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6. 12:44ㆍ서울아트시네마 소식
[포럼] 영진위 지원중단 50여 일째,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시네마테크 운영자를 공모하는 파행적인 행각을 벌인 지 대략 넉 달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이 사태는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저녁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이 사태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점검해볼 수 있는 포럼을 열었다. 영화평론가인 김영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영화인 대표자연대회의 최현용 사무국장과 영화평론가인 네오이마주 백건영 편집장, 그리고 시네마테크 후원금 모집 관객 대표로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이하 필사)의 강민영 편집장이 발제를 맡았고,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시네마테크 건립추진위) 간사인 정윤철 영화감독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시네마테크 사태를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 포럼은 각자 다른 입장에서 바라 본 '시네마테크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였다. 본격적인 포럼에 앞서서는 서울아트시네마의 새로운 트레일러와 관객들이 시네마테크에 대한 애정을 담아 제작한 2편의 짧은 UCC 동영상도 상영되었다.
이어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들었나? - 관객의 입장에서 본 지난 1년의 시네마테크 사태'란 제하로 발제를 한 필사 강민영 편집장은 유사한 맥락에서 젊은 시네필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녀는 "시네마테크는 멀티플렉스의 홍수에서 벗어난 지점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중간 지점에 영화를 놓아 끊임없이 담론을 제기하고 함께 보기를 권하는 장소로서 그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 편집장은 "환경에 의한 변화, 소위 말하는 디지털 시대로부터 도착한 외부영향이 짙어지면서 극장을 찾는 시네필들은 점차적으로 휴대기기와 컴퓨터를 이용해 영화를 습득하고 공부하게 되었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현상은 주로 젊은 관객들에게 쉽게 일어난다"며 ‘젊은 시네필의 부재’에 대해 지적한 후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미덕을 지키고 이어나가고자 하는 젊은 관객들이 시네마테크에는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시네마테크 건립추진위 간사인 정윤철 감독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네마테크를 후원하고 지지하는 영화감독들이 시네마테크의 필요성을 더욱더 실감하게 됐다”며 “스크린쿼터 이후 영화인들이 합심해서 뭉친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서만 발표하는 것에서 그친 게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각자 혹은 함께 노력 중이라는 것 자체가 시네마테크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놀라운 일이라는 것. 덧붙여 정 감독은 “여러 가지 선택 중에서 원칙을 지키며 능동적으로 행동해서 지금까지 진척되어 왔으니 이제는 장기적인 플랜을 짜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날 토론에선 시네필의 정의, 역할, 행동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백건영 편집장은 “시네마테크를 찾는 시네필과 그렇지 않은 시네필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이런 벽을 허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고, 최현용 사무국장은 “영화 자체에 대한 문제에서 더 나아가 영화 정책까지 고민하는 시네필의 측면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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