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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후원 릴레이

[시네마테크 지키기 56회] 우리의 집을 빼앗지 말라

나 또는 우리가 찾아가는 ‘서울아트시네마’. ‘시네마테크’라 불리우는  그 곳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집과 같은 곳이다. 언제 찾아가도 그 곳에 있고(그 곳에 머물면서) 가족처럼 자주 보는 친구나 관객들도 만날 수 있고, 엄마가 해주는 반찬처럼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공간이 지금 위협받고 있다. 여기는 우리가 만든 집이다. ‘시네마테크’ 라는 땅 위에 관객들이 벽돌이 되고 시멘트가 되어서 작고 미약하긴 하지만 작은 집을 짓고 살아가는데 그 집에 엉뚱한 사람이 주인행세를 하려한다. 아무 생각없는 국회의원들이 하는 짓거리도 아니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던 연기자 출신의 장관과 국내 영화학 박사 1호라는 인간이, 보살펴야 할 영화인들과 영화마니아들을 오히려 내쫓고 있으니 어느 하늘에 이런 개탄스러운 일이 벌어질수 있는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극장’이다. 20대엔 ‘씨앙씨에’에서 30대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내 청춘을 보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 이런 공간이 외부 세력에게 위협받고 있다. 문화예술이 숨쉬는 공간에 어이없게도 정치권력이, 정치권력에 의한 이권단체가 개입을 하려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왜 문화예술 분야를 정치적으로 터치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좀 더 지원을 해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괴롭히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이(예술애호가)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다양한 편이 아니다. 그 한 부분으로 예술영화 전용관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네마테크’가 사라진다면 그리 두텁지 않은 문화예술 분야가 더 빈약해질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부디 문화결핍증 환자들, 교양 결핍증 환자들이 내린 결정이 하루빨리 철회되길 바란다. 제발 우리의 집을 빼앗지 말라! 부디 우리를 영화 이재민으로, 문화 이재민으로 만들지 말라! (박지만, 내 나이는 묻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