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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소식

[씨네스코프] 무슨 작당모의 하냐고요?

서울아트시네마 시네마테크전용관 건립 위한 2차 맥스 후원 광고 촬영현장


“감독님, 우리 나이가 뭐 어때서요?” 10월16일의 연세대학교 캠퍼스, 이재용 감독을 사이에 두고 고현정과 소지섭의 나이 성토가 한창이다. 시작은 고현정이었다. “노래방 가서 춤추면 걸그룹해도 된다는 소리 듣는다”는 고현정의 말에 “우리가 부족한 게 뭐 있어”라며 소지섭이 맞장구를 치고, 얼굴, 몸매, 피부, 수영실력을 오가며 서로를 칭찬하던 도중 이재용 감독이 “내가 보기엔…. 나이(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말로 제동을 걸자 두 배우가 발끈하는 설정이다. 해프닝은 역시 고현정의 말 한마디로 일단락됐다. “감독님, 걔들은 맥주 맛도 몰라요.” 서울아트시네마의 ‘시네마테크전용관’ 건립을 위한 맥스의 2차 후원 광고는, 이렇게 막을 올렸다.

지난 4월 첫 테이프를 끊은 맥스의 서울아트시네마 1차 후원 광고는 박찬욱·봉준호·김지운·류승완·최동훈 감독, 배우 김혜수·원빈·류승범·공효진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들은 “시네마테크야말로 한 나라 영화산업 문화의 자존”(봉준호 감독)이라는 데 뜻을 모아 출연료 전액을 시네마테크전용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했다. 6개월 만에 재개된 2차 후원 광고의 면면도 1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재용 감독과 배우 고현정·소지섭, 배우 김민희와 김하늘, <무적자>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송승헌과 주진모, 김강우, 이준익 감독과 배우 이정진, 천정명이 시네마테크를 위해 각각 4개의 에피소드에 출연한다.

이재용 감독과 고현정, 소지섭이 출연한 첫 번째 에피소드 촬영현장은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본 대사로 들어가는” 촬영 컨셉 때문에 애드리브가 컷마다 쏟아져나왔다. 쉬는 시간에는 두 배우와 담소를 나누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말이 없어지는 이재용 감독을 두고 고현정이 “(CF)감독님, 이 배우는 슛 들어가면 말이 없어요”라고 투덜댄다. 옆에서 그 말을 듣는 이재용 감독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여전히 슛이 들어가면 묵묵부답이다. 이 감독의 침묵(?)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광고 촬영에 두려움이 있어서 그동안 CF를 한번도 안 찍었거든요. 이번에도 웬만하면 촬영을 안 했겠지만, 어떻게든 시네마테크가 계속 존재했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광고 출연에 두려움이 있는 감독마저 촬영현장으로 나서게 하는 것, 그것이 시네마테크의 힘일 것이다. 시네마테크전용관 건립을 위한 맥스의 2차 후원 광고는 11월 중순부터 TV와 극장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글 : 장영엽
사진 : 백종헌
 
* 이 글은 2010년 10월 22일 영화전문 주간지 <씨네21>에 게재된 기사를 실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