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CBS 라디오 인터뷰






▶양병삼 PD> 서울에도 영화도서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명세,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의 얘기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영화도서관은 고전영화 전용관인 시네마테크를 말하는데요. 흘러간 옛 영화도 볼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만들자는 겁니다.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추진 위원회까지 꾸렸는데요. 자세한 얘기 박찬욱 감독 연결해서 들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 감독님.

▷박찬욱>네. 안녕하세요.

▶양병삼 PD> 네. 고전영화 전용관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시네마테크, 어떤 공간인지 먼저 좀 살펴볼까요?

▷박찬욱>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는 요즘에 막 만들어진 영화들뿐이지 않습니까. 영화라는 것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고전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는 데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 그래서 무조건 옛날 영화만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짜서 누구의 회고전, 또 어떤 장르 그런 식으로 작품들을 잘 조직해서 관객들과 만나게 해주는 그런 공간입니다.

▶양병삼 PD> 예. 아니 그런데 서울에는 없습니까?

▷박찬욱>네. 지금 현재에 낙원상가, 옛날 허리우드 극장 자리에 하나 있는데요. 임대를 해서 운영되는 곳이고 젊은이들이 접근하기에 그렇게 쾌적한 공간이 아니고 해서 그리고 여러 가지 시설도 좀 부족하고 해서 다른 선진국들처럼 거기 부럽지 않게 전용관을 하나 만들어야 될 때가 왔다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양병삼 PD> 박 감독님 같은 현직의 영화감독분들도 그럴 것 같고요. 또 고전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영화팬들한테도 시네마테크는 아주 특별한 공간일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런 공간들이 다른 나라에는 많이 있습니까?

▷박찬욱>그건 뭐 비교할 수가 없지요. 그러니까 특히 제일 잘 되어 있는 곳은 영화에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프랑스고요. 런던만 해도 바비칸 센터나 뉴욕에도 필름포럼 등 해서 동경도 그렇고 서울같은 규모, 또는 그보다 더 작은 도시들에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씩 다 갖춰져 있습니다.

▶양병삼 PD> 이처럼 외국에서 보는 것처럼 시네마테크가 있음으로 해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들 참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고요. 영화인들의 예술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데도 또 영화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클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박찬욱> 우선 제일 중요한 것은 영화를 공부하는 학도들 그리고 영화인이 되기를 지망하는 지망생들에게 가장 소중합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영화를 제공해야만 학습이 되는 것이고. 물론 여기에 대해서 DVD로 보면 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영화는 역시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진짜 관람입니다. 또하나는 혼자 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 같이 동질감을 느끼면서 공감하면서 그렇게 같이 보는 것. 예를 들어서 코미디 영화인데 혼자서 낄낄거리면서 보는 것과 여러 관객이 함께 깔깔대고 막 웃으면서 그렇게 보는 것은 체험 자체가 다르거든요. 그리고 시네마파크가 좋은 점은 관람이 끝난 다음에 모여서 토론도 하고 또 권위자들을 모셔서 강의도 듣고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또 대화하고 이런 영화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음악만해도 현대음악보다는 다들 모차르트, 베토벤 듣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영화도 요즘 영화보다는 세월의 시련을 이겨낸 고전영화가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죠.

▶양병삼 PD> 네. 근데 이 시네마테크가 그러면 우리나라에 한 군데도 없나요?

▷박찬욱>네. 지금 현재 낙원상가에 겨우겨우 임대되어 운영되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서울에 유일하고요. 재밌는 것은 오히려 부산이 훨씬 더 좋은 시스템으로 전용관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양병삼 PD>예. 문화관광부 관계자들도 만나셨을테고 뭐 영진위 관계자들도 만나셨을텐데 어떻게 좀 분위기가 좀 잘 될 것 같습니까?

▷박찬욱> 네. 뭐 지금은 다들 돕겠다고 말씀을 하시는데요. 서울시와 함께 해서 정말 말씀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적인 그런 계획을 수집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저희들이 시작이니까 지금부터 관계자들을 만나볼 생각입니다.

▶양병삼 PD> 네. 당장부터는 설립하는 게 목표겠지만 운영상의 문제들도 여러 가지 것들을 미리 감안을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어떤 운영지원책들이 필요하리라고 보시나요?

▷박찬욱>아무래도 고전영화, 예술영화 전용관이다 보니까 그냥 민간의 힘으로만은 사실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기구에 대한 민간기부 같은 것들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자체나 주무 관청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시장성이 없는 영화를 뭐하러 트느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가 당장 사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학술서적이나 고전서적을 출판하지 않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런 것처럼 이런 영화가 계속 어디선가는 상영되고 대중에게 또는 학도들에게 공급되어야 한다는 당위를 모두가 인정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영진위와 서울시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양병삼 PD> 예. 대안영화라든지 저예산영화라든지 독립영화라든지 이런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공간들은 사실상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어떻게 보세요?

▷박찬욱>그런 공간들이 꾸준히 생기는데 대개 10년을 못 가요. 그게 없어지고 또 생기고 또 없어지고 그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시네마테크가 전용관을 설립함으로써 그런 일에 있어서 아주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출처: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372169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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