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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비고

[리뷰] 장 비고 '품행제로 Zero for Conduction' 는 요즘 나오는 총천연색의 빠르고 박력 넘치는 액션과는 거리가 먼 영화지만 다른 면에서 은밀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품행점수 빵점의 문제아들이 일으킨 작은 반란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의 부제가 오죽하면 ‘학교의 작은 악마들’일까. 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프랑스에서 1933년에 처음 공개된 직후 상영을 금지 당했다가, 세계2차 대전이 끝난 1946년에야 해금되었다. 하긴, 교장선생님을 난쟁이로 표현하고 학생 하나는 선생님에게 욕을 하며 대드는가 하면, 장관까지 참석한 학교의 기념식을 아이들이 작정하고 망치기까지 하니, 지금이라면 신문 1면과 9시 뉴스에 나오고 “요즘 애들은 쯧쯧...” 하는 탄식을 전국적으로 불러일으킬 만하다. 하지만 감독 자신이 실제로 8년을 기숙학.. 더보기
'품행제로' 변화를 만드는 판타지 는 프랑스 영화의 1930년대를 대표하는 장 비고 감독의 대표작이자 데뷔작으로, 억압적인 교육에 맞선 학생들의 모습을 영화화했다. 그런 이유로 상영 당시 격렬한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이유는 현실을 판타지로 둔갑시킨 장 비고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에서 기인한다. 이를 일러 시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르지만 이에 상관없이 는 학교 교육의 위기로 일컬어지는 작금의 한국에서 보다 의미 있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이에 10월의 영화관 속 작은 학교의 프로그램으로 를 선택했는데 상영 이후 열린 이강옥 코디네이터의 강연 일부를 여기에 공개한다. 장 비고의 (1933)는 기숙학교의 권위적인 교육 제도와 규율에 맞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어른들의 관점이 아닌 .. 더보기
[리뷰] 장 비고 '라탈랑트 L'atalante' 모든 사랑 찬가 영화의 원형, 혹은 영화사상 최고의 사랑영화. 는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영화다. 막 결혼한 신혼부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라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를 그리는 이 영화는 그 단순한 플롯 안에 당시 흑백의 화면과 영화기술로 담아낼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운 장면과 섬세한 심리를 담아낸다. 평생을 시골에서 자란 쥘리엣은 “어릴 때부터 별난 성품과 취향을 가진 탓에” 어머니나 마을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라탈랑트 호 선장의 아내가 되어 마을을 떠난다. 그러나 배 위에서 생활하며 떠도는 생활이 그리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상 가장 먼 곳까지 여행할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바지선인 라탈랑트 호는 그저 프랑스의 강줄기만을 따라 흐를 뿐이다. 쥘리엣이 그토록 선망하던 파리에 도착한 날,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