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만나다(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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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미지 속에서 찾아 헤매는 자아상
[영화읽기] 김정 감독의 김정 감독의 신작 (viewfinder)은 다소 딱딱한 어투와 고도의 지식적 틈새를 이용하여 초반부터 스스로의 범상한 입지화를 거부하는데, 보는 이들에겐 어느 순간부터 신기하게도 이러한 난해함들이 방해로 작용하지 않는다. 이 영화가 고전의 '거리'와 사이버 '세계'와 애니메이션의 '무대'를 상상적으로 넘어다닐 때 영화는 그것에 명확한 인식의 경계점을 긋지 않는다. 이것은 포스트모던한 사고라고도 볼 수 없다.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의 통로를 찾지 못하고 끊임없이 절망하는 회유적인 정서를 깊게 깔고 가지만 그 비관적인 것을 결코 시선화하거나 확대, 재생산하지 않는다. 정서는 쓸쓸하나 그것을 담아내는 시선은 결코 관조적이지 않다. 이것은 영화 미학적인 실험이 목적인 영화가 아니다. 영화..
2010.02.19 -
제주도의 물 ‘삼다수’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1월 작가를 만나다 - 배창호 감독의 신작 올해 첫 ‘작가를 만나다’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한창인 가운데 좀 특별한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주로 고전영화를 틀고 즐기는 이곳에서 배창호 감독의 신작 의 프리미어 상영이 있었던 것. 올해 친구들 영화제 개막식에서 열정적인 축사로 관객들을 감동에 빠지게 만들었던 배창호 감독이기에 이 시간은 더 각별했다. 배창호 감독은 “2008년에 특별전을 하면서 다음 작품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첫 시사를 했으면 했는데, 원한바대로 여기서 상영하게 되어 기쁘고 첫 데뷔처럼 가슴이 설렌다”며,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작고 소박한 이야기가 담긴 제주도로의 즐거운 여행을 같이 떠나자”고 말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펼쳐진 배창호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 짧아 ..
2010.01.24 -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지금은 ‘여행’중이니까 - 배창호 감독 신작 <여행> 프리미어 상영
제주는 언제나 육지에 사는 이들의 철저한 편견과 대상화의 공간이었다. 바다 너머에 있는, 말도 풍습도 다른 신비로운 곳, 제주. 그곳을 배경으로 한 배창호 감독의 신작 에서 그려지는 제주 역시 그렇게 ‘여행지’로서의 공간이다. 하지만 이 단순히 육지인들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으로서의 피상적인 제주를 그리거나, 그저 표피적인 낭만적 도피로서의 여행을 그리는 건 아니다. 옴니버스 구성을 취하고 있는 의 세 에피소드는 오히려 사람의 마음의 풍경을 담아내는 데에 집중한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은 마음의 풍경 뒤를 받쳐줄 뿐이다. 흔히 여행을 ‘너른 세상과의 대면’이라 한다. 뒤집어보면 그 말은 오히려 자신을 스스로 타자의 위치에 놓는 경험이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우리 자신을 구성하고 정체성을 대변해주는 친근하..
201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