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로메르(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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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축복같은 소박한 사랑의 기적
[리뷰] 에릭 로메르의 의 주인공 펠리시는 미용사다. 그녀는 ‘미’를 다루는 게 자신의 직업이고, 그래서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펠리시는 세 명의 남자와 만나고, 그 세 명 중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한다. 선택의 기준은 미적 취향에 의거한다. 펠리시는 먼저 동년배의 친구 로익과 자신이 일하는 미장원의 사장 맥상스를 두고 고민한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로익은 지적이고 부드러운 남자이지만 펠리시는 그에게 위축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펠리시의 미적 기준은 지혜와 강인함이다. 로익을 마음에 들어 하는 홀어머니는 남자의 아름다움이 지적 능력에 있다고 말하지만, 펠리시는 경험에서 오는 지혜를 갖고 있고 육체적으로 강하고 아름다운 남자를 좋아한다. 영화의 한 장면, 느베르에서 펠리시는 맥상스와 거리의 고고학 박..
2011.01.25 -
신비로운 연애술사, 에릭 로메르를 추모하며
지난해 에릭 로메르의 부음을 접하면서 과거의 추억이 떠올랐다. 2001년 7월 29일. ‘문화학교 서울’ 주최로 아트선재센터 지하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에릭 로메르의 17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었다. 당시 문화학교서울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기획한 두 번째 회고전이었다. 지금에야 에릭 로메르는 시네마테크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작가이지만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 개봉당시 천명의 관객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로 그는 소수의 시네필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니까 2001년의 회고전은 로메르를 국내에 처음 온전하게 알리는 행사였다. 회고전에 즈음해 로메르의 영화사인 ‘로장주 필름’(로메르는 누벨바그 작가 중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영화사를 설립해 40년 동안 거의 전작을 ..
2011.01.19 -
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벌써 여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2006년에 서울아트시네마의 안정적인 공간 마련과 재원확보를 위해 영화감독, 배우가 참여한 것이 벌써 6회에 접어든 것입니다. 아울러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또한 9년째를 맞았습니다. 매년 1월에 친구들과 영화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는 행사가 친구들 영화제입니다. 올해는 친구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당신에게 영화의 즐거움이 무엇인가'입니다. 지난해에 시네마테크는 물론이고 영화인들 상당수가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2011년에는 그런 시간을 넘겨 영화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영화의 향락을 낙원에서 누려보자는 취지입니다. 영화의 즐거움을 함께 하자는 것은 우리들의 욕망의 실현이 아니라 반대로 영화가 허락한..
2011.01.16 -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영화의 즐거움을 나누다!!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대표 최정운 www.cinematheque.seoul.kr)는 오는 18일부터 2월 27일까지 한 달 반 기간 동안 시네마테크를 후원하는 영화인들과 함께 벌써 6주년을 맞이하는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개최한다. 2006년에 시네마테크의 설립취지에 공감하고 활동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이 참여해 처음 열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영화인들이 직접 참여해 영화를 선택하고, 관객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매년 1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영화축제이다. 영화의 즐거움을 나누다!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2012년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
2011.01.16 -
에릭 로메르를 말한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고, 상영 후 영화에 대한 강좌와 함께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인 ‘시네클럽’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모든 영화인들의 안타까움 속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에릭 로메르의 유작 를 상영하고, ‘에릭 로메르를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열띤 강연을 펼쳤다. 로메르의 유작을 통해 그의 작품이 남긴 의미와 가치를 관객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다. 그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로메르가 타계한 다음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에릭 로메르의 밤'이라는 회고전을 했어요. 저희도 로메..
2010.03.16 -
시네마테크에는 지속적인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우리들의 시네마테크, 이제는 행동이다" 2010년 3월 2일 화요일 신선자 시네마테크 관객에디터 나는 민간이 운영하는 서울 유일의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를 제집처럼 드나든 지 만 5년차에 이르는 열혈관객(?)이다. 비디오테크 시절부터 시네마테크에서 영화와 조우해온 이들에 비하면 아직 애송이 시네필에 지나지 않지만, 게다가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그곳에서 본 수많은 영화들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해 놓지도 못하지만 그 공간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십분 짐작하고 있다. 그 모든 것이 논리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해도 시네마테크에서 영화 보는 행위가 내 삶의 자양분, 양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저 시네마테크에서 영화 보는 행위가 좋아서, 그 시공간의 느낌이 마냥 좋아..
201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