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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 <사막의 장미 Rosa de Areia>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이번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들은 모두 많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다 하더라도 쉽게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 앞에서 관객들이 느낄 약간의 막막함과 당혹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각 영화들에 대한 짧은 소개를 싣는다.



<사막의 장미 Rosa de Areia> - 안토니우 레이스,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 1989


<사막의 장미>는 안토니우 레이스와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다. 한 감독의 마지막 작품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건 피해야 할 태도이지만 <사막의 장미>를 보고 있으면 두 감독이 추구하려 했던 영화의 상像에 대해 저절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두 감독은 전작인 <트라스-우스-몽투스>(1976)와 <아나>(1982)에서 이미 느슨한 서사를 바탕으로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연결하는 연출을 선보인 적이 있다. 그리고 <사막의 장미>에서는 이 시도를 더 멀리 밀고 나간다. 하나의 사건은 사실적인 개연성의 차원에서는 그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며, 한 씬과 다음 씬의 연결 역시 급격한 단절을 통해 이루어진다.


전작인 <아나>에 대해 두 감독은 “극영화도,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중략) 이 영화는 트라스-우스-몽투스라는 특정한 지역에 대한 영화인 동시에 이 지역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이다”라는 알 듯 모를 듯한 설명을 한 적이 있다. <사막의 장미>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두 감독의 위와 같은 설명에 기대어 생각해 보았을 때 이 난해한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카메라가 담아낸 거기 존재하는 ‘땅’의 구체적인 생김새를 있는 그대로 지각하는 게 아닐까. 거친 사막 위에 우뚝 솟은 기이한 형상의 바위와 시야를 온통 가로막는 빽빽한 풀숲, 저절로 기하학적인 패턴을 만들어내는 울창한 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를 움직이는 다양한 색의 옷을 입은 남녀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시시각각 만들어내는 변화무쌍한 이미지를 보고 있으면 이미지를 통해 어떤 감정, 혹은 개념을 형상화하려는 두 감독의 집요함이 느껴진다.


글 ㅣ 김보년(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팀)


<사막의 장미 Rosa de Areia> 상영일정

- 9/18(금) 20:00 

- 9/24(목)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