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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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는 내게 놀이터다”
자원 활동가 최미연 양(24) 작년 ‘시네바캉스’ 때부터 자원활동가로서 서울아트시네마의 여러 일들을 도맡고 있는 최미연(24)양을 만났다. 극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기대되고, 앞으로 보게 될 영화들이 기대된다는 최미연양은 요즘 날마다 극장에서 ‘논다’. 매일 이 공간에 놓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운이 좋다고 말하는 최미연양의 시네마테크 이야기를 옮긴다. 어떻게 서울아트시네마를 알게 되었나? 2007년, 고3일 때, 친하게 지낸 언니에게 과외를 받았다. 언니를 따라 처음 서울아트시네마에 와서 영화를 봤다. 처음으로 혼자 영화를 보러왔던 건, 영화과에 진학하고 나서였다. 고다르 특별전을 봤는데, 그 때만 해도 고다르에 대해 잘 몰랐고, 영화를 보면서 거의 다 졸았는데, 그 졸았던 기억마저도 좋았다. 세..
2012.01.19 -
[Editorial] 영화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천국은 어떤 임금이 자기 아들을 위하여 베푼 혼인잔치의 상황과 같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구절은 ‘청함을 받은 자는 많지만 택함을 입은 자는 적다’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문득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이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선택’이란 표현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2006년에 시작한 이 영화제는 참여하는 영화인들이 그들 각자의 영화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백지수표’라 부르는 이런 방식은 영화가 선택하는 영화인에 의해 소환된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영화는 우리가 다 볼 수 없을 만큼 많고, 그렇기에 언제나 선택해 보는 사람에 의존하게 됩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 영화의 진실입니다. 선택받는 영화가 있는 만큼 결..
2012.01.09 -
“흔들리고 빈 공간이 있는 제 상태와 흡사한 영화다”
‘애정만세’ 미성년 편의 연출자 양익준 감독 GV 현장스케치 한파가 이어진 지난 16일 저녁, 추운 날씨에도 관객들이 극장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날 상영한 를 보기 위해 말이다. 는 ‘2011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프로젝트’로 부지영 감독과 양익준 감독의 작품이 함께 묶여 있는 영화이다. 상영 후에는 이 영화의 두 번째 에피소드 을 연출한 양익준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이어졌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양익준 감독은 매 질문마다 때론 특유의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때론 단어 하나하나 신중히 고르듯이 성심성의껏 답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이 영화는 본인이 처음부터 생각했다기보다 제안을 받아 진행된 방식이었다. 주제는 정확하게 사랑, 애정이었는..
2011.12.18 -
“애도는 상처를 바라보게 하는 형식이다”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 박찬경 감독 GV 현장스케치 지난 11일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박찬경 감독의 첫 장편영화 상영되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안양 공공 예술 프로젝트로 지난 해 탄생한 영화 는 안양이라는 도시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춘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뒤섞인 독특한 형식 속에 담긴 잊혀진 이야기들을 박찬경 감독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그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전체적으로 두 가지의 사건이 주를 이룬다. 88년 그린힐 화재 사건과 안양천 수재 사건이다. 물과 불이라는 두 가지 사건이 안양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특정하게 이 부분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박찬경(영화감독): 안..
2011.12.18 -
“무엇을 찍을지 보다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게 된 영화다”
[작가를 만나다] '만추'의 김태용 감독 10월의 ‘작가를 만나다'에서는 의 피 한 방울 나누지 않는 가족처럼 ‘따로 또 같이'의 가치, 전혀 타인끼리 마음을 여는 감정에 주목하는 김태용 감독의 최근작 (2010)를 함께 보고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특히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는 의 이해영 감독과 의 변영주 감독, 의 이경미 감독이 패널로 참여, 김태용 감독의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현장을 여기에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이 영화를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다루지 못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먼저 영화에 대한 느낌들을 간단히 듣고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한다. 김태용(영화감독):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아하는 동료 감독들과 ..
2011.11.05 -
스타니슬라프스키 방법론과 에이젠슈테인의 견인 몽타주
러시아 영화감독 알렉산더 미타 마스터클래스 지난 10월 15일 오후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알렉산더 미타 감독의 내한을 기념해 그의 영화를 함께 보고, 그의 특강을 들을 수 있는 '알렉산더 미타 마스터클래스'가 열린 것. 그의 1969년작 코미디 영화인 상영 후 그가 직접 '스타니슬라프스키 방법론과 에이젠슈테인의 견인 몽타주'를 주제로 들려준 특강 현장을 여기에 전한다. 알렉산더 미타(영화감독): 는 젊은 예술가가 접하게 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는 코미디다. 연극을 하는 사람, 영화를 하는 사람, 그리고 화가 이 세 사람이 예술에 있어서 자신의 길을 찾는 이야기이다. 특히 화가의 캐릭터는 권력이나 주위 환경으로부터 굉장히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2011.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