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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기꾼의 이야기

시네마테크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런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거다 시네필 정성일의 선택, 사샤 기트리의 시네토크 2월 11일 특별섹션으로 마련된 카르트 블랑슈: 시네필의 선택작으로 정성일 평론가가 추천한 사샤 기트리의 상영 후 정성일 평론가와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 정성일 평론가는 ‘영화가 상영되는 지금 이 시간에도 시네마테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성욱 프로그래머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자’는 말을 건네며, 에 대한 이야기와 시네필의 강령을 전달했다. 그는 시네마테크의 관객들이 극장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만 할 것이라며 행동이 결여된 채 극장에 앉아있다는 것은 영화를 사랑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강연은, 시네마테크가 처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자는 ‘선배 시네필’의 지혜와도 같은 것이었다. 정성일(영화평론가): 사샤 기트리.. 더보기
완전작가를 탐한 기트리가 삶을 대하는 자세 [영화읽기] 사샤 기트리의 사샤 기트리 영화의 핵심은 ‘역설’에 있다. 역설은 기트리의 영화, 기트리와 영화의 관계를 모두 이해하는 데 근사하게 쓰이는 말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1912년, 연극에 주력하던 이십대의 기트리는 감히 ‘영화는 정점을 지나버릴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후 감독이 되어서도 그는 영화를 얕보는 태도와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 그런 자세는 기존의 영화 관습과 약호를 거부하는 결과를 낳았다. 영화에 대한 경멸에서 비롯된 기트리의 독창성은 누벨바그 감독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고, 혹자는 그를 ‘모던 시네마의 아버지’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그를 옹호하지 않는 자들로부터 단조로운 희극, 삼각관계 실내극 정도로 취급받는 기트리의 영화는 사실 반코미디의 정서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의.. 더보기
"시네필,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는 행동이다" [특별기고] 시네필의 선택: 정성일 평론가의 추천의 변 첫 번째 (상황). 2008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내건 슬로건은 ‘영년(zero year)’이었다. 그건 마치 내게 하는 말 같았다. 제로라는 무효의 선언.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 로셀리니가 영화 제목에 쓴 말. 그런 다음 고다르가 받아서 21세기에 반복했던 제목. 하지만 내게 그 의미는 다른 것이었다. 말 그대로 진공상태. 단지 길을 잃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나는 텅 빈 상태였었고, 거의 매일같이 술을 마시는 것처럼 영화를 보았다. 너무 많이 보아서 어제 본 영화와 오늘 본 영화가 잘 구별되지 않았다. 종종 중간부터 보기도 하였고, 때로는 보다가 지쳐서 자기도 하였다. 나는 2008년 친구영화제에 슬픈 마음을 안고 마츠모토 토시오의 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