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상영작 소개(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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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드라마 장르의 전복, 더글라스 서크의 <바람에 사라지다>
더글라스 서크를 그저 ‘감상적인 멜로드라마 감독’으로 여기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카이에 뒤 시네마와 6,70년대 비평가들에 의해, 그리고 그의 영화를 재전유한 파스빈더에 의해 재발견된 작가로서, 그의 영화는 할리우드 시스템의 엄격함을 넘어서는 개인적 스타일, 장르를 우회하여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양식 등으로 높이 평가된다. 특히 (1956)는 서크 특유의 미장센과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그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을 적극 빌려오지만, 시각적 과잉과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선으로 멜로드라마 장르가 갖는 순응적 구조를 전복한다. 멜로드라마는 갈등과 문제를 내부로 가져 오면서, 인물들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소외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에서 석유재벌인 해들리가를 중심으로 한 네 남녀의 전치된..
2010.01.31 -
조셉로지의 <트로츠키 암살> - 우리는, 시대의 거인을 얼마나 허무하게 잃었던가
젊은 시절 에이젠슈테인에게 영화연출을 배웠고, 50년대 매카시 열풍 하에서 프리츠 랑의 을 리메이크해 매카시즘을 비난했으며, 그로 인해 조국을 떠나야했던 인물. 미국 국적을 갖고 유럽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상과 입지를 확보한 몇 안 되는 감독이었으나, 자신을 버린 조국으로 돌아가 마음껏 영화를 찍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나카타 히데오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 의 주인공으로 남겨진, 과 을 비롯해 바로 이 영화! 을 연출한 감독 조셉 로지이다. 조셉 로지의 1972년 작 은 20세기 공산주의 혁명사의 전설적 인물인 레온 트로츠키의 생애 마지막 시간을 그리고 있다. 1940년 멕시코의 노동절 시가행진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트로츠키가 등산용 피켈에 의해 쓰러진 그해 8월 20일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
2010.01.28 -
채플린을 능가한 미국 무성영화의 액션 히어로, 성룡이 오마주를 바친 버스터 키튼의 <항해자>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가장 특별한 선택중의 하나는 관객들이 직접 선택한 영화를 상영하는 '관객들의 선택' 섹션이다. 지난 해 관객들이 서울아트시네마의 카페와 사이트, 극장에서 직접 투표로 선택한 영화는 두 편으로, 그 중 하나는 1920년대 채플린과 더불어 미국 무성영화의 진정한 작가로 추앙받는 버스터 키튼이다. 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처음으로 회고전이 진행된 이래로 꾸준히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있는 레퍼토리 중의 하나다. 채플린이 마임에 근거한 천상의 코미디를 보여주었다면, 버스커 키튼은 아크로바틱한 거의 기예에 가까운 코미디를 보여주었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자 상상을 초월하는 액션이 벌어지는 작품이 바로 이다. (편집자) 롤로는 사랑하는 베시와 결혼하여 호놀룰루로..
2010.01.26 -
사샤 기트리의 <어느 사기꾼의 일기> - '말'의 영화
사샤 기트리가 1936년에 만든 에서 중요한 것은 내레이션의 사용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나이든 주인공이 까페에 앉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일기를 쓰고 그 일기는 고스란히 영상으로 옮겨진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주인공이 자신의 일기를 고스란히 읽어 준다는 것이다. 즉 관객은 영화 상영 시간 내내 흐르는 주인공의 일인칭 내레이션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 보여주는 삶에 대한 유쾌하고 낙관적인 태도와 유머러스함 역시 영화의 이러한 화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샤 기트리는 1915년에 데뷔해서 50년대까지 30여 편의 영화를 만든 영화감독인 동시에 연극 쪽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꾸준히 영화와 연극의 각본을 쓰며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런 맥락에서 를 본다면 사샤 기트리..
201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