싶은 거 있냐고 자꾸 물어보신다. 그래서 반영이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상영작을 선택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다고 했을 때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완전한 자유는 없는 것 같다. 예산 문제나 프린트 수급 문제 때문에 틀고 싶은 영화를 모두 틀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10편을 틀면 그만큼 못 튼 영화가 10편이 있다고 보면 된다. 운 좋으면 바로 틀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 영화제’가 특히 그렇다. 친구들이 다섯 편씩 추천해도 한 편이 될까 말까 하는 경우가 있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마음대로 잘 안 된다. 그렇다고 지금 트는 영화들이 싫은데 억지로 트는 영화라는 건 아니다. 그래도 항상 갖고 있는 마인드는 이제까지 한국에서 상영된 적이 없었던 영화들을 많이 틀고 싶다는 거.

 

일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질문이 끝나자마자 바로) 관객이 많을 때. 아, 그리고 좋은 영화 틀면 그 자체로도 좋다.

 

이번 친구들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생긴 인상 깊은 일이 있나? .

그런 걸 얘기하면 신비감이 사라지는 것 같다(웃음). 상영하지 못해 아쉬운 영화를 얘기하면 그 영화가 지금 영화보다 더 좋은 것처럼 들린다. 지금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가 상대적으로 안 좋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아까 국내배급사에 연락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는데, 예전에 수입된 영화들은 반드시 국내 배급사를 통해야 한다는 말인가?

배급권이 국내에 있으면 그렇고, 기간이 지나면 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하니까 다 알아봐야 한다. 그래서 배급사에 전화하면 회사가 망했다거나 곤란한 경우가 많다. 우리한테 프린트가 있다고 마음대로 틀었다가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끝까지 찾아내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일과 관련해서 품고 있는 포부가 있다면?

이제 일한지 1년이 지났다. 일단 1년 더 하는 거? (웃음)

 

인터뷰: 송은경 / 관객에디터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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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보년 2013.07.24 1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검색하다가 제 이름을 보게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남자고요 안동김씨 신안동 선평(태사공) 30세이고 부산에 거주합니다
    아뭏던 잘먹고 잘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