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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 드니

[리뷰] 클레르 드니의 <35 럼 샷> 부조리한 삶의 조건을 드러내는 시선 클레르 드니 감독은 어린 시절 서아프리카에서 자랐다. 거주지역이 세네갈, 카메룬 같은 주로 과거에 프랑스의 식민지 국가들이었는데, 공무원인 부친이 이곳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갈 때쯤 프랑스로 돌아왔으니, 그의 정체성은 아프리카와 프랑스 사이에 걸쳐 있다. 아니, 유아기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드니는 아프리카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드니의 영화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탈식민주의 테마는 이런 성장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2008)도 프랑스에 사는 아프리카계 사람들의 이야기다. 감독 자신이 밝혔듯, 이 영화는 그가 흠모하는 오즈 야스지로의 (1949)을 응용한 작품이다. 곧 아버지와 딸의 지극한 사랑 이야기다. 아버지(드니 감독의 아이콘인 알렉스 드카)는 기차의.. 더보기
경계와 침입으로의 여행 [영화읽기] 클레르 드니의 인간의 기억은 어디에 있을까? 뇌, 아니면 심장? 심장이식은 단순한 장기이식과는 달리 어떤 경우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심장과 함께 육신이 쇠락하고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 늙은 남자의 몸에 새로운 심장이 이식된다. 이 착상은 클레르 드니가 장 뤽 낭시의 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드니의 (2004)에서 남자(루이)에게 이식된 심장은 몸에 침입한 이물질과도 같다. 프랑스의 한적한 교외지역의 대자연에 위치한 그의 사유지에 이상한 사람들이 몰래 침입하는 것처럼, 이식수술을 의뢰했던 여자가 수술 이후의 남자의 삶에 계속해서 유령처럼 출몰한다. 그에게 이식된 심장은 그의 몸에 침투했고, 그의 정신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영화에서 매우 불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