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5 시네마테크 정책포럼

기조 발언 1- 이명세 감독

안녕하세요. 
영화를 만들고 있는 이명세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니, 지난 15년간의 일들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이사한 낙원동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인들과 함께 서울에 ‘시네마테크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모임’을 시작한게 15년전 일입니다. 2010년 1월, 지금처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개최될 때입니다. 


제가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게된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저는 고전 영화보다 보물창고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시네마테크는 좋은 영화를 보물찾기처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좋은 영화는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과거의 영화들을 도서관이나 미술관처럼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인 시네마테크가 필요합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그런 시네마테크가 여기 민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공간이 마련되지 못해 유랑극단처럼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영화인들은 시네마테크에 출입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고,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추진위원장을 하면서, 저는, 2011년에는 서울시 의회에 시네마테크 지원을 촉구하는 노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2014년에 서울시가 충무로에 시네마테크를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기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이어 시네마테크 건립을 위한 청사진이 마련되고 설계 공모에 이어 ‘영화의 집’을 짓는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되어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애초 영화인들과 합의했던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도 시네마테크에서 영화센터로 바뀌었고, 시네마테크와는 상관 없는 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사람의 입장에서, 저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서울영화센터가 원래의 계획대로, 시네마테크를 위한 공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성은 서울시가 하되, 시설 운영은 영화계가 전담하고, 민간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고, 관 주도가 아닌, 민간분야의 전문성과 역사성을 존중한다는 애초의 합의를 지금의 서울시가 이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오늘 와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좋은 논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