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4. 12:31ㆍ특별전/2012 베니스 인 서울
베니스 영화제를 서울에서 만나다!
2012 베니스 인 서울 개막 기자회견
지난 12월 12일, 금요일 5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12 베니스 인 서울' 행사와 관련해 베니스영화제의 관계자들이 참여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베니스 영화제와 서울아트시네마가 함께 하는 첫번째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베니스영화제를 대표해 참석한 루이지 꾸치니엘로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행사가 이탈리아 영화를 서울에 소개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생명력 넘치고 새로운 영화들과 이탈리아 영화들이 서로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했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베니스 인 서울’은 베니스국제영화제의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인 동시에, 서울아트시네마의 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마지막 행사이다. 이제 베니스국제영화제 관계자 두 분과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장님을 자리에 모시겠다. 먼저 ‘베니스 인 서울’을 공동으로 주최한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장 루치오 잇조 씨를 소개한다.
루쵸 잇조(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장): 먼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최정운 대표이사님과 서울아트시네마의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께 감사드린다. 오늘 참석하지 못한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께도 더불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오늘 이 자리에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매니징 디렉터인 루이지 꾸치니엘로 씨와 프로그래머인 엘레나 뽈라끼 씨께서 참석해주셨다. ‘2012 베니스 인 서울’은 이탈리아 대사관과 문화원에게도 큰 의미를 갖는 행사다. 올해는 베니스 영화제의 80주년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 열리는 ‘2012 베니스 인 서울’이 앞으로 계속될 한국과 이탈리아간의 지속적 협력의 시작이고 첫 번째 회이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이번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준 뽈라끼 프로그래머와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루카 디 비토 부원장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베니스와 서울의 연례 영화제의 시작입니다
루이지 꾸치니엘로(베니스국제영화제 매니징 디렉터): 서울에 처음 방문하게 되어 기쁘다. 무엇보다도 이 행사를 열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한시협)에 감사드린다. 따뜻한 환대와 기술적 도움만 베풀어 준 것이 아니라, 한시협의 역량과 능력으로 이 행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지난 몇 년간 유사한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비엔날레와 대사관, 문화원의 협력이 없이는 성사가 어렵다. ‘베니스 인 서울’ 역시 잇조 문화원장과 디 비토 부원장의 열정 덕분에 짧은 기간에 준비될 수 있었다. 행운도 따랐다. 뽈라끼 프로그래머가 처음 한국 측과 대화를 시작했던 올해 초만 해도 여러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9월에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덕에 행사가 가속화되어 진행되었다. 이번 영화제에는 아주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피에타>와 함께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이탈리아의 새로운 영화들에는, 마르코 벨로키오의 신작이 포함되어 있는가 하면 오리종티에 출품된 새로운 감독들의 영화도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지금도 이탈리아 영화를 대표하는 파솔리니, 프란체스코 로지, 로셀리니의 영화들을 상영한다. 80! 섹션에서는 거의 온전히 복원된 특별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이 영화들은 베니스 80주년을 맞아 디지털 복원되었으며, 이 작업을 통해 세계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베니스 인 서울은 이탈리아 영화를 서울에 소개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생명력 넘치고 새로운 영화들과 이탈리아 영화들이 서로 만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뽈라끼 프로그래머와 비행기에서 나눈 이야기처럼, 이제는 한국에서 이탈리아 영화를 만나는 것 보다 이탈리아에서 한국 영화를 보기가 더 쉬운 시대가 되었다.
엘레나 뽈라끼(베니스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성욱 프로그래머를 포함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 이 좋은 영화들과 영화적인 공간으로 인해, 며칠 안에 온기가 돌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연말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알베르토 바르베라가 서울아트시네마와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그리고 한국의 관객들에게 보낸 인사 역시 전한다. 그가 서울에 정말 오고 싶어하는 바람에 다음 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께서 언급한 대로 저는 아시아 영화들을 프로그래밍하며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을 자주 방문한다. 그래서 오히려 ‘베니스 인 서울’의 기획이 처음부터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몇 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한국 관객들의 세계 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금사자상 이전에도, 2012년의 이 행사가 굉장히 중요한 연례 영화제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베니스 영화제는 한국과 이탈리아간의 영화문화 교류에 있어서는 언제나 중요한 자리가 되어왔다. 이것은 비단 최근의 일도, 김기덕의 황금사자상 수상 때문만도 아니다. 베니스에서는 총 40-45편 가량의 한국 영화를 상영했다. 1961년 <성춘향>을 시작으로 임권택, 이창동, 박찬욱, 김기덕 등 한국의 대부분의 규모 있는 감독들은 모두 베니스에서 영화를 선보였다. 또한 단편 작업들을 포함하여 젊은 한국 감독들의 수많은 작품 역시 굉장히 많이 소개했다. 이는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 예술, 영화 교육의 뛰어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은 이탈리아를 포함한 전 세계의 최신 작업들을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마침 올해 단편부문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한국 단편 <초대> 역시 한국 영화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비엔날레 컬리지에 이제는 한국의 젊은 감독들도 참여하기를
김성욱: 루이치 씨에게 베니스 비엔날레 컬리지에 대한 소개를 잠깐 들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젊은이들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분야가 아닐까 하는데.
꾸치니엘로: 젊은 감독들이 작품을 실제 만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올해 새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영화 학교의 개념은 아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획을 선택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으로 총 430개의 기획이 들어왔고, 그 중 15개가 선택된다. 그 후로 워크샵을 치르고 나서 마지막으로 뽑힌 세 팀에게는 각각 15만 유로가 지원된다. 많은 돈은 아닌 저예산이지만, 영화를 만드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김기덕 감독이 증명한 바 있다. 15편이 뽑힌 뒤 진행되는 워크샵에서는 이 영화들을 계속 발전시키고 진행시킬 수 있도록 일종의 튜터로서 현직 영화인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선택된 3편의 작품이 비엔날레의 지원을 받게 되지만, 나머지 영화들 역시 저희가 가진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을 받아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에 2회가 시작되면 한국의 젊은 감독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
김성욱: 꼭 그렇게 하겠다. 올해는 이미 지원이 끝났고 한국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 행사 기간에 마련된 비엔날레 컬리지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정리: 관객 에디터 박예하
사진: 김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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