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올해로 벌써 5주년을 맞았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재정적 후원과 전용관을 확보하기 위해 2006년 처음 1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열린 이래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배우, 평론가들이 참여해 매년 1월 한 해를 시작하는 최고의 영화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5년간의 기록을 5개의 키워드로 살펴본다.(편집자)





Amies 친구들

2006년 '제1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는 9명의 친구들이 함께 했다. 5명의 감독과 (박찬욱, 김홍준, 김지운, 류승완, 오승욱) 2명의 평론가(김영진, 정성일) 그리고 2명의 배우가(문소리, 황정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되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모임이 결성되었고, 박찬욱 감독이 대표를 맡아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직접 선정한 영화를 관객과 함께 관람하고 영화상영이 끝난 후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초기의 활동에 더하여 최근에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많은 영화인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2008년 복합상영관 사업이 좌초된 후 외부의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실시하려는 시네마테크 사업자 공모제에 만약 서울아트시네마가 탈락한다면 서울아트시네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자격을 잃고 극장 임대료 등을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 만성적자와 낡은 설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성지로 8년을 외롭게 싸워 온 서울아트시네마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   

짐작컨대 서울아트시네마를 둘러싼 상황이 좋았다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을 넘어서 영화를 사랑하고 서울아트시네마의 활동을 옹호하는 모든 이들의 이름이 되어 가고 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역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데 모이는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을 부당하게 위협하는 상황이 ‘애호’를 ‘옹호’로 그리하여 실천적인 ‘운동’의 형태로 변화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영화제가 계속 되면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모임에 참여하고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하는 영화인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아트시네마를 돕는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2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48명의 미술인들이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해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미술전을 개최했고, 3회 영화제에서는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캠페인에 참여한 100인의 릴레이 글을 전시하는 ‘서울아트시네마 후원릴레이 100인’전이 열렸다. 4회 영화제에서는 이나영씨를 포함한 배우들의 후원 모임인 ‘시네마엔젤’이 후원 기금으로 구매한 로베르 브레송의 <무셰트> 프린트를 시네마테크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들 모두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만이 아니라 일반 관객이 후원 회원에 가입해서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아트시네마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영화의 친구들이 계속 늘어나서 우리의 시네마테크를 지켜 주리라 믿는다.  

Break 공간의 좌절




영화를 보는 것이 개인적인 행위로 생각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PC와 PMP, 휴대폰 등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이라는 명제는 철 지난 유행어가 되었다. 때문에 신작영화도 아닌 고전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를 찾는 관객들의 존재가 꽤나 신기하게 보인다. 그렇다면 시네마테크라는 공간의 매력은 무엇일까?

거의 개봉작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일반 극장과 달리, 시네마테크의 프로그램은 고전영화나 예술영화가 주를 이룬다. 시네마테크를 방문하는 관객들 사이에 조성된 어떤 유대감은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멀티플렉스에서는 접하기 힘든 영화들을 보기 위해 부러 낙원동을 찾은 관객들은 다른 익명의 관객들에게 일종의 동지애를 느끼는 것 같다. 애써 고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혼자만이 아니라는 그런 감정 말이다. 실제로 이름을 모르는 낯익은 얼굴과 자주 마주치기도 한다. 서울아트시네마의 매력 중 하나는 일회적인 만남에 그치는 일반 상영관과는 다른 만남의 장소이기 때문은 아닐까?




또한 서울아트시네마는 다양한 문화 사업을 실천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교육 프로그램과 관객들과 함께 하는 영화강연, 소외계층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인 영화․ 희망․ 나눔 영화인 캠페인 상영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영화만 상영하는 극장이 아니라 영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강연을 통해 영화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배움의 장으로, 소외된 사람들과 영화를 매개로 소통하는 역동적인 가능성의 공간이 시네마테크인 것이다.

모순되게 들리지만, 시네마테크의 운영에 어려움을 주는 문제 역시 공간이다. 시네마테크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낙원동 허리우드 극장으로 이전하면서 관객의 수가 아트시네마의 운영에 타격이 될 정도로 큰 폭으로 줄었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종종 듣는다. 소격동 아트선재센터는 정독도서관을 방문한 학생이나 데이트를 목적으로 나온 사람들도 접근하기 쉬운 지리적인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허리우드 극장은 위치상 영화 관람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이 찾기 어려운 고립된 공간이기 때문에 이전과 동시에 관객의 수가 급감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아트선재센터의 재계약 불가 통지를 받고 불가피하게 허리우드 극장으로 이전한 후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한 낙원동의 공간마저 영진위의 공모제 사업 추진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시네마테크의 안정적인 공간 확보는 이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다행히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2010년 1월 발족했고, 5회를 맞는 '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역시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한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시네마테크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아낌없는 지지와 동참일 것이다.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한 활동과 더불어 서울아트시네마는 현재의 공간에서도 공간과 관련된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간의 발견, 행복의 시네마테크’라는 슬로건 아래 치러진 2009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사진전이 열렸다. 이 사진전에서는 허리우드 극장에서 촬영한 영화인들의 사진이 전시되었다. 로비에 전시된 사진들은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하는 관객들은 물론 허리우드 극장을 찾은 이들의 시선을 끌면서 영화의 집인 서울아트시네마라는 공간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촉매가 되고 있다. 
 
Choice 선택




서울아트시네마는 참신한 기획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2008년에는 고(故) 유영길 촬영감독의 영화세계를 조명하고 그를 회고하는 촬영감독 유영길 특별전을 개최했고, 2009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기간에는 박찬욱 감독과 오승욱 감독이 직접 프로그래머로 참여해서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악당이 등장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최선의 악인들’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램 중에서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영화인들의 감수성과 영화적 안목을 증명하는 신선한 작품들을 주로 선택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열띤 반응을 이끌어낸 영화는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이 아닐까 싶다. 2007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을 때, 객석을 장악한 것은 일종의 열기였다.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 사이에서는 어떤 흥분이 느껴졌던 것 같다. 온라인에서도 한동안 <그림자 군단>을 둘러싼 논의들이 뜨겁게 진행되었다. 개봉 당시, 프랑스 평단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을 받았고,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되었을 때는 어림잡아 1/3이 잘려나간 이 비운의 영화는 2007 시네마테크 친구들의 영화제를 통해 비로소 145분 완전판으로 관객들과 조우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자 군단>처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선택되는 영화들은 일정 부분 아웃사이더와 같은 면모를 가진다. 뛰어난 감독의 작품이지만 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대표하는 영화가 아닌 작품들, 혹은 후대의 영화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다른 감독들에 비해 그 영향력이 가려진 감독들의 영화들. 물론 누구라도 의심하지 않는 걸작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고전영화도 함께 상영한다. 그러나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유명한 걸작과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상영한다면 왠지 낯선 영화를 선택해야만 하는 기분이 든다. 숨겨둔 비장의 무기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정성일 평론가는 200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수라>의 상영에 앞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모두에게 걸작으로 손꼽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애정이 가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는 그것을 취향의 영화라고 부르며, 친구들 영화제에서 영화를 고를 수 있는 티켓이 주어지는 한 앞으로도 계속 취향의 영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취향의 영화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친구를 넘어서 동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의 이야기가 '시네마테크 친구들 영화제'의 선택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야말로 취향의 영화들을 선택하는 영화제가 아닐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선택된 영화들이 다른 영화제에서 선택된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한 번 즘은 따져 물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던 훌륭한 작품들을 선택했고 앞으로도 그 선택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Discovery 발견




서울아트시네마에 가면 아주 특별한 영화들을 볼 수 있다. 러닝타임이 12시간이 넘는 자크 리베트의 역작 <아웃 원>을 이틀에 걸쳐 상영하는가 하면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의 비운의 걸작 <탐욕>을 배경음악 하나 없는 완전한 무성으로 상영한다. 욕망이 추동하는 심리적인 웨스턴의 세계를 보여주는 안소니 만의 서부극과 곡예에 가까운 버스터 키튼식 액션 개그, 멜랑콜리한 멜빌의 프렌치 느와르에 이르기까지 서울아트시네마는 우리에게 낯선 작가들을 발견하고 재조명하는 역할을 해왔다.

서울아트시네마의 다음 프로그램이 항상 관객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은 영화사에서 버려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서울아트시네마의 예리한 감식안 때문일 것이다. 특히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영화인과 서울아트시네마의 협업(?)을 통해 선별된 작품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리라는 관객의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놓친 영화들 때문에 쓰린 속을 달래거나, 스크린으로 볼 수 없으리라 단언했던 영화가 상영된다는 놀라움에 탄성을 지른 관객들의 숫자를 과연 제대로 헤아릴 수나 있을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리고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영화제이다.




물론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기다리는 이유로 영화의 친구들과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의 친구들에게서 영화에 대한 배움을 얻는 과정은 그들과의 만남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작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 된다. 이러한 발견이 가능한 곳이 시네마테크이며 이 점에서 시네마테크는 일반적인 극장과는 다른 위상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발견’이라는 키워드는 특정한 영화의 개인적인 발견만이 아니라 시네마테크의 역사적인 사명감도 설명한다.





오승욱 감독과 류승완 감독이 입을 모아 걸작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두용 감독의 <해결사>는 앞서 언급한 이두용 감독 특별전에서도 상영될 수 없었다. 프린트는 물론 네거필름도 없는 상태이고 시나리오와 심의대본만이 영상자료원에 한 권씩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해결사>는 볼 수 없는 영화가 되었다. 영국에서 출시된 DVD가 있지만 양쪽 화면이 잘리고 영어로 더빙된 DVD로 <해결사>의 명성을 확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두용 감독 특별전이 <해결사>의 프린트 복원에 대한 동의를 끌어낸 것처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소실된 영화들의 발견이라는 과제를 항상 우리에게 던진다. 사라진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발견하는 영화박물관으로 시네마테크의 존재는 그 정당성을 인정받아야만 할 것이다.  

Encounter 만남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와 관객, 혹은 영화인과 관객이 교류하는 만남의 장이다. 일반 상영관에서 만나기 어려운 영화들이 관객과 만나는 자리이자, 영화를 사랑하고 근심하는 영화인이 관객과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 바로 서울아트시네마이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과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마련된 대만 뉴웨이브 영화제와 같은 굵직한 행사를 포함해서 다양한 영화 축제가 연중 열리는 곳 역시 서울아트시네마이다.

특히 서울아트시네마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영화인과 관객에게 한층 더 넓은 만남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감독과 평론가를 비롯한 영화인들이 선정한 애정 어린 작품들을 관람하고 그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관객들은 현장의 영화인에게 다가가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관객과 영화인이 서로에게 말을 거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매우 특별하고 차별화된 영화제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방식의 영화제는 지금까지도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출발은 2005년에 열린 ‘시네필의 향연 : 서울'아트시네마 재개관 특별영화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낙원상가로 보금자리를 이전하면서 관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영화사의 걸작을 상영한 재개관 특별영화제는 다음 해인 2006년부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와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제'로 나뉘어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여름과 겨울을 매년 충실히 채워주고 있다.

2006년 처음으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기획되었을 때 참여한 영화인은 9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면서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을 위한 200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전년도에 비해 기간도 길어지고 작품의 수도 대폭 늘어났다. 참여하는 영화인의 숫자 역시 크게 늘어났는데, 이때부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소수의 젊은 영화인들이 참여하는 영화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원로 영화인들까지 함께 하는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제로 성장했다. <하녀>, <이어도> 등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을 소개하고 <이어도>의 배우 이화시씨와 관객의 만남을 주선한 김기영 감독 특별전은 과거의 영화를 발굴하고 원로 영화인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시네마테크의 해외 친구로 초청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관객과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2008년을 맞아 시네마테크의 ‘새로운 영년’을 선포하며 시작된 제3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이두용 감독의 특별전이 열렸다. 시네토크와 마스터클래스 등의 행사에 참여한 이두용 감독은 그의 영화를 처음 보는 젊은 관객들의 질문에 열정적으로 답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개봉 당시 50여분이 삭제되었던 <최후의 증인>이 특별전을 통해 154분 버전의 원래 모습으로 상영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비록 감독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아벨 페라라 감독과 같은 세계적인 영화인들까지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의 발전 가능성도 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상당수의 관객들이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영화의 친구들이 선정한 영화들을 손꼽아 기다린다. 부산과 전주로 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이 코트의 깃을 세우고 비좁은 낙원동의 골목을 종종 걸음으로 서둘러 온다. 영화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영화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계속 되는 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방문은 결코 끊이지 않을 것이다. (홍성원: 관객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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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lly 2010.01.22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영화제들이 넘쳐나지만 '친구들 영화제' 만큼 각별한 느낌으로 보내는 영화제도 없는 거 같아요.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 빨리 시네마테크가 안정된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두번째 키워드 만큼은 새로 쓰게 되길 빌어요 !

박찬욱 감독 CBS 라디오 인터뷰






▶양병삼 PD> 서울에도 영화도서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명세,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의 얘기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영화도서관은 고전영화 전용관인 시네마테크를 말하는데요. 흘러간 옛 영화도 볼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만들자는 겁니다.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추진 위원회까지 꾸렸는데요. 자세한 얘기 박찬욱 감독 연결해서 들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 감독님.

▷박찬욱>네. 안녕하세요.

▶양병삼 PD> 네. 고전영화 전용관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시네마테크, 어떤 공간인지 먼저 좀 살펴볼까요?

▷박찬욱>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는 요즘에 막 만들어진 영화들뿐이지 않습니까. 영화라는 것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고전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는 데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 그래서 무조건 옛날 영화만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짜서 누구의 회고전, 또 어떤 장르 그런 식으로 작품들을 잘 조직해서 관객들과 만나게 해주는 그런 공간입니다.

▶양병삼 PD> 예. 아니 그런데 서울에는 없습니까?

▷박찬욱>네. 지금 현재에 낙원상가, 옛날 허리우드 극장 자리에 하나 있는데요. 임대를 해서 운영되는 곳이고 젊은이들이 접근하기에 그렇게 쾌적한 공간이 아니고 해서 그리고 여러 가지 시설도 좀 부족하고 해서 다른 선진국들처럼 거기 부럽지 않게 전용관을 하나 만들어야 될 때가 왔다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양병삼 PD> 박 감독님 같은 현직의 영화감독분들도 그럴 것 같고요. 또 고전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영화팬들한테도 시네마테크는 아주 특별한 공간일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런 공간들이 다른 나라에는 많이 있습니까?

▷박찬욱>그건 뭐 비교할 수가 없지요. 그러니까 특히 제일 잘 되어 있는 곳은 영화에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프랑스고요. 런던만 해도 바비칸 센터나 뉴욕에도 필름포럼 등 해서 동경도 그렇고 서울같은 규모, 또는 그보다 더 작은 도시들에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씩 다 갖춰져 있습니다.

▶양병삼 PD> 이처럼 외국에서 보는 것처럼 시네마테크가 있음으로 해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들 참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고요. 영화인들의 예술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데도 또 영화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클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박찬욱>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영화를 공부하는 학도들 그리고 영화인이 되기를 지망하는 지망생들에게 가장 소중합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영화를 제공해야만 학습이 되는 것이고. 물론 여기에 대해서 DVD로 보면 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영화는 역시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진짜 관람입니다. 또하나는 혼자 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 같이 동질감을 느끼면서 공감하면서 그렇게 같이 보는 것. 예를 들어서 코미디 영화인데 혼자서 낄낄거리면서 보는 것과 여러 관객이 함께 깔깔대고 막 웃으면서 그렇게 보는 것은 체험 자체가 다르거든요. 그리고 시네마파크가 좋은 점은 관람이 끝난 다음에 모여서 토론도 하고 또 권위자들을 모셔서 강의도 듣고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또 대화하고 이런 영화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음악만해도 현대음악보다는 다들 모차르트, 베토벤 듣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영화도 요즘 영화보다는 세월의 시련을 이겨낸 고전영화가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죠.

▶양병삼 PD> 네. 근데 이 시네마테크가 그러면 우리나라에 한 군데도 없나요?

▷박찬욱>네. 지금 현재 낙원상가에 겨우겨우 임대되어 운영되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서울에 유일하고요. 재밌는 것은 오히려 부산이 훨씬 더 좋은 시스템으로 전용관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양병삼 PD>예. 문화관광부 관계자들도 만나셨을테고 뭐 영진위 관계자들도 만나셨을텐데 어떻게 좀 분위기가 좀 잘 될 것 같습니까?

▷박찬욱> 네. 뭐 지금은 다들 돕겠다고 말씀을 하시는데요. 서울시와 함께 해서 정말 말씀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적인 그런 계획을 수집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저희들이 시작이니까 지금부터 관계자들을 만나볼 생각입니다.

▶양병삼 PD> 네. 당장부터는 설립하는 게 목표겠지만 운영상의 문제들도 여러 가지 것들을 미리 감안을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어떤 운영지원책들이 필요하리라고 보시나요?

▷박찬욱>아무래도 고전영화, 예술영화 전용관이다 보니까 그냥 민간의 힘으로만은 사실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기구에 대한 민간기부 같은 것들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자체나 주무 관청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시장성이 없는 영화를 뭐하러 트느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가 당장 사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학술서적이나 고전서적을 출판하지 않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런 것처럼 이런 영화가 계속 어디선가는 상영되고 대중에게 또는 학도들에게 공급되어야 한다는 당위를 모두가 인정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영진위와 서울시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양병삼 PD> 예. 대안영화라든지 저예산영화라든지 독립영화라든지 이런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공간들은 사실상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어떻게 보세요?

▷박찬욱>그런 공간들이 꾸준히 생기는데 대개 10년을 못 가요. 그게 없어지고 또 생기고 또 없어지고 그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시네마테크가 전용관을 설립함으로써 그런 일에 있어서 아주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출처: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372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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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 전용관 지키기 나선 박찬욱 감독



“비판은 삼가고, 사정하고, 협조하고, 부탁하려고요. 성명서 내고 항의하는 것은 긍정적인 시도를 다 해보고 나서 정말 벽에 부딪쳤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난 16일 서울 낙원상가 4층 서울아트시네마(옛 허리우드 극장)에서 만난 박찬욱 감독은 마치 로비스트로 변신한 것 같았다. 지난해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퇴출 사태 당시, 영화감독 100명의 성명서 발표를 주도하며 통렬하게 정부를 비판하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박 감독은 14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주최한 ‘영화인 신년인사회’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정부 인사들과) 최대한 자주 만나겠다”는 의도가 담긴 행보다.

자신의 영화만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제작으로도 바쁜 그가, 없는 시간을 쪼개 열의를 바치고 있는 일은 ‘서울아트시네마(시네마테크 서울) 지키기’다. 문화부와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에 이어 고전영화 전용관인 시네마테크마저도 공모제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서울아트시네마를 운영해온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오랜 세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좋은 영화를 모으고 소개하느라 고생해 온 풀뿌리 단체”라며 “그동안의 공을 무시하고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가장 좋은 조건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우수한 단체라는 점을 설득할 계획”이라며, 1968년 프랑스 정부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설립자인 앙리 랑글루아를 쫓아내려다 영화인, 관객들의 저항을 받고 철회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또 그는 “굳이 공모제를 강행한다 해도 1년 단위로 하는 건 안 된다”며 “외국 유명감독을 초대하고 필름을 빌려오려면 최소한 1~2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짜야 하는데 1년 뒤 떨어질지도 모르는 단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모제 말고도 서울아트시네마 앞에 놓인 벽이 또 하나 있다. 오는 3월 말이면 지금 있는 건물의 계약이 끝난다. 2005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옮겨온 데 이어 두 번째로 이삿짐을 싸야 할 판이다.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시네마테크는 물론이고, 시네마테크 부산도 전용관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박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최동훈·김지운·류승완·정윤철·윤제균·이경미 감독 등은 15일 ‘서울에 시네마테크전용관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진위 위원장은 이명세 감독이 맡았다. 박 감독은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지하는 외곽 모임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대표로서 추진위의 중추 구실을 하고 있다.

그는 “좋은 영화를 디브이디나 티브이가 아니라 커다란 스크린에서 필름으로 보는 것,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고, 토론하는 것은 가장 소중한 영화적 경험”이라며 “거대도시 서울에 시네마테크 하나 없다는 것은 수치”라고 했다. (이재성, 김경호 한겨레 기자)


[출처] 한겨레신문 2010년 1월 18일자


* 이 글은 한겨레신문 1월 18일자에 게재된 기사를 발췌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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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령 2010.01.25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찬욱 감독님, 고맙습니다. 힘 없고 돈 없는 관객으로서는 자주 영화를 보는 것밖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님, 그리고 힘 있는 영화 관계자분들, 부디 아트시네마를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