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트뤼포(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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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끝나지 않은 결혼식 - 프랑수아 트뤼포의 <비련의 신부>
프랑수아 트뤼포의 1967년작 는 미국의 작가 코넬 울리치(윌리엄 아이리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결혼식에서 남편을 잃은 신부가 남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살해함으로써 복수를 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코넬 울리치는 1930~40년대 주로 활동한 추리 소설가로 ‘누아르의 아버지’로 불린다. 트뤼포는 코넬 울리치의 소설을 읽고 즉시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가 존경한 감독인 알프레드 히치콕은 1954년에 이미 울리치의 소설을 영화화하여 를 만들었다. 트뤼포는 울리치의 블랙 시리즈(Black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소설들) 중 두 편을 영화화했는데, 1940년에 출간된 『검은 옷을 입은 신부The Bride Wore Black』와 후에 의 원작이 되는 1947년의 『어둠 속의 왈츠Wal..
2012.06.25 -
[리뷰] 다정한 작별 인사 - 프랑수아 트뤼포의 <신나는 일요일>
트뤼포는 에 이어 다음 작품에서도 파니 아르당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우기로 결심한다. 트뤼포는 특히 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의 외모가 ‘필름 느와르’의 여주인공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를 눈여겨보았다고 한다. 의 주된 틀은 히치콕 풍의 스릴러이다. 이중의 살인 혐의를 받게 되어 자신의 사무실에 숨어있게 된 한 남자(장 루이 트랭티냥)가 있다. 자신의 결백을 밝혀내기 위해 직접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심하는데, 여기에 그의 비서(파니 아르당)가 동참한다. 공간에 고립된 남자와 직접 상황 안으로 뛰어 들어가 증거를 찾아내는 여자의 설정은 히치콕의 을 떠올리게 한다. 트뤼포는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플롯 자체보다, 과거의 미국영화들, 필름 누아르나 갱스터 영화, 탐정물, 코미디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데에 중점을 두었..
2012.06.25 -
[오픈토크] 영화감독들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6월의 시네마테크 오픈토크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시네마테크 오픈토크’의 두 번째 시간은 영화 감독들의 내밀한 삶에 관한 것입니다. 영화촬영 현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우리가 극장에서 보는 영화들이 어떻게 이런 무질서한 현장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지 의아해하곤 합니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에서 그런 영화촬영 현장의 내막을 보여주며 그 장소가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입을 맞추면서 시간을 보내는 영화의 세계’라 말합니다. 영화 작업은 스크린의 세계와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입니다. 종종 영화 감독들은 배의 선장이나 비행기의 조종사로 비유되곤 합니다. 그들이 어떤 항로로 진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러나 관객으로서의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항해의 흥분과 기쁨이 무..
2012.06.23 -
[리뷰]영화에 대한 사랑의 묵시록 - 프랑수아 트뤼포의<아메리카의 밤>
“영화를 만드는 것은 역마차 여행과 같다. 처음엔 유쾌한 여행을 기대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 촬영 시작 전엔 아름다운 영화를 찍고 싶지만, 문제가 생기면 야망은 수그러들고 그저 촬영을 끝낼 수 있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영화 속 영화, 의 감독 페랑(프랑수아 트뤼포)의 극중 내레이션이다. 페랑은 영화를 찍는 일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제작자는 영화 촬영이 빨리 끝나기를 재촉한다. 배우로 활약해야 할 고양이는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술에 취한 배우는 대사를 제대로 외우지 못한다. 영화 제작기간 동안 같은 호텔에 묵어야 하는 배우와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난잡한 스캔들이 일어난다. 페랑의 영화촬영기가 비록 험난할지라도, ‘영화에 대한 영화’인 이 트뤼포의 ‘영화찬가’임은 ..
2012.06.23 -
[리뷰] 어느 여성 범죄자와의 인터뷰 - 프랑수아 트뤼포의 <나처럼 예쁜 여자>
는 프랑수아 트뤼포의 1972년 작품으로 헨리 파렐의 『나처럼 멋진 아이Such a Gorgeous Kid Like Me』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젊은 사회학자 스타니슬라스 프레빈이 여성 범죄자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카미유 블리스(베르나데트 라퐁)를 인터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카미유 블리스는 한 남자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프레빈은 그녀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녹음기에 담고 그녀의 행동을 사회학자로서 분석하려고 한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녀가 지금까지 저질러 온 범죄에 관한 것이다. 첫 번째 범죄는 어릴적 아버지를 죽게 만든 일이다. 그녀는 그 사건을 ‘운명과의 내기’로 설명한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사다리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간 틈을 타 그녀는 사다리를..
2012.06.23 -
[리뷰] 프랑수아 트뤼포의 '미시시피의 인어'
트뤼포의 낭만적인 범죄물 평론가 시절부터 헐리우드 장르 영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프랑수아 트뤼포는 감독으로 데뷔한 후에도 몇 편의 장르 영화, 정확하게는 범죄물을 만들었다. 고전기 헐리우드 필름누아르에 대한 재해석을 보인 (1960)나 트뤼포가 히치콕에게 받은 영향이 잘 드러난 (1968), 그의 마지막 영화인 (1983) 등은 트뤼포가 범죄영화에 갖고 있는 관심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1969) 역시 범죄물의 필수요소를 고루 갖춘 트뤼포의 장르 영화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금발의 여인, 도망자를 쫓는 추적자, 비밀스러운 침입과 우발적인 살인,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어두운 과거. 여기에 (조셉 루이스, 1950)의 오마주 장면까지 나오니 이 정도면 이 영화를 범죄물로 분류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201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