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루키노 비스콘티

[리뷰] 저주받은 자들 젊은 시절 네오리얼리즘의 기수로 불리던 루키노 비스콘티는 50년대 무렵 멜로드라마에 심취하는데, 이런 경향은 말년에 이르러 탐미주의로 치닫는다. 이러한 비스콘티의 탐미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독일 3부작의 서두를 여는 작품이 바로 이다. 특유의 멜로드라마 연출과 연극적 특징, 동성애적 성향과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 한 편의 대작에 농도 짙게 뒤엉켜있다. 나치가 차츰 그 세를 불려나가던 1933년 독일. 루르 지방의 세도가 요하임 폰 에센벡이 운영하는 철강회사는 나치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회사를 넘겨받은 SA의 일원 콘스탄틴, 진보적이고 반나치적인 아들 허버트와 권력욕에 사로잡힌 사촌 아셴바흐(헬무트 그리엠), 에센벡 철강을 관리하고 있는 프레드릭(더크 보가드)과 그의 연인 소피(잉그리드 툴.. 더보기
[리뷰] 베니스에서의 죽음 은 비스콘티의 탐미주의적 성향이 극에 달한 후기 걸작이다. 중년의 작곡가가 갓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에게 반한다는 이야기는 순수한 절대미에의 매혹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미적 요소들이 과잉된 바로크적인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엄격한 고전주의적 면모가 보인다. 영화의 아름다움이 절제된 움직임과 형식 안에서 돋보이기 때문이다. 전작 의 무도회에서 보여준 화려한 색의 향연과 달리 색채도 절제되어있다. 영화 속 베니스는 온통 잿빛이며 도입부터 시종일관 습하고 어두운 죽음의 기운을 품고 있다. 의상도 거의 흰색이나 검정색이다. 이 도시에서 원색은 광대들에게나 어울리는 조롱거리이다. 마치 드라이플라워 같은 인물들은 우아하지만 생기가 없다. 덕분에 이 죽음을 배경 삼아 더욱 빛나는 건 황금빛 소년의 아름다움과 젊음이다.. 더보기
데카당스와 빛 한겨울의 클래식 영화사 강좌 [4] 서울아트시네마의 '한겨울의 클래식' 기획전 기간에 영화에 대한 즐거움을 한층 더할 수 있도록 '영화, 역사, 풍경'을 테마로 한 영화사 강좌가 마련되었다. 지난 1월 9일, 루키노 비스콘티의 상영 후에는 그 마지막 시간으로 한창호 영화평론가가 "데카당스와 빛"이라는 제목으로 강좌를 맡았다. 그는 에서 드러나는 오페라에서 가져온 4막 구성을 따라, 공간과 미장센을 중심으로 풀어내면서, 비스콘티의 데카당스 미학에 대해 들려주었다. 한창호(영화평론가): 2년 전에 비스콘티의 와 관련된 강좌 이후, 비스콘티로 여러분들과 만나는 두 번째 시간이다. 오늘은 "데카당스와 빛"이란 제목으로 준비했다. 영화는 이탈리아 통일 운동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 당시 이탈리아는 대부분 왕정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