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리코 펠리니(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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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네치타에 바치는 생일선물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치네치타는 1937년 독재자 무솔리니 집권기에 로마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국영 촬영소다. 이탈리아어로 ‘영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설립될 당시부터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현대적인 촬영소 중 하나였다.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던 젊은 페데리코 펠리니도 자신이 근무하던 잡지를 통해 알게 된 지인 덕분에 시나리오 작가로 치네치타에 입성하면서 감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그런 치네치타였지만 이곳은 세월이 지나면서 여타 사립 영화 촬영소의 성장, TV와의 경쟁 등을 겪고 차츰 쇠퇴하게 된다. 물론 치네치타에서는 여전히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다. 이나 같은 일부 할리우드 영화들도 치네치타에서 촬영되었다. 펠리니의 후기작 (1987)는 치네치타 설립 50주년에 제작된, 치네치타에..
2010.06.19 -
줄리에타 시선으로 바라본 환상과 꿈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65)는 과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줄리에타 마시나가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펠리니의 첫 번째 컬러영화로 이탈리아의 중산층 부인인 ‘줄리에타’가 자신의 존재에 혼란을 느끼며 위기를 짚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영화가 펠리니의 필모그래피에서 특별한 것은 영화의 주인공인 ‘줄리에타’, 즉 부르주아 여성 캐릭터 때문이다. , 을 통해 하층계급의 인물들을 연기했던 마시나는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에서 돌연 유복한 부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펠리니의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옮겨지면서 강렬한 미학적 장치들(원색에 가까운 색감 등)을 활용하거나 극도의 몽환성을 띄는 것과 연결된다. 영화는 남편의 외도나 금지된 장난인 심령, 주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
2010.06.19 -
만년의 펠리니가 바라던 세상의 모습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는 1993년에 세상을 떠난 펠리니의 마지막 작품으로, 1990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로 잘 알려진 로베르토 베니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보름달이 뜬 밤, 우물 속에서 달의 목소리를 홀린 듯 들은 타지오(로베르토 베니니)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환상을 오가면서 여러 사건들을 경험한다. 지붕에 올라가거나, 사다리에 올라가기도 하고, 우물이나 무대 밑으로 내려가는 것과 같은 상승 혹은 하강 운동을 반복하는 타지오는 그 때문인지 마치 달빛을 받아 땅으로 내려온 천사처럼, 혹은 무덤 속에서 살아나온 영혼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는 죽은 뒤 지상을 떠돌며 어린 시절 어머니와 살던 집을 찾아가거나 친구와 만나고 자신이 흠모했던 알디나를 ..
2010.06.19 -
환상을 창조하는 도시, 로마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페데리코 펠리니는 고향인 리미니 외에 로마에 대해서도 각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었다. 로마는 펠리니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그는 로마를 ‘여인의 도시’에 비유하면서 자신이 로마에 매혹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1972)는 1971년 현재의 로마와 30년 전 과거의 로마를 오가면서 ‘환상을 창조하는 도시’ 로마를 쇼의 무대처럼 그린다. 과거의 로마는 펠리니의 자전적 경험을 통해 보이고 현재의 로마는 로마의 젊은이들과 도시 곳곳의 모습을 펠리니가 영화 촬영 하는 형식으로 보여진다. 영화는 어린 소년이 줄리어스 시저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마로 가자”는 학창시절 선생의 말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로마에 대해 학교와 극장에서 배우고 들으면서 동경을 품던 소년은 ..
2010.06.19 -
개인의 내밀한 현상, 정신적 혼란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초기 영화들에 보인 관객과 평단의 일관성 있는 호응과 달리 (1960)은 엄청난 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영화다. 은 이후 펠리니가 더 이상 네오리얼리즘의 범주가 아닌 그만의 고유한 속성을 만들어낸, 그 출발점에 위치한 중요한 작품이다. 전작에서 보여준 개인의 내밀한 현상, 즉 외부의 영향과 관계없이 인물 스스로 겪는 정신적 혼란이 에서 구체화되었다. 펠리니는 여기에 시적이고 환상적인 표현을 추가했다. 밤과 낮이라는 시간의 경계에 따라 행동과 사고가 완전히 뒤바뀌는 마르첼로라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의 모든 에피소드는 마르첼로의 행적을 따라 진행되는데, 그가 만나는 모든 인물들(여성들)은 마르첼로의 시각적이고 육체적인 쾌락의 욕망에 따라 등장하고 사라진다. 마르첼로와 여성들,..
2010.06.17 -
"리허설은 공장과 같다"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78)은 텔레비전 방송국이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한 공간에서만 촬영된 영화다. 영화의 무대인 음악당은 원래 예배당이었으나 반향이 없는 음향적 기능을 가진 덕에 음악당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곳에 옛 성직자들의 무덤과 역대 지휘자들의 초상이 걸려 있어서 신성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연주자들은 인터뷰를 할 때 자신의 악기에 대한 매력과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보여준다. 그들은 또한 급료와 휴식시간 등 노조규약에 민감하다. 지휘자는 호통을 치면서 연주자들에게 제대로 연주하라고 하며, 결국 그들을 휘어잡아서 옷을 벗어야 할 만큼 열정적인 연주를 하게 만든다. 하지만 휴식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연주자들과 노조대표의 반발에 부딪쳐 리허설은 얼마 안가서 중단된다. 이들이 쉬는 동..
201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