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사베츠(17)
-
[리뷰] 존 카사베츠의 '투 레이트 블루스'
너무 늦지 않게 -존 카사베츠의 ‘걸작’으로 알려진 대표작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화를 별 기대 없이 보다 자기도 모르게 빠져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실 는 존 카사베츠의 영화 중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하지만, 오프닝 시퀀스에서 아이들과 주인공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재즈를 연주하는 장면의 시작부터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는 카사베츠의 두 번째 영화이자 할리우드 시스템 안에서 만든 첫 번째 ‘주류’ 영화이다. 아무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자 미국의 배급사들은 부랴부랴 이 영화를 뒤늦게 개봉했으며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카사베츠의 다음 작품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재즈를 소재로 한 두 남녀에 대한 영화가 제작에 들어갔고 존 카사베츠는..
2012.05.06 -
[리뷰] 존 카사베츠의 <기다리는 아이>
카사베츠의 또 다른 그림자 - 존 카사베츠의 는 카사베츠의 영화 중 가장 이례적인 영화다. 로 첫 연출데뷔작을 내놓은 카사베츠가 할리우드에서 두 편의 영화를 연이어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와 다. 『존 카사베테스의 영화들』의 저자 레이 카니는 이 두 작품과 ( 역시 할리우드에서 작업했다)를 두고 “작품성이 떨어지”며 “카사베츠의 영화 중 가장 흥미 없는 작품”이라 혹평한다. 그나마 는 존 카사베츠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뉴욕 재즈씬을 배경으로 직접 각본을 썼던 영화지만, 는 그저 ‘할리우드의 간섭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예술적 비전을 실현할 기회를 거의 봉쇄당한 영화였다. 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버트 랭카스터와 주디 갤런드가 주연을 맡았으며, 40년대부터 미국 내에서 커다란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
2012.05.06 -
[특별전]에너지와 감정, 존 카사베츠의 11편의 영화와 만나다
프랑스의 영화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1989년 3월 존 사베츠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룬 적이 있었다. 그의 사망을 기린 추모 특집판이다. 가장 흥미로운 글은 카사베츠를 자신의 진정한 스승으로 여긴 마틴 스콜세지의 간결한 에세이였다. 그는 카사베츠의 영화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이던 시절에 나는 처음 을 보았다.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식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내가 겪은 두 번째 충격은 존 카사베츠의 영화 이었다. 이어 나는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안토니오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게 가장 최고의 감독은 카사베츠였다. 그의 작품은 어떻게 에너지와 감정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모든 물질적 어려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나는 ..
2012.05.06 -
[리뷰] 존 카사베츠의 '별난 인연'
평행선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인연 - 존 카사베츠의 1950년대 후반, 이미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던 카사베츠는 가벼운 16mm 카메라로 핸드헬드 사용의 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고 평가되는 부터 까지 11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영화제의 수상이나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작품부터 그렇지 못한 작품까지 다양한 그의 연출 이력이지만 그가 독립영화의 상징적 존재가 된 이유는 할리우드 시스템의 관습에 대한 일관된 저항 때문이다. 전통적인 할리우드의 서사구조의 특징은 뚜렷한 갈등구조와 자연스러운 인과관계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편집 점의 일관된 적용에 있다. 이렇게 관습화된 구조에 대해 카사베츠는 강력한 거부감을 느끼며 이에 저항했고, 더 나아가 파괴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에서도 비 관습적이고 불친절한 장면들이 곳곳에..
2012.05.05 -
[리뷰] 존 카사베츠의 '글로리아'
20세기의 히로인 - 존 카사베츠의 는 미국 독립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존 카사베츠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에 있는 영화다. 과 더불어 그가 만든 2편의 느와르 영화 중 하나이며, 무엇보다 메이저 제작사에서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당시 영화 (1979)의 성공을 본 MGM이 존 카사베츠에게 남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부탁하면서 가 시작됐다. 하지만 원래 연기하려 했던 아역배우가 월트 디즈니사로 가면서 무산되었고, 후에 콜롬비아 영화사에서 이 시나리오를 다시 구입하여 존 카사베츠에게 영화를 의뢰한다. 독립 제작 방식을 고수 했던 그였지만 자신의 영화 제작비용을 위해 제안에 응한다. 때문에 는 그의 전작들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대중적인 이야기와 뚜렷한 해피엔딩 역시 낯설..
2012.05.05 -
[리뷰] 존 카사베츠의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
우린 사랑밖에 줄게 없어 - 존 카사베츠의 (1976)은 (1980)와 함께 존 카사베츠의 영화에서는 드물게 장르영화에서 영화의 전체적인 틀을 빌려온 영화다. 스트립 쇼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코스모 비텔리는 하룻밤 만에 지게 된 엄청난 도박빚을 탕감받기 위해 중국인 ‘마권업자’를 살해해야 한다. 살인에는 성공하지만, 그 자신도 총상을 입게 되고, 애초에 그에게 주어졌던 임무는 함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여기에는 폭력의 연쇄, 죽음으로 향하는 인물의 궤적, 그러한 과정 안에서 보이는 인물의 자기 파괴와 자기 인식과 같은, 범죄영화, 갱스터 장르에서의 익숙한 설정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에서의 스타일은 장르적 관습보다는 어떤 흐름과 무드를 만들어내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카메라는 인물과의 거리 두기를 없앤 채 ..
2012.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