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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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미래가 빚어낸 이탈리아 영화의 현재 - 마테오 가로네의 <고모라>
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비장하고 장엄한 일대기를 그려온 갱스터 무비의 전통을 거스른다. 형식과 내용 양면에서 는 안티 갱 영화에 가깝다. 소수의 갱스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나폴리 범죄조직 카모라의 강력하고 광범위한 사슬아래 놓인 인물들의 선택을 교차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독립되어 보이는 플롯이 결국 하나로 모이는 타란티노식 서사마저 거부한 나열의 내러티브는 상당히 불친절해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비전문 배우의 기용과 일상적인 세팅 같은 네오리얼리즘의 전통, 확고한 문제의식을 갖고 집필된 르포르타주 원작에 힘입어 손쓸 새 없이 부식되어가는 나폴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전 방위적으로 조명한다. 나아가 평범한 나폴리 주민과 세계 곳곳의 사람들까지 범죄에 연루시키는 카모라의 광범..
2011.01.25 -
고집센 아가씨가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 에릭 로메르의 <아름다운 결혼>
에릭 로메르는 여러 영화에 걸쳐 한 배우를 찍곤 했다. 재미있는 점은 각각의 영화들에서 그 인물들의 성격이 일관되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배우가 자신의 성격과 맥락에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베아트리스 로망은 바로 그 대표적인 여배우이다. 그녀는 10대 때부터 그의 영화에 출연해 (1982)에서는 주인공 사빈느 역할을 맡았다. 로메르의 의뭉스러운 인물들 사이에서 가장 솔직하고 충동적인 이 아가씨는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의견에 굽힘이 없다. 오죽하면 (1986)에서는 불쌍한 마리 리비에르를 몰아붙이다가 울리기까지 한다. (그러고는 사과도 하지 않는다!) 툭하면 싸우기 일쑤인 그녀는, 그러나 감정의 기복이 죄다 드러나서, 귀엽다. 은 이 저돌적이며 총명하고 귀여운 여성이 결혼을 ..
2011.01.25 -
뜻밖의 영화가 들려주는 유쾌한 우연의 노래
[리뷰] 에릭 로메르의
2011.01.25 -
믿음에 대한 용기를 건네는 소박한 기적 - [리뷰] 에릭 로메르의 <겨울 이야기>
17세기의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은 ‘파스칼의 내기’라고 불리는 흥미로운 논증을 제시한다. 신을 믿을 경우, 신이 없으면 아무런 이득도 없지만 신이 있으면 천국에 간다. 그러나 신을 믿지 않을 경우 신이 없으면 아무런 이득도 없고 신이 있으면 지옥에 간다. 그러므로 신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 신을 믿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에릭 로메르는 이를 사랑에 적용한다. 파스칼의 내기에 대한 로메르식의 해석인
2011.01.25 -
신이 내린 축복같은 소박한 사랑의 기적
[리뷰] 에릭 로메르의 의 주인공 펠리시는 미용사다. 그녀는 ‘미’를 다루는 게 자신의 직업이고, 그래서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펠리시는 세 명의 남자와 만나고, 그 세 명 중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한다. 선택의 기준은 미적 취향에 의거한다. 펠리시는 먼저 동년배의 친구 로익과 자신이 일하는 미장원의 사장 맥상스를 두고 고민한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로익은 지적이고 부드러운 남자이지만 펠리시는 그에게 위축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펠리시의 미적 기준은 지혜와 강인함이다. 로익을 마음에 들어 하는 홀어머니는 남자의 아름다움이 지적 능력에 있다고 말하지만, 펠리시는 경험에서 오는 지혜를 갖고 있고 육체적으로 강하고 아름다운 남자를 좋아한다. 영화의 한 장면, 느베르에서 펠리시는 맥상스와 거리의 고고학 박..
2011.01.25 -
“혼자만 보긴 너무 아까운 영화다”
[시네토크] 류승완 감독 선택작 마리오 바바의 지난 23일, 이번 영화제 첫 매진사례를 기록한 류승완 감독의 추천작 마리오 바바의 의 상영 후, 언제나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류승완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영화의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질주 후에 이어진 시네토크 시간, 장내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 담백하고 유쾌했던 현장을 전한다. 주성철(씨네21 기자): 마리오 바바의 (1974)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영화를 추천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류승완(영화감독): 사실 마리오 바바의 영화를 많이 접해보거나 크게 관심을 둔 편은 아니었다. 2005년에 가 나왔을 때 어떤 교수님이 내게 "당신은 마라오 바바의 의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난 원래 내..
2011.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