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2015 베니스 인 서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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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베니스 인 서울] 아슬아슬한 줄타기 - 알베르토 카빌리아의 <풀밭 위의 양>
[2015 베니스 인 서울] 아슬아슬한 줄타기- 알베르토 카빌리아의 (알베르토 카빌리아)의 복잡한 내용을 억지로나마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린 레오나르도는 같은 반 친구였던 유대인 아이와의 만남 이후 열혈 반유대주의자로 성장한다. 그는 예수의 죽음을 비롯해 모든 사회 문제의 배후에 유대인이 있다고 믿기 시작하고, 결국 유대인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레오나르도는 진지하다. 그는 성경까지 고쳐버리고(유대인-프리 버전), 유대인이 연관된 은행(즉 거의 모든 은행)과 거래를 끊는다. 여기에 그쳤다면 레오나르도는 단순한 괴짜로 남았겠지만 그는 천재적인 수완과 타고난 운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유대인을 괴롭히는 내용의 만화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거나 유대인이 먹을 ..
2015.12.11 -
[2015 베니스 인 서울] 삶이 나아질 거란 희망을 버려 - 클라우디오 칼리가리의 <그렇게 살지 마라>
[2015 베니스 인 서울] 삶이 나아질 거란 희망을 버려- 클라우디오 칼리가리의 “나쁜 짓을 하지 마라 Don’t Be Bad”, 물론 당연히 동의할 수 있는 상식적인 말이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일까? 클라우디오 칼리가리(1948-2015) 감독의 유작인 는 관객을 향해 이렇게 묻는 영화다. 1995년,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는 비토리오와 세자레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다. 둘은 현재 마땅한 직업 없이 주로 마약과 관련된 범죄로 돈을 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비토리오는 에이즈에 걸린 어린 조카 때문에 큰 금액의 병원비를 계속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비토리오는 더 큰 범죄에 손을 대며 ‘한 방’을 노리고, 반면 세자레는 새로 사..
2015.12.11 -
[2015 베니스 인 서울] 매혹적인 파시즘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마코드>
[2015 베니스 인 서울] 매혹적인 파시즘-페데리코 펠리니의 페데리코 펠리니의 (1973)는 꽤 역설적인 영화다. 이 영화의 원제 ‘나는 기억한다’라는 말이 정확하게 어떤 기억을 지칭하는 것인지가 일단 불투명하다. 좋았던 옛 시절, 혹은 단지 펠리니의 유년기 경험을 향수하는 것인가? 이런 의문은 펠리니의 정치성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리나 베르트뮐러가 동시대에 했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펠리니는 우리들에게 지난 20년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표정과 흔적을 제공해 주었다. 펠리니가 스스로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것은 고정된 테마와 이데올로기적인 기획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지 최종 분석에서 보자면 그는 가장 정치적이며 사회적인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리나 베르트뮐러는 펠리니가 다..
201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