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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전

펠리니의 달콤한 영화들을 만난다!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기념 오프닝나이트 열려 지난 10일 오후 5시 30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1954) 상영을 시작으로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의 서막이 열렸다. 페데리코 펠리니 탄생 9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펠리니의 모든 장편 연출작을 포함하여 총 22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이는 그의 영화 전작에 가까운 것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열린 펠리니 기획전 중에 가장 큰 규모의 영화제다. 상영 이후 저녁 8시부터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장편 데뷔작인 (1950)이 상영되었는데, 영화 상영에 앞서서는 이번 회고전 공동주최사인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간단한 오프닝 나이트 행사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루치오 이조(Lucio Izzo)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원장과 .. 더보기
청춘의 순수함에 대한 애상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3)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자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으로 처음으로 국제적으로 배급되어 펠리니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시골마을의 일상을 보여주는 네오리얼리즘적인 경향과 펠리니 고유의 개성이 담긴 환상적인 축제의 순간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화의 도입부는 마을의 ‘미스 사이렌’ 선발대회를 보여준다. 마을의 미스 사이렌으로 뽑힌 순진한 소녀 산드라와 못 말리는 바람둥이 청년 파우스토는 얼떨결에 결혼에 골인하고 신혼여행을 떠난다. 이러한 과정들은 마치 하나의 축제처럼 떠들썩하게 정신없이 지나간다. 축제의 순간을 표현하는 대규모 군중 장면은 , 를 비롯한 이후 펠리니 영화에서 더욱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펠리니의 반자전적인 영화.. 더보기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를 기리는 기념비적 영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멜리아(줄리에타 마시나)와 피포(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는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뮤지컬 배우였던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를 패러디한 ‘진저와 프레드’라는 이름으로 40년대 이탈리아에서 화려한 명성을 떨쳤던 탭댄스 듀오다. 그들은 각자의 삶을 살다가 과거의 명사들을 소개하는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방송국에서 30년 만에 재회한다. 영화 속의 TV 세계는 완전히 상업화된 광고들로 가득 찬, 키치적이고 자극적인 흥밋거리들만 넘쳐나는, 아멜리아의 말처럼 ‘매드 하우스’와도 같은 곳이다. 쇼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매우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프란츠 카프카, 마르셸 프루스트, 우디 앨런, 리타 헤이워드 등 다양한 작가, 영화감독, 스타들을 패러디한.. 더보기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놓인 이상한 결혼중개소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3)은 페데리코 펠리니,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알베르토 라투아다 등 네오리얼리즘 감독들이 로마 도시민의 일상을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다룬 옴니버스 영화다. 제목과 달리 사랑 이야기보다는 로마인들의 생활,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그들이 처한 상황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 펠리니는 네 번째 에피소드인 를 연출했다. 는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준 세 번째 장편 (1953)와 초기 걸작 (1954) 사이에 놓인 작품으로, 네오리얼리즘의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한 상태에서 만들어졌지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그의 독특한 시선을 또한 확인할 수 있다. 결혼 중개소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한 젊은 기자는 부유하지만 보름달이 뜰 때마다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남자를 대신해,.. 더보기
도덕주의자 안토니오 박사의 달콤한 유혹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62)은 페데리코 펠리니를 포함하여 비토리오 데 시카, 루키노 비스콘티, 마리오 모니첼리 등 네 명의 쟁쟁한 감독이 참가한 옴니버스 영화다. 이들 중에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졌을 법한 마리오 모니첼리 역시 60여 편 이상의 작품을 연출한 이탈리아의 중견 감독으로 2003년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펠리니는 이 중에서 이라는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1962년에 만들어진 은 (1960)과 (1963)이라는 펠리니의 대표작 중간에 위치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종종 펠리니의 소품이자 이라는 대작을 만들기 위한 습작, 혹은 을 비난했던 도덕주의자들에 대한 야유가 담긴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영화로 이해되곤 한다( 개봉 당시 보수적인 국.. 더보기
인간 사이의 교감과 신에 대한 질문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7)은 이후 줄리에타 마시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과 에 이어 ‘구원 3부작’으로 명명되었던 작품으로, 펠리니는 세 작품의 상징들을 통해 인간 사이의 교감과 신에 대한 질문을 보여주었다. 세 영화는 모두 펠리니의 개인적인 공간과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다. 의 서커스(유랑민)와 에서 단역들의 종교적 상징, 그리고 의 매춘부(매음굴) 등 세 영화의 중심 테마는 모두 펠리니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지나왔던 특정 공간과 추억들이 담긴 자전적 설정이다. 은 초기 펠리니의 작품 중 가장 명료한 공간 이동이 이뤄지는 작품이다. 매음굴과 거리의 이미지가 의도적으로 반복된다. 또한 이 영화는 전작들에 비해 주인공을 극으로 치닫게 만드는 강렬한 드라마가.. 더보기
코미디와 펠리니적 축제성으로 엮어낸 영화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14년 7월, 호화로운 여객선이 ‘에드메아 테투아’라는 위대한 오페라 여가수의 고향인 이리모섬 앞바다를 향해 항해한다. 그녀의 장례식을 치르고자 함이다. 영화 (1983)는 배가 출항을 준비하는 모습을 담은 무성의 흑백이미지로 시작한다. 이는 영화 속에 나오는 1910년대의 카메라로 찍은 것 같은 초기영화의 이미지다. 영화는 뱃고동 소리, 초기영화이미지를 벗어나는 줌의 사용, 피아노 연주, 대사의 발화, 오페라 합창, 컬러로의 전환을 통해 점진적으로 현대적인 영화로 변한다. 한편 이 영화는 세트공간에서 촬영되었다. 그림으로 그려진 지평선, 비닐의 출렁임으로 표현된 바닷물, 그리고 모형으로 된 배는 공간의 허구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영화의 마지막에는 이 세트 촬영장의 외관.. 더보기
꿈에 대한 동경과 실패, 초라한 현실 [영화읽기]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0)은 로베르트 로셀리니를 비롯한 당대 이탈리아 주요 감독들의 영화에서 조감독 및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펠리니가 처음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젊은 시절 극단생활을 하며 떠돌던 펠리니의 경험이 영화의 기초가 되었다. 알베르토 라투아다와 공동으로 연출한 이 영화는 당시 영화의 저작권을 두고 분쟁이 있었다. 라투아다가 연출자로 먼저 거론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 속 버라이어티 쇼와 무대의 뒷모습, 그리고 인물들을 희비극적으로 묘사하는 점들은 펠리니의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들이다. 30년 경력의 유랑극단 배우 케코는 유명배우가 되려는 야심을 품은 미모의 젊은 여인 릴리아나의 유혹에 빠져 자신을 헌신적으로 사랑하던 약혼녀 멜리나와 극단을 떠난다. 케코는 릴리아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