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시네마테크의 10주년을 기념해 '시네마테크 어워드' 행사가 열렸습니다. 올해 초 서울아트시네마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로 10주년 행사로 치렀고, 5월에는 ‘존 카사베츠 특별전’으로 관객들과 10주년의 기쁨을 함께했습니다. '시네마테크 어워드'는 올해를 마감하며 그때 함께하지 못했던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에게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자리였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는 대표님의 인사말을 빌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은 감사의 표현을 했습니다.

“시네마테크에 대한 후원은 상업적인 이득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와는 하등의 상관없이 단지 문화와 예술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영화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지난 10년 동안 시네마테크를 후원하신 여러분들의 노력이 더욱 값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상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에게 드리는 상은 그런 많은 상들 중의 하나가 아닙니다. ‘시네마테크 어워드’는 시네마테크라는 이름으로 드리는 첫 번째 상인 동시에 유일한 상입니다. 이 상이 지난 10년 동안 시네마테크에 보내준 친구들의 노력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저희들의 가장 깊은 마음에서 나온 감사와 경의의 표현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벌써 3년 전의 일이지만 2009년에서 2010년의 3월에 이르는 그 어느 해보다 차가웠던 겨울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공모제의 시행과 공적 지원의 중단으로 시네마테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실제로 그해 3월에는 이미 문을 닫았던 인디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낙원을 떠나는 고별프로그램을 준비했었습니다) 그 길고 혹독한 겨울의 시간 동안 거의 매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과 극장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관객들의 후원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임대료가 마련되고 공모제가 의미 없이 끝나면서 시네마테크는 중단 없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는데, 그때의 일은 시네마테크의 역사에서 유례없는 사건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10주년을 맞는 시네마테크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올해로 80주년을 맞은 베니스영화제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2012 베니스 인 서울’입니다. 영화제는 행사 기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상영작들과 관객이 다시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각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번에는 과거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을 복원작으로 만날 기회도 있는데, 특히 개막작인 복원판 <돼지우리>(1969)는 우리 시대에 시사 하는 점이 여전히 많은 작품입니다. 파솔리니는 이 영화로 현대사회가 위험에 처했다고 말합니다. 이 영화는 사회에 반항적이던 젊은이들이 소비사회에 먹혀버리는 식인과 수간의 그로테스크한 세계, 자기 파멸과 방랑을 거듭하는 시대의 젊은이들이 어쩔 수 없는 죽음, 혹은 정신적 마비상태에 이르는 비극적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비사회가 먹어치운 대중들, 사회의 탐욕에 포식된 젊은이들의 상황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취약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모두들 잘 되고 있기를 기원합니다. 미리 드리는 새해 인사입니다.

 

글 /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영화평론가)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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