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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

Luchino Visconti Special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3월 프로그램으로 이탈리아 영화사를 대표하는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대표작 6편을 모은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루키노 비스콘티는 네오리얼리즘의 태동을 알린 <강박관념>(1943)을 통해 데뷔했지만 메마른 대지의 영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센소>(1954) 이후 화려한 시대극의 세계로 관심사를 넓혀갔습니다. 1970년대 들어서는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 <가족의 초상>(1974) 등을 발표하면서 암울한 이야기를 극도의 아름다움으로 탐미하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창조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네오리얼리즘부터 탐미주의까지, 파장이 넓은 관심사를 펼쳐 보인 비스콘티의 영화적 주제는 다름 아닌 그의 인생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공산주의자로 청년 시절을 보내고 파시즘에 적극적으로 투쟁하면서도 오페라, 연극, 드라마, 음악, 문학 등 예술에 대한 왕성한 흡수력을 보였던 그의 인생 자체가 바로 영화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하여 비스콘티의 영화에는 그의 삶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모든 고전예술 장르의 미가 스크린 속에서 빛을 발한 흔치 않은 경우라 할 만합니다. 비스콘티는 종합예술매체로써 영화를 구현한 말 그대로의 거장이었습니다.


이번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에서는 지난 2009년 가을에 열렸던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에서 소개하지 않았던 작품 위주로, 네오리얼리즘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벨리시마>(1951)부터 그의 탐미주의가 극에 달한 <베니스에서의 죽음>까지 상영할 계획입니다. 안나 마냐니의 극성스런 모성 연기가 빛을 발한 <벨리시마>, 시칠리아에서 밀라노로 이주한 가족의 생생한 삶을 가감 없이 묘사한 <로코와 그의 형제들>, 이탈리아를 벗어나 나치 독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저주받은 자들>, 그의 예술관이 가장 완벽한 형태로 구현된 걸작 <베니스에서의 죽음>, 루드비히 2세의 비극적인 삶을 4시간에 걸쳐 추적하는 대작 <루드비히>, 그리고 비스콘티의 유작 <순수한 사람들> 등 대표작 6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세계에 대한 영화사 강좌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주받은 자들>과 <순수한 사람들>의 상영 후, 한창호 영화평론가와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가 참여해 해당영화에 대한 소개는 물론 비스콘티의 작품 세계를 심도 깊게 살펴보며 관객의 이해를 도울 예정입니다. 영화를 넘어 20세기의 예술사를 돌아볼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루키노 비스콘티 영화의 진가를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독 l 루키노 비스콘티 Luchino Visconti (1906~1976)





이탈리아 밀라노의 손꼽히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루키노 비스콘티는 어려서부터 손쉽게 예술을 접하며 심미안을 키워왔다. 특히 음악가인 어머니 덕택에 일찍이 유명 작곡가 지아코모 푸치니,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자로 손꼽히는 소설가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등을 만나면서 음악과 오페라, 연극과 문학 등 각종 예술장르에 눈을 떴다. 그중 영화와 오페라에 두드러진 창작 능력을 발휘한 비스콘티는 예술세계에만 함몰되는 대신 탈골된 이탈리아 사회에 대한 저항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차 세계대전 동안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며 파시즘에 저항했고 그 자신의 동성애 성향도 당당하게 밝히며 경직된 사회에 파란을 몰고 오기도 했다. (<저주받은 자들>에 출연했던 헬무트 그리엠이 마지막 연인이고 프랑코 제피렐리도 한때 비스콘티와 사랑을 나눴다.)


비스콘티의 영화 경력은 장 르누아르의 <토니>(1935)와 <시골에서의 하루>(1936)의 조감독 활동으로 시작됐다. 이후 로베르토 로셀리니, 페데리코 펠리니 등과 교류를 하게 되고, 1942년 제임스 M.케인의 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를 원작으로 한 <강박관념>을 데뷔작으로 발표하며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면모를 과시한다. 또한 두 번째 영화 <흔들리는 대지>(1947)를 통해 고기잡이의 노동과 착취를 사실적으로 그려 네오리얼리즘의 중심에 서게 된다.


오페라에도 관심이 많았던 비스콘티는 1946년부터 1960년까지, 영화 작업 한 편에서 오페라감독으로도 활약했다. 그런 까닭에 네오리얼리즘의 우산에서 벗어나는 분기점이 되는 영화 <센소>는 오페라적인 요소가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오스트리아 점령기를 배경으로 한 여인이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멜로드라마의 형식에 담아낸 <센소>는 의상, 무대, 카메라 움직임, 구도, 색채 등 유달리 화려한 바로크 시대로 점철되어 있었다. 또한 <흔들리는 대지> <로코와 그의 형제들>과 함께 ‘시칠리아 삼부작’을 형성하는 <레오파드>는 앞선 두 작품과 달리 귀족계급의 위상이 날로 떨어지는 시대의 초상을 웅장하고 우아한 오페라처럼 묘사함으로써 네오리얼리즘과는 안녕을 고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노골적으로 귀족주의적인 탐미성향에 빠져든 비스콘티는 <베니스에서의 죽음> <루드비히>를 통해 너무나 아름다워 퇴폐적이라고 해도 좋을 극단적인 유미주의의 성향을 드러냈다. <가족의 초상>(1974>에서도 이 같은 경향을 이어간 비스콘티는 <순수한 사람들>(1976)을 완성한 후 공개를 앞두고 1976년 3월 17일 로마에서 의문의 자동차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부대행사: "루키노 비스콘티의 세계" 강연

3월 12일(토) 18:00 <순수한 사람들> 상영 후
‘비스콘티의 미학적 유산’ | 한창호(영화평론가)

3월 13일(일) 13:00 <저주받은 자들> 상영 후
‘내부의 매혹’ |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 앞서 상영되는 작품을 보신 관객들에게 참여 우선권을 드리며, 자리가 남을 경우 선착순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상영작과 상영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