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도적인 풍속화
2010. 6. 16. 11:17ㆍ회고전/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사티리콘>
<영혼의 줄리에타>가 흥행에서 실패한 뒤 페데리코 펠리니는 제작자인 디노 드 로렌티스와의 소송에 휘말려서 재산 일부를 압류당하고, 늑막염으로 요양소에 들어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요양소에서 돌아온 후 <기이한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의 옴니버스 공포영화에 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1969년 <달콤한 인생>의 후속작이라 일컬어지는 <사티리콘>을 만들었다. <사티리콘>의 시대적 배경은 고대 로마이며, 현대물인 <달콤한 인생>과 내용적인 면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등장인물들의 기행과 도덕적 타락상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고전적인 극영화의 서사 구조에 충실했던 <영혼의 줄리에타>에서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이 결합된 <8과 1/2>의 구조로 되돌아갔다고 평가된다.
<사티리콘>은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시사회 반응도 무척 열광적이었다. 특히 비틀즈의 존 레논이 <사티리콘>의 팬이었는데, 당시 그는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마틴 스콜세지는 ‘조명과 컬러를 가장 탁월하게 이용한 영화 베스트 10’(이 리스트는 영어권 영화 10편과 그 이외 지역의 영화 1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을 선정할 때 이 영화를 뽑기도 했다. 이 목록에는 이탈리아 영화가 네 편 들어있는데 <사티리콘> 이외에 루키노 비스콘티의 <센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마지막 황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붉은 사막> 등이 뽑혔다. (홍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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