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활동가 최미연 양(24)

작년 ‘시네바캉스’ 때부터 자원활동가로서 서울아트시네마의 여러 일들을 도맡고 있는 최미연(24)양을 만났다. 극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기대되고, 앞으로 보게 될 영화들이 기대된다는 최미연양은 요즘 날마다 극장에서 ‘논다’. 매일 이 공간에 놓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운이 좋다고 말하는 최미연양의 시네마테크 이야기를 옮긴다.


어떻게 서울아트시네마를 알게 되었나?
2007년, 고3일 때, 친하게 지낸 언니에게 과외를 받았다. 언니를 따라 처음 서울아트시네마에 와서 영화를 봤다. 처음으로 혼자 영화를 보러왔던 건, 영화과에 진학하고 나서였다. 고다르 특별전을 봤는데, 그 때만 해도 고다르에 대해 잘 몰랐고, 영화를 보면서 거의 다 졸았는데, 그 졸았던 기억마저도 좋았다. 세상에 이런 영화도 있구나, 만약 영화의 화법이 이렇게 다양해 질 수 있다면 영화라는 것이 더 흥미진진한 것일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당시엔 고다르의 영화를 이해했다기보다 내게 어떤 관문을 열어주었던 거 같다.

고등학교 때는 어땠나?
청소년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입시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도 하고, 청소년 언론에서 취재 영상을 찍기도 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집에 있는 걸 좋아했는데, 밖에서 활동하면서 대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 듣는 것에 매혹을 느꼈다. 진학을 결심하게 된 건 고3 때였다. 원래 엄마가 영화를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영화를 봤었지만 막상 영화과로 진학하겠다는 뚜렷한 생각은 없었다. 뭘 해야 하나 싶었는데, 한참 독서실에서 지낼 때 엄마가 생일 선물로 <씨네21> 정기구독을 해주셨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그으면서 열심히 찾아봤었다. 내겐 영혼의 양식 같은 것이었다.

자원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그 전에도 계속 마음이 있긴 했는데, 자원활동가라는 걸 빌미로 극장에 더 붙어있고 싶어졌다. 지난 해 ‘시네바캉스’ 때부터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그 전에는 서울아트시네마나 영상자료원 같은 극장들을 번갈아가며 다녔는데 이제는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웃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작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북극의 제왕>을 보고나서 오승욱 감독님의 시네토크가 너무 재미있었다. 만일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있다면 그 안에서 이렇게 밤새 영화 얘기할 수 있을 텐데 싶었다. 그러면서 전용관에 대해서 굉장히 절실해졌었다. 그렇다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면서 관객회원도 가입하고, 자원활동도 결심하게 되었다. 시네마테크란 곳은 내겐 놀이터다. 밤새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고, 만나는 사람들도 너무 기다려지고, 늘 같은 스크린이지만 다음엔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기다려진다. 어렸을 때 처음 영화를 봤던 극장인 중앙시네마가 폐관하는 것을 보면서, ‘여기만은 지켜야 한다’는 절실함이 더해졌다.

지금 지원활동가로서 하고 있는 일들은?
매주 토요일 수표대를 지키고 있고, 시네토크의 촬영과 편집을 하고 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는 ‘친구들’의 인터뷰 촬영 등 하이라이트 영상작업을 했다. 포지션이 있다고는 하지만 극장에 가면 항상 있는 사람이라는 게 너무 좋다. 친구들에게도 극장에 상주하고 있으니 놀러오라고 얘기한다.

자원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좀 더 많은 인력들이 보충되었으면 하는데, 막상 힘든 건 잘 모르고 지낸다. 좋고, 재밌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게 내가 아끼는 공간을 지키고 보듬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때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절실함이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시네마테크의 특성상 지금 아니면 보기 힘든 영화들이 너무 많으니까.

앞으로의 계획은?
그때그때 충실하자는 주의이다. 일단 영화 옆에 붙어있고 싶다. 지난 3년 동안 내가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찍고 있다는 게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있고 꿈꾸고 있는 것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얘기하거나, 글을 쓰거나 좀 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에 대해서는, 불안보다는 내가 온전히 만드는 시간들이 기대되고 재밌을 것 같다. 전에는 물에 손을 대고 따뜻하네, 차갑네 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좀 더 헤엄도 쳐보고 싶다.

인터뷰∙글|장지혜 관객 에디터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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