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9. 12:28ㆍ특별전/경계도시 특별상영
<경계도시>는 한국사회가 낳은 영원한 경계인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 2002년 선보인 <경계도시>가 간첩 혐의를 받으며 35년간 입국금지 상태였던 재독 철학자 송두율이 재차 귀국을 시도하다 좌절되는 과정을 인물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이라면, 이번에 개봉한 <경계도시2>는 2003년, 마침내 37년 만에 귀국하게 된 송두율과 그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한민국 이데올로기의 광풍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경계도시1>과 <경계도시2> 사이의 시간적 간극은 7년으로 <경계도시2>는 다큐멘터리치고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작업을 했다. 홍형숙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태풍의 시간을 통과한 후에 시간을 가져야 했다. 편집기에 앉아 화면을 응시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었고, 덮어버리거나 외면하고, 포기하고 싶을 만큼 갈등의 시간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감독에게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당시 벌였던 이념 논쟁이 얼마나 허구에 찬 인격모독인지를 보여주는 한편, 자신 역시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데 대한 반성의 의미를 영화 속에 담고 싶어 했다. 또 이른바 ‘송두율 사건’이라 불리는 이러한 일들이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끝나버린 일이 아닌 지금도 끝나지 않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경계도시 특별상영’은 힘든 시간을 거쳐 개봉한 <경계도시2>의 상영을 응원하는 의미와 더불어 작품을 연출한 홍형숙 감독이 시네마테크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이 영화 의미와 닮았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 생각하여 마련된 것으로, 이 영화 상영을 통해 생기는 수익금 전액은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기 위한 기부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신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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