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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펠리니

돌아오지 않는 순수함에 대한 갈망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70)은 1970년에 제작된 TV용 영화로 광대와 서커스에 관한 매혹을 다룬다. 본래 60분 길이의 크리스마스 특집 프로그램이었던 은 이탈리아 방송국 RAI의 동의를 얻어 방송 이튿날인 12월 26일에 연장된 버전으로 극장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는 광대정신에 대한 펠리니의 개인적인 에세이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해서 그의 공상과 실제 기억들을 직조한다. 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펠리니는 먼저 서커스단이 집 근처에 도착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회상하며 서커스의 신비한 매력과 광대들의 기이한 신체가 주는 두려움을 고백한다. 뒤이어 서커스 광대의 역사와 그들의 현 상황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결정한 펠리니가 소수의 스텝과 함께 위대한 광대들의 자취를 쫒는 여정.. 더보기
팰리니적 분위기가 집적된 작품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펠리니는 일 년 후인 1955년에 사기단의 범죄를 다룬 을 발표한다. 전작 이 페데리코 펠리니라는 작가를 각인시킨 것과 달리, 은 ‘1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싸구려 범죄스릴러라는 비평가들의 맹렬한 비판을 받았고 흥행에 참패했다. 뿐만 아니라 1964년까지 국제배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펠리니의 이야기 소재가 변화하는 특징적인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펠리니적인 분위기가 집적된 작품이라 말해지기도 한다. 영화는 나이든 리더 아우구스토를 주인공으로 사기꾼 일당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아우구스토 패거리의 사기는 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한다. 주교복장을 하고 나이든 여자를 속이거나 행정 관료로 가장해 빈민가 사람을 갈취.. 더보기
여성에 대한 펠리니적 동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80)는 섹스에 대한 한 남자의 판타지 혹은 여성에 대한 펠리니적 동화라고 할 수 있으며, 펠리니 작품 중 가장 에로틱하고 모험적인 작품에 속한다. 영화는 기차가 터널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초로의 바람둥이 스나포라즈(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기차여행 도중 아름다운 여인의 매혹에 빠지고, 기차가 멈추자 그녀를 쫓아가다 우연히 페미니스트들의 집회 장소에 도착한다. 처음에 그는 이 여인천하가 자신이 꿈꾸던 낙원이라고 생각하지만 곧 주변의 다양한 여성들에 대해 놀라움과 공포, 위협을 느끼고 도망쳐 나온다. 하지만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그 다음 그가 도착한 곳은 1만 명의 여인을 정복했다는 여성혐오자의 성.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으로.. 더보기
펠리니의 달콤한 영화들을 만난다!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기념 오프닝나이트 열려 지난 10일 오후 5시 30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1954) 상영을 시작으로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의 서막이 열렸다. 페데리코 펠리니 탄생 9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펠리니의 모든 장편 연출작을 포함하여 총 22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이는 그의 영화 전작에 가까운 것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펠리니 기획전 중에 가장 큰 규모의 영화제다. 상영 이후 저녁 8시부터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장편 데뷔작인 (1950)이 상영되었는데, 영화 상영에 앞서서는 이번 회고전 공동주최사인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간단한 오프닝 나이트 행사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루치오 이조(Lucio Izzo)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원장과 .. 더보기
청춘의 순수함에 대한 애상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3)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으로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배급되어 펠리니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시골마을의 일상을 보여주는 네오리얼리즘적인 경향과 펠리니 고유의 개성이 담긴 환상적인 축제의 순간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화의 도입부는 마을의 ‘미스 사이렌’ 선발대회를 보여준다. 마을의 미스 사이렌으로 뽑힌 순진한 소녀 산드라와 못 말리는 바람둥이 청년 파우스토는 얼떨결에 결혼에 골인하고 신혼여행을 떠난다. 이러한 과정들은 마치 하나의 축제처럼 떠들썩하게 정신없이 지나간다. 축제의 순간을 표현하는 대규모 군중 장면은 , 를 비롯한 이후 펠리니 영화에서 더욱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펠리니의 반자전적인 영화.. 더보기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를 기리는 기념비적 영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멜리아(줄리에타 마시나)와 피포(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뮤지컬 배우였던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를 패러디한 ‘진저와 프레드’라는 이름으로 40년대 이탈리아에서 화려한 명성을 떨쳤던 탭댄스 듀오다. 그들은 각자의 삶을 살다가 과거의 명사들을 소개하는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방송국에서 30년 만에 재회한다. 영화 속의 TV 세계는 완전히 상업화된 광고들로 가득 찬, 키치적이고 자극적인 흥밋거리들만 넘쳐나는, 아멜리아의 말처럼 ‘매드 하우스’와도 같은 곳이다. 쇼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매우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프란츠 카프카, 마르셸 프루스트, 우디 앨런, 리타 헤이워드 등 다양한 작가, 영화감독, 스타들을 패러디한.. 더보기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놓인 이상한 결혼중개소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3)은 페데리코 펠리니,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알베르토 라투아다 등 네오리얼리즘 감독들이 로마 도시민의 일상을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다룬 옴니버스 영화다. 제목과 달리 사랑 이야기보다는 로마인들의 생활,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그들이 처한 상황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 펠리니는 네 번째 에피소드인 를 연출했다. 는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준 세 번째 장편 (1953)와 초기 걸작 (1954) 사이에 놓인 작품으로, 네오리얼리즘의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한 상태에서 만들어졌지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그의 독특한 시선을 또한 확인할 수 있다. 결혼 중개소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한 젊은 기자는 부유하지만 보름달이 뜰 때마다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남자를 대신해,.. 더보기
인간 사이의 교감과 신에 대한 질문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7)은 이후 줄리에타 마시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과 에 이어 ‘구원 3부작’으로 명명되었던 작품으로, 펠리니는 세 작품의 상징들을 통해 인간 사이의 교감과 신에 대한 질문을 보여주었다. 세 영화는 모두 펠리니의 개인적인 공간과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다. 의 서커스(유랑민)와 에서 단역들의 종교적 상징, 그리고 의 매춘부(매음굴) 등 세 영화의 중심 테마는 모두 펠리니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지나왔던 특정 공간과 추억들이 담긴 자전적 설정이다. 은 초기 펠리니의 작품 중 가장 명료한 공간 이동이 이뤄지는 작품이다. 매음굴과 거리의 이미지가 의도적으로 반복된다. 또한 이 영화는 전작들에 비해 주인공을 극으로 치닫게 만드는 강렬한 드라마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