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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드

[Review] 존 포드의 <기병대> 는 존 포드 감독이 유일하게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당연히 인디언을 몰살하는 야만적인 백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대신 미국이라는 하나의 깃발 아래 남북으로 갈린 미국인들끼리의 살육의 순간을 전후한 사연만이 존재한다. 필모그래피의 후기로 갈수록 수정주의 서부극을 선보였던 존 포드의 작품 성향을 감안하면 변화의 시점에 놓인 영화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래서 는 ‘말을 탄 병사 The Horse Soldiers'라는 영문제목처럼 서부극의 컨벤션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쟁물에 가깝다. 주요 배경으로 설정된 빅스버그는 남북전쟁 당시 가장 긴박했던 전투 장소로 손꼽힌다. 그 중 마지막 기습을 다루는 는 실제인물 벤저민 그리어슨 대령을 모델로 한 존 말로위 대령(존 웨인)을 중심에 놓고 적진 후방으로 .. 더보기
[시네토크] 존 포드 영화중 가장 감동적인 영화다 - 오승욱 감독의 <기병대> 시네토크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한창인 지난 2월 3일, 존 포드의 상영 후에 오승욱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있었다. 오승욱 감독은 는 불균질함에서 오는 매력이 있는 영화이며 존 포드 영화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영화라고 생각해서 추천했다고 밝혔다. 오승욱 감독과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의 흥미로운 대화의 일부를 옮긴다. 오승욱(영화감독) : 여기 오신 분들 모두 추운 날씨에 이런 이상한 영화를 봤다니 황당하셨을 것이다. 저는 가 존 포드 영화중에서 매우 이상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은 별로 못 받았고, 존 포드 영화중에서 많이 불균질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초등학교 때 TV에서 봤는데 존 웨인이 윌리엄 홀덴과 두어 번 결투 비슷한 걸 하다가 제대로 싸우지도 .. 더보기
[Review] 전복적인 국가의 탄생 - 존 포드의 기병대 존 포드의 영화에서 남북전쟁은 자주 다루어진 주제는 아니었다. 가 이산 에드워드(존 웨인)가 남북전쟁에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듯, 존 포드에게 남북전쟁은 배경으로 존재할 뿐이었다. 그러나 에서 상황은 다르다. 이 영화는 벤자민 그리어슨이라는 실존 인물이 이끈 북부 기병대의 기습 공격을 실화로 해 미국의 남북전쟁을 전면적으로 다룬다. 북부의 기병대는 남부의 물자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뉴튼 역을 파괴하러 적진을 향해 떠난다. 존 웨인은 기병대를 이끄는 말로우 대령을, 윌리엄 홀든은 군의관 켄들 소령을 연기한다. 는 정통 서부 영화는 아니지만, 잠재되어 있던 웨스턴의 요소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 대립과 충돌의 구조는 더 흥미로워진다. 고전적 웨스턴이 동부 대 서부의 대립이었다면, 는 북부와 남부의 충돌을 .. 더보기
[영화사 강좌]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현대성 ❷ 로버트 알드리치, 남성적 허세와 유희 ‘2011 시네바캉스 서울’이 한창인 지난 8월 7일 오후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상영 후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현대성’이란 제목의 영화사 강좌 두 번째 시간이 이어졌다. ‘로버트 알드리치, 남성적 허세와 유희’를 주제로 열린 이 날 강좌에 강사는 오승욱 감독이 자리하였고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함께 진행하며 흥미로운 대담을 펼쳤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진행은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맡았다. 남성 영화에 대한 애호와 에 대한 흥미로운 지점들을 앞 다투어 이야기하며 열띤 대화의 장을 펼친 그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올해 초에도 로버트 알드리치의 영화 을 추천해서 상영했고 도 함께 추천해주셨지.. 더보기
존 포드 웨스턴의 풍경 ‘존 포드 걸작선’ 마지막 날인 지난 12월 5일 상영 후에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의 강연이 이어졌다. ‘존 포드 웨스턴의 풍경’이란 제목으로 펼쳐진 이날 강연은 웨스턴의 원형적인 특징들이 잘 드러난 를 중심으로 존 포드 서부극에 대한 전반적인 경향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방금 보신 영화는 존 포드 영화중에서 가장 고전적인 웨스턴이다.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고전 웨스턴의 시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데, 웨스턴의 원형적인 특징들과 모뉴먼트 밸리의 풍경이 가장 적절하게 융합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굉장히 남성적인 웨스턴이긴 하지만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남성성과 여성성이 가장 적절하게 결합된 영화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TV.. 더보기
왜 자신의 집을 불태워버리는가 [시네클럽] 존 포드 지난 9월 19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영화에 대한 강좌와 함께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인 ‘시네클럽’ 행사로 존 포드의 를 상영했다. 존 포드의 작품 세계와 웨스턴 장르의 창조, 변형, 발전을 주도한 그가 남긴 발자취를 살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된 그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이번 시네클럽 상영작으로 를 선택하게 된 건 추석을 맞이해서 고향이나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져 있는 영화이고 잘 설명되어 있는 편이지만 내부적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해볼 만한 지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두 편의 영화는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 더보기
“존 포드의 요소들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영화다” 을 중심으로 살펴본 비평가 크리스 후지와라의 존 포드 강연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대미는 미국의 비평가인 크리스 후지와라가 장식했다. 지난 26일에 이어 27일 저녁에는 그의 두 번째 선택 작인 존 포드의 상영 후 후지와라와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 포드의 작품 중 가장 기이하다는 평가를 받은 을 좋아한다는 크리스 후지와라의 강연은 팬들에게는 영화만큼 흥미로운 자리였으며, 존 포드 영화로는 이상하다고 여긴 관객들에게는 다시 한 번 이 영화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 갖고 있는 매력과 존 포드란 인물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준 크리스 후지와라의 강연 일부를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존 포드의 을 이번 시네마테크 친구들 영화제에서 평론가 크리스 후지와.. 더보기
서부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안고 떠나가는 기차 [영화읽기] 존 포드의 존 포드는 웨스턴 장르의 진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포드의 경력은 곧 웨스턴 발달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여겨지곤 한다. (1939)가 고전적 웨스턴을 완성한 작품이라면, 2차 대전 후에 나온 (1956)는 서부와 서부 영웅에 대한 수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웨스턴을 완성시킨 걸작으로 평가된다. 는 로부터 6년 뒤인 1962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작가적 성찰이 돋보인다. 그가 도달한 성찰의 깊이는 서부극과 영웅주의를 탈신화화하기에 이른다. 포드의 후기작 중에서 단연 손꼽히는 작품이며, 미국에서 웨스턴이 쇠퇴하고 있던 시기에 만들어진 기념비적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동부에서 법대를 갓 졸업한 변호사 청년 랜섬 스토다드는 서부로 향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