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리뷰] 20세기 버전의 실낙원 - 데이비드 클래드웰의 <마을을 위한 레퀴엠> 리뷰 20세기 버전의 ‘실낙원’ -데이비드 글래드웰의 '마을을 위한 레퀴엠' 데이비드 글래드웰은 영국 다큐멘터리의 오랜 조력자 중 한 명이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는 편집 등의 분야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왔다. 편집자로 참여한 작품 가운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와, 린제이 앤더슨의 또 다른 작품 이 가장 유명하다. 회화를 전공한 그는 일찍이 1950년대 중반부터 중단편영화를 만들어왔으나, 다소 실험적인 성격의 다큐멘터리는 오랫동안 창고에서 세월을 보내야 했다. 영국 영화의 숨은 수작을 발굴하기 위해 꾸준히 애쓰는 BFI(영국영화협회)가 아니었다면, 그의 작품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몇 해 전, BFI는 글래드웰의 중단편을 복원해 세상에 공개했다. 수십 년 만에 무명의 .. 더보기
[리뷰] 두려움과 매혹의 공존- 임권택의 <안개마을> 리뷰 두려움과 매혹의 공존 -임권택의 이문열의 소설을 각색한 은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그린 작품으로 두려움과 매혹을 동시에 안기는 작품이다. 당대 절정의 미모를 자랑하던 정윤희,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존재감만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준 안성기의 열연으로도 기억되는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반드시 재평가 받아야 할 수작이다. 임권택 감독의 79번째 영화. (1980)로 시작하여 (1981), (1985), (1986), (1986)로 이어지는 임권택 감독의 1980년대 걸작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덜 보여지고 덜 말해진 작품이다. 이문열의 단편소설 『익명의 섬』을 가져와 임권택과 그의 시나리오작가 송길한은 그 이야기에 좀더 여성중심적인 시선을 가미하였다. 성적 .. 더보기
[리뷰] 정의를 지키는데 이유가 어딨어 - 존 스터저스의 <황야의 7인> 리뷰 정의를 지키는데 이유가 어딨어 - 존 스터지스의 지난해 이 톰 크루즈 주연으로 다시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존 스터지스 감독이 만든 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무엇보다 율 브리너, 스티브 맥퀸, 제임스 코번, 찰스 브론슨 등의 개성적인 배우들이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작품의 성공으로 이후 속편이 세편이나 만들어지기도 했다. 때마침 쿠엔틴 타란티노의 가 개봉하는 즈음에 과거의 서부극과 새롭게 만날 좋은 기회다. 서부극에서 총싸움은 장르의 약속이다. 서부극의 주인공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총을 빼들고 상대와 싸워야 한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보안관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가장을 잃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인디언들의 포위를 벗어나기 위해서, 잃어버린 조.. 더보기
[리뷰] 젊음의 음악과 꿈을 찬미하라 - 알란 파커의 <페임> 리뷰 젊음의 음악과 꿈을 찬미하라 - 알란 파커의 뉴욕에 실존하는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알란 파커 감독의 은 예비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을 그리고 있다. 1980년에 개봉해 흥행을 거둬냈고, 삽입된 음악이 크게 유행했으며, 노래를 부른 아이린 카라가 단숨에 스타가 됐다. 이후 1982년부터 1987년까지 TV 시리즈로 제작되어 사랑받기도 했다. 거기다 할리우드의 끊임없는 자기복제의 유행을 따라 은 2009년에 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평범한 외모 때문에 연기에 자신이 없는 도리스(모린 티피), 겉으로는 당당한 체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과 상처를 지닌 연기 전공자 랄프(베리 밀러), 클래식 음악을 지루해하는 음악 전공자 브루노(리 커레리), 무용으로.. 더보기
[현장스케치] 201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전석 매진, 성황리에 개막! 관객과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공간, 시네마테크 2013 친구들 영화제, 성황리에 개막! 1월 17일, 어느덧 여덟 번째를 맞는 ‘201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그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은 ‘관객들의 선택’을 통해 선정된 우디 알렌의 . 여느 때 보다 뜨거운 관객들의 호응으로 객석은 모두 매진되었고, 극장은 개막작과 영화제에 대한 기대들로 가득 찼다. 성황리에 열린 ‘2013 친구들 영화제’ 개막식 현장의 이모저모를 전한다. 영화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 지난 1월 17일, 저녁 7시 30분 종로 3가 낙원동에 위치하고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1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앞 매표소에.. 더보기
[리뷰] 한없이 건조한 레지스탕스 필름누아르-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 리뷰 한없이 건조한 레지스탕스 필름누아르 -장 피에르 멜빌의 장 피에르 멜빌은 프랑스 영화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볼 때 비평가들이 정의하기 어려운 감독 중 하나이다. 그럴만한 사정은 있다. 미국영화를 추앙했던 누벨바그리언들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영화들에 미국의 양식을 이식하는 것을 회피했던 것에 비해 멜빌은 미국식 장르를 프랑스 영화계에 전용한 ‘파리의 아메리카인’이었다. 멜빌의 노작들은 장르(필름 누아르나 하드보일드 범죄영화)에 대한 페티시즘이 미학의 경지로 승화된 사례를 제공한다. 차갑고 건조한 그의 범죄영화는 냉소주의와 비관주의, 어둠과 연결되는 장르의 특성을 양식화된 표현을 통해 제공( )했다. 역시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조셉 케셀의 1943년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2차 대전 말기.. 더보기
[리뷰] 망각의 새로운 가능성-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리뷰 망각의 새로운 가능성 -미셸 공드리의 어느 날 아침 한 남자가 출근 대신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다. 기차를 타고 바다를 찾은 그는 그곳에서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난다. 남자는 지나치게 수줍어하고, 여자는 어딘가 들떠 있다. 그리고 그날 밤 얼어붙은 강 위에서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바라본다. 관객은 영화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두 사람이 과거에 이미 헤어졌던 연인임을 알게 된다. 그들은 서로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자신들이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조우한 것이다. 다시금 사랑의 출발에 선 그 순간에 기억과 상처는 불쑥 되돌아오고, 인물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변덕스러운 감정은 언제든 그들을 다시 고통 속에 몰아넣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이 우연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렇게 사랑은 다시 .. 더보기
[관객에디터의 선택] 지극히 개인적인 우리들의 추천작 시네마테크의 친구들로 새롭게 합류한 올해의 관객에디터 7명이 이번 ‘201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상영작 들 중 추천작을 꼽았다. 그들 각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추천작들이다. 이미 본 영화들도 있고 새롭게 극장에서 만나기를 기대하는 작품들이다. 송은경(관객에디터) 우디 앨런 (1985) 마스무라 야스조 (1965) 극장에서 우디 앨런의 를 보고 나오면 내가 마치 영화 속 주인공 세실리아(미아 패로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세실리아의 클로즈업으로 가득 찬 거대한 스크린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또한 이미 본 영화라 할지라도, 극장에서의 관람이라면 영화 속 내용과 영화 밖의 현실이 묘하게 중첩되어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