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왕가위 영화의 남자들에 대하여
‘A는 B의 뮤즈 혹은 페르소나’라는 표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두 단어 모두 주로 대중문화에서 자주 쓰는 표현으로 뮤즈는 작가나 화가 등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사람을, 페르소나는 주로 영화에서 많이 쓰이는데 감독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배우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이 단어가 갖는 무게에 비하여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누가 보아도 그 관계가 ‘페르소나’로 표현 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왕가위와 장국영, 양조위’를 빼놓을 수 없다. 누군가는 왕가위의 페르소나는 장국영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양조위, 누군가는 장국영과 양조위라고 말한다. 페르소나가 다른 배우로 옮겨가는 경우는 간혹 있는데, 이들의 관계에 유독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장국영의 죽음(2003)이..
201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