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허우 샤오시엔 전작전 - 최호적시광
2015. 11. 17.
[허우 샤오시엔 전작전]<자객 섭은낭> 리뷰 - 은은하고 애틋하게 흔들리는
은은하고 애틋하게 흔들리는- 자객은 별 말이 없다. 주로 말을 하는 건 그녀의 스승으로 보이는 옆의 다른 여자다. 잠시 후 화면이 바뀌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유려하고도 절도 넘치며 예사롭지 않은 숏들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간다. 여객이 스승의 명에 따라 말에 탄 어느 사내를 살해하는 장면이다. 무협영화에 흔히 있을 만한 순간이지만, 그 리듬과 무드와 절제미에 순간 놀라게 된다. 대사는 없고, 간결한 동작만이 있으며, 인과관계는 없고,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정서만이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이 첫 장면을 되돌아보면, 이 영화가 관객에게 요구하는 감상의 자세가 이미 여기에 드러나 있었음이 분명해진다. 침묵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서사가 아닌 (캐릭터의 사소한 동작부터 카메라 이동이나 프레임 변경을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