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토크] 이준익 감독이 추천한 테리 길리엄과 테리 존스의 <몬티 파이튼의 성배>

지난 10일 저녁, 중후반에 들어선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영화의 즐거움’이란 모토에 딱 맞는 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의 상영이 있었다. 끊임 없이 웃음을 자아낸 극장 안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다그닥 다그닥’ 코코넛 말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이 영화를 추천한 이준익 감독과의 시네토크가 이어졌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역사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논한 시네토크 현장의 일부를 여기에 전한다.



허남웅(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몬티 파이튼의 성배>를 꽤 오래 전에 비디오로 자막 없이 처음 접했다고 들었다. 오늘 스크린에서 자막과 함께 본 소감이 어떤가?
이준익(영화감독): 너무 재밌게 봤다. 영어를 못하면서도 자막 없이 봤는데, 그때 내가 추측했던 내용 그대로여서 내 상상력에 놀랐다.

허남웅: 친구들 영화제에 '몬티 파이튼' 시리즈를 세 개 다 추천할 정도로 굉장한 팬이신 것 같다. 시리즈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있는가?
이준익: 감독이 되기 전, 10여 년 동안 영화 수입사에서 일을 하며, 외국 필름 마켓에서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었다. 마침, '몬티 파이튼' 시리즈에 관한 얘기를 접해 듣고, <몬티 파이튼의 성배>, <몬티 파이튼: 브라이언의 삶>, <몬티 파이튼: 삶의 의미> 세편을 모두 다 찾아보게 되었다. 이들의 세계관에 반했고 나름의 충격을 받았다. 내 영화 <황산벌>에 영감을 준 작품들이다.

허남웅:
BBC의 코미디 프로로 시작한 '몬티 파이튼'이란 그룹의 당시 인기는 비틀즈의 인기와 비교될 정도로 대단 했다고 한다. 이 그룹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되는가?
이준익: 이 영화에서 보았듯 이들은 권력에 대한 조롱과 제도권에게 비판의 돌을 던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회에 또 다른 대안적인 시각을 제공하는데, 머리 아픈 철학책으로서 썰을 푸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미학적 방식으로 웃음을 이용한 조롱과 풍자를 한다.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세상을 조롱하는 대단한 철학자들이다. 이들은 <몬티 파이튼: 브라이언의 삶>으로 기독교를 비판하고 <몬티 파이튼: 삶의 의미>로 자본주의의 모순, 인간의 욕망을 통렬히 비판한다. 이들이 구현한 영화의 깊이는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영화의 의미를 달리하게 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다.

허남웅: <몬티 파이튼의 성배>는 아더 왕 이야기라는 역사의 한 부분을 다루는데, 힘 있는 자들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기 보다는 그들만의 해석을 더했다. <황산벌>과 <평양성>도 그런 시도였나?
이준익: '몬티 파이튼'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 서양 문명의 구조적 해석력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천 년 전 이야기인 아더 왕 이야기를 이용해서 자기 나라, 영국의 역사는 물론 서양 역사에 대한 해학 있는 풍자를 했다. 정치적 이념과 문화적 토양, 과거 역사를 조롱할 수 있는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력이 너무 부러웠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풍자와 비판이 구현 가능한가를 가름하기위해 <황산벌>과 <평양성>을 만든 것이다. 자기네 문명과 역사를 해체해 낼 수 있다는 문화와 예술의 힘을 부러워하면서도 경탄한다. 영국문화에 해박하지 못해서 정밀한 해석은 못해내지만 '영화가 역사 속 이야기를 이용해 비판해내는 상황들이 현실에도 대입될 수 있다'는 영화의 현재성 또한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허남웅: <몬티 파이튼의 성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준익: 코코넛 두들기는 소리로 말을 타는 장면과 성 밖으로 동물을 던지는 장면 등이다. 특히 동물 던지는 장면은 이미지적 쇼크였다. 이 장면을 <평양성>에서 써 보았다. 이 영화를 10년 후에 떠올렸을 때, 아마도 생각 날 것은 코코넛 소리로 말을 타는 기사들이다. 나도 <황산벌>에서 그런 식으로 말을 타게 하고 싶었다. 영화 <도그빌>이 선만 그어 놓고 벽이 있는 듯 극을 진행해 나가듯, 나 또한 천막과 나무판으로 성을 대신하고 종이 갑옷으로 실제 쇠 갑옷을 대신하도록 설정해 보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중 관객들이 아직은 그런 비약과 상징을 받아드리기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 하에 돈이 많이 든 사극들을 만들었다.

허남웅:
이 영화는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구조적인 것보다는 어떠한 것을 이야기하느냐를 더 중점적으로 한 것 같다.
이준익: 그렇다. ‘무엇’에 관해 얘기하느냐가 ‘어떻게’ 보다 중요한 작품이다. 문화의 다양성 속에서 개인의 통로를 많이 만들어서 끊임없는 재생성으로 대안적인 방향을 제시한 작품들이 많다. 대중이 인정하는 가치들에 질문을 던지는 의심체계를 만들어내는 B급 영화집단들이 많고, <몬티 파이튼의 성배>도 그런 작업으로 이뤄진 영화 중 하나다. '흑기사는 죽지 않는다'라는 관념을 손발이 잘려나가도 죽지 않는 흑기사들을 통해 조롱한다. 이 영화 속 모든 캐릭터는 조롱의 대상이다. 관념체계에 대한 해체와 재해석이다. 구조적 문제 ‘How' 보다는 'What' 이 더 인정을 받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우선시 된다. 예술영화나 대안영화가 나오기 힘든 환경이다.

관객1: 오늘 본 <몬티 파이튼의 성배>와 <황산벌>, <평양성>에서 비슷한 점들을 많이 발견했다. 이 영화에서 트로이 목마가 등장하는데 혹시 <평양성>에서 나오는 새 머리가 여기서 영향을 받은 것인가?
이준익: 영화 속 트로이 목마는 말이 아니라 토끼다. 그리스 문명의 패러디랄까. <평양성>의 새 머리는 이것을 딴 것이 아니라 고구려의 상징인 세발 달린 까마귀 삼족오를 나타내는 것이다. 트로이 목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인데, 영화는 이를 풍자하는 듯하다. 나는 우리의 정체성이 드러난 문명을 비판하고 싶다. 우리의 신화를 읽지 않고 그리스 신화를 많이들 읽는데, 그 점이 아쉽다. 사극을 많이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인데, 이게 꽤 힘들다.

관객2: 영화는 '즐길 거리'이기도 하지만 문화와 예술의 한 장르이기도 하며 사회를 보여주는 창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슈화 된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이준익: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간단히 얘기를 해보겠다. 단순히 말해 상업영화는 돈이 없이는 만들어 질 수 없다. 내가 1986년에 영화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영화계는 자급자족이 이뤄지는 시대였다. 관객이 극장에 와서 쓴 돈으로 새 영화가 제작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외부 자본이 유입되며, 자본주의 정신을 가진 기업들이 영화계의 돈의 경로를 바꾸면서 자급자족의 시대는 끝이 났다. 이제 영화가 기업들의 투자를 통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기업들은 예측되지 않는 시장에는 과감히 투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크기와 언어, 문화상 시장이 확장되는 데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고 생산단계에서의 문제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천만 관객 시대가 도래 했더라도 영화 스태프들의 파이 분배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제작사의 횡포 보다는 한국영화계의 구조적인 속성과 자본주의적 시장의 지배가 한 몫 했다고 본다. 자국영화 점유율이 세계 6위로 높은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영화 인력과 바뀌지 않는 파이 분배는 큰 문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영화를 평론과 감상보다는 숫자와 점수로만 평가 내리려는 우리나라의 풍토가 영화판을 더 각박하게 만든 것 같다. 나도 피부로 느낀다. 해가 거듭 될수록 연출부와 제작부에 지원하려는 젊은 영화 인력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상을 좇아 온 영화판의 현실을 못 견뎌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이 우리나라 영화계를 괴롭히고 있을 때, 최고은 작가 사건이 일종의 경종을 울린 것 같다.


관객3: 영화의 즐거움이라는 주제에 걸 맞는 좋은 영화였다. 이 영화의 즐거움은 마녀사냥이라든가 지배층의 모순을 풍자하고 비판하면서 나오는 코미디로부터 온다.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적 현상을 조롱할 때 가장 희열을 느끼시는지?
이준익: 많다. 한 20여개 정도는 아예 목록을 적어 놓았다. 할 소재는 너무 많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근현대사는 다루기 힘들어서 오래된 황산벌이나 평양성 속의 역사적 배경을 통해 사회에 돌을 던지려고 노력했다. 내 시대 사람들은 자기검열이 아직 몸에 배어있다. 아무리 근현대사의 꼬임을 비판하려해도 한계가 있다. 젊고 힘이 넘치는 내 후배들이 근현대사 속의 사건들을 알맞게 비판하고 풍자하며 부딪혀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리 : 배준영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관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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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벌써 여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2006년에 서울아트시네마의 안정적인 공간 마련과 재원확보를 위해 영화감독, 배우가 참여한 것이 벌써 6회에 접어든 것입니다. 아울러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또한 9년째를 맞았습니다. 매년 1월에 친구들과 영화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는 행사가 친구들 영화제입니다.

올해는 친구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당신에게 영화의 즐거움이 무엇인가'입니다. 지난해에 시네마테크는 물론이고 영화인들 상당수가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2011년에는 그런 시간을 넘겨 영화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영화의 향락을 낙원에서 누려보자는 취지입니다. 영화의 즐거움을 함께 하자는 것은 우리들의 욕망의 실현이 아니라 반대로 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들을 누리자는 것입니다. 영화가 제공하는 즐거움은 다양합니다. 오래된 영화를 상영하는 기억의 극장을 찾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익명의 친구들과 감성적 교제를 나누는 일이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의 거대한 스크린에서 빛을 만나는 즐거움, 그리고 본 영화들을 두고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거나 글을 쓰는 비평적 욕구도 있습니다. 낯선 세계를 만나는 즐거움은 영화를 만들고자하는 욕망으로 진전되기도 합니다. 시네마테크는 이런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장소입니다.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는 열일곱 명의 친구들이 참여합니다. 예년보다 적은 예산이지만 반대로 전례 없이 가장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친구들의 선택작들과 관객들의 선택,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는 특별히 해외와 국내의 시네마테크 두 기관을 친구로 초대합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지난 해 서울아트시네마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표인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명의로 재정지원 확대와 독립성의 확보, 안정적인 전용관이 필요하다는 서한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카르트 블랑슈'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역사와 함께 했던 12편의 프랑스 영화가 소개됩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복원하고 발굴한 장 르누아르, 사샤 기트리, 막스 오퓔스의 영화와 시네마테크에서 꿈을 키웠던 고다르, 그리고 누벨바그 이후의 장 으스타슈, 필립 가렐 등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장 프랑수아 로제가 2월에 서울 아트시네마를 방문해 시네마테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아울러 영상자료원이 새롭게 복원한 한국영화 네 편이 상영됩니다.

특별전에서 상영하는 마태오 가로네의 영화는 지난해부터 서울아트시네마가 활발하게 진행한 우리 시대의 작가를 소개하는 행사의 일환입니다. 특별히 그의 대표작인 <고모라>를 포함해 세 편은 이탈리아 문화원의 협조로 국내 판권을 구매해 특별전 상영 이후에 시네마테크를 포함한 예술영화관에서 상영할 계획입니다. 지난 해 타계한 에릭 로메르를 기념하는 '오마주: 에릭 로메르'에서는 6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에릭 로메르는 시네마테크가 사랑하고 시네마테크를 사랑한 감독입니다. 2001년에 그를 기리는 '에릭 로메르 회고전'을 처음 기획해 시네마테크에서 개최한 바 있는데, 당시 에릭 로메르는 '멀리 있는 친구들에게 저의 모든 작품에 대한 당신들의 오마주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 모든 감사와 따뜻한 우정의 표현을 받아주시길'이란 서한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로메르에게 따뜻한 우정의 표현을 보낼 차례입니다.


영화가 허락한 즐거움은 영화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도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 분의 영화감독이 참여했지만, 2011년에는 이명세 감독부터 윤성호 감독에 이르는 현역의 감독 여섯 분이 참여해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젊은이들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클럽' 행사가 열리게 됩니다. 지난 10년의 한국영화를 되돌아보는 행사도 있습니다. 장현수 감독의 <라이방>과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2001년도에 개봉했던 영화들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와라나고'라는 한국의 예술영화 제작과 배급, 예술영화 상영공간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게 만든 영화들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이 이미 10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영화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살펴보는 기회입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시네마테크를 후원하기 위한 영화제입니다. 알다시피 시네마테크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지난 해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건립과  공간 확보, 재정 마련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시네마테크에 대한 공적 지원이 50% 삭감되면서 임대료를 낼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 생겼지만, 영화인들과 배우들의 후원 광고 덕분에 힘든 상황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삭감된 예산을 복원하려는 노력도 있었습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대표인 박찬욱 감독이 직접 국회를 방문해 시네마테크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에는 당장 급한 시네마테크의 안정화 노력 외에도 전용관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의 마련과 예산 확보에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전용관을 마련하는데 서울시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2월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관계자와의 좌담과 포럼을 시작으로, 3월에는 시네마테크 정책과 관련한 심포지엄이 열리고, 시네마테크의 해외 친구로 외국 영화인들의 초대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내년은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올 한해 십 주년을 맞는 준비들이 있을 것입니다.

올 해의 개막작은 에릭 로메르의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입니다. 누벨바그의 동료였던 프랑수아 트뤼포, 자크 리베트, 장 뤽 고다르가 초기 시절에 만든 단편 영화의 느낌으로 되돌아가 만든 작품입니다. 대표작인 <녹색 광선>을 만들고 불현듯 로메르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이 영화를 즉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첫 에피소드에는 '블루아워'라는 동이 크기 전의 1분간의 정적의 시간에 대해 말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밤새들이 잠들기 전, 낮 새들이 깨어나기 전의 정적이 시간은 영화 속 소녀의 말을 빌자면 마치 배심원들이 심의에 들어간 후 '사느냐 죽느냐'의 판결을 기다리는 시간처럼 고요함과 불안이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농부들이 '누가 뭐래도 내일은 새로운 날이 될 거야'라던가 '무슨 수를 써도 내일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런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시네마테크가 그런 블루아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고요함과 정적의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내일이 오고, 내일이 오는 것을 누구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내일 우리는 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을 함께 누릴 것입니다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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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막, 누구 추천작 볼까? 즐거운 고민의 시작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열리는 성대한 영화 축제가 있다.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어깨동무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 축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올해로 제 여섯 번째를 맞이한다.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1월 18일 개막하여, 2월 27일 까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다. '영화의 즐거움'이라는 큰 테마로,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상영작과 많은 부대 행사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관객들은 올해 벌어지는 첫 영화축제의 즐거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참여한 친구들의 명단과 그들이 선택한 영화들을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자리인 기자 간담회가 2011년 1월 5일 오전 11시에 서울아트시네마 인근 카페인 '카페 신'에서 열렸다. 이준익, 김태용, 이해영 감독이 참여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고 ‘2011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전반적 테마와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송승민(서울아트시네마 사무국장):
2011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기자 간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서울아트시네마 사무국장 송승민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 기자 간담회에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올해는 영화인들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영화에 있어 즐거움이란 것은 어떤 것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2010년 많은 영화인들과 관객 분들이 상당히 괴로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2011년은 그 괴로운 시간을 넘어서서, 영화의 즐거운 시간들을 누려보자, 영화의 즐거움을 낙원에서 누려보자. 이것이 2011년 서울아트시네마의 모토입니다. 영화의 즐거움이란 것은 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을 누려보는 것입니다.
올해는 친구들의 선택 이외에도 지난 한 해 동안의 시네마테크를 둘러싼 활발한 논의들을 이어나가는 차원에서 특별히 두 기관의 시네마테크에 카르트 블랑슈, 일종의 백지수표를 위임하는 편지를 보냈고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함께 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0년 2월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대표인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으로부터 서울아트시네마의 응원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운영에 있어서의 독립성, 안정적인 재원의 확보, 안정적인 전용관의 확보가 시네마테크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라는 전언이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특별히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역사와 함께 했던 12편의 프랑스 영화가 소개됩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복원하고 발굴한 영화들, 시네마테크에서 꿈을 키웠던 고다르의 영화, 그리고 누벨바그 이후의 장 으스타슈, 필립 가렐 등의 영화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장 프랑수아 로제가 2월에 서울 아트시네마를 방문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역사와 지금 시네마테크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좌담과 포럼이 열릴 예정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영상자료원에서 새롭게 복원한 한국영화 네 편이 상영됩니다.
시네마테크는 지난해부터 우리 시대의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를 벌였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이탈리아 문화원의 협조로 마테오 가로네의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그동안 <고모라>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는데, 이번에 가로네의 3편의 영화를 구매해 상영하고, 이전 작품들도 소개합니다. 또 하나 시네마테크가 사랑하고 또 시네마테크를 사랑했던, 지난해 타계한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 여섯 편이 상영되는 '오마주 에릭 로메르' 행사가 열립니다. 동시에 영화가 허락한 욕망 중의 하나는 영화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망도 포함되어 있는데, 6명의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젊은이들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클럽' 행사가 열리게 됩니다. 지난 10년의 한국영화를 되돌아보는 아주 특별한 행사도 있습니다. 장현수 감독의 <라이방>과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2001년도에 개봉했던 영화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와라나고'라고 해서 한국영화에 있어서의 예술영화, 그리고 이런 영화들에 대한 제작의 활성화, 그리고 이런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예술영화 상영공간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던 영화들입니다. 지원이 중단되고 예산이 50% 정도 삭감된 상태이긴 하지만, 반대로 올해의 친구들 영화제는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작품들과 영화인들이 참여한 행사가 됐습니다. 영화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해영(영화감독): 늘 관객으로서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친구들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저는 <매드 맥스>를 골랐습니다. 그동안 '친구들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들이 주로 영화인으로서, 감독으로서 애정을 가졌던 작품들이었다는 느낌이 있었다면, 저는 이번에는 좀 더 순수하게 관객 입장에서 '가장 순수하게 좋아했던 영화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그 시절에 열광했던 영화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영화의 원초적 즐거움을 줬던 영화들에 대한 상기가 자연스럽게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당시에는 불법 비디오로 밖에 볼 수 없었던 작품을 필름프린트로 극장에서 보면 꽤 특별하고 신선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도 매우 기대되고 설레고 있습니다. 시네마테크가 형식적인 예술영화만 상영하는 곳이 아니라, 뭔가 영화의 원초적인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인들, 관객들 문턱 없이 모두가 다 어깨동무하고 이 모든 즐거움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흔쾌히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준익(영화감독):
모든 인간이나 동물은 고향이 있습니다. 자기가 태어난, 자기가 자란, 그런 어떤 생리적인 고향이 있습니다. 저 같이 영화로 밥을 먹는 사람들은, 제가 밥벌이 하는 영화라는 문화적인 한 장르의 고향이 있겠죠. 근데 저 뿐이 아니고, 현대인들은 태어나서 TV든 극장이든 어떤 매체를 통해서, 영화라는 문화적인 자신만의 추억과 어렸을 때 혹은 젊었을 때 그 영화를 보면서 이식되었던 어떤 영혼이 있습니다. 그 영혼의 고향 같은 게, 저에게는 이 시네마테크입니다. 그런데 보통은 고향에서 태어나서 모든 인간은 고향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저 역시 멀리 도망가려고 달려갔지만, 가끔 문득 영화라는 문화적 영혼이 저의 뒤통수를 간지럽힐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시네마테크가 아니고서도, DVD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고향에 있던 추억의 영화를 볼 수는 있겠죠. 하지만 모든 인간이 고향에서는 혼자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거기에는 가족도 있었고,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있었죠. 그것처럼 영화의 고향인 시네마테크에서는, 이제는 자주 만나지 않는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 안에는 동료도 있겠지만, 또한 영화 속에 담겨져 있는, 영화 속의 인물들의 갈등과 관계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인간의 관계성도 있죠. 이런 것들이 저의 심리 구조나 뇌 구조 안에 영향을 주었어요. 인간의 관계성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던, 그리고 지금도 그 연장선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세상을 보는 눈, 인간을 보는 눈이 계속 자라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지금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의 감독의 생각이나 인물들이, 미래에 또 다른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영혼에 영감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영혼의 가장 아름다운 액체인 눈물을 흐르게 해주고, 또 이를 넘어서는 것으로 신의 가장 위대한 선물인 웃음을 짓게 하고, 이런 것들에 대한 고향이 바로 시네마테크라고 생각합니다. 영혼의 고향의 가치를 사랑하는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곳, 그래서 아마 이런 자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젊은이들이 영화를 관람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좋은 고향의 향기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을 사랑합니다.


김태용(영화감독): 친구들 영화제에 몇 번 참여를 했었지만, 작년에는 영화작업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고 올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준익 감독 말씀대로 고향에는 혼자 있지 않았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웠던 세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골방에서 비디오를 보면서, 그 비디오를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어떤 친구가 재밌다고 하면 그 영화를 다시 보고 그러면서 영화를 좋아했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영화를 보는 가장 좋은 방식은, 누군가의 추천을 받거나 제가 봤던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해 줄 때였어요. 시네마테크는 친구들이 계속 무언가를 추천해 주고, 추천받은 영화를 와서 봤더니 그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는, 그런 공간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본다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즐거운 일이고, 그리고 외로운 일이 아니라는 걸 계속 알려주는 게 시네마테크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다양한 방식들이 앞으로도 계속 생길 텐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끝까지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는 방식일 것 같아요. 누군가를 계속 만나고 영화를 통해 확장되는 세계라는 생각에 매년 참여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번에 선택한 영화는 <수쥬>라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뭐가 즐거울까 생각했더니 별로 즐거운 일이 없더라고요. 옛날처럼 버스터 키튼 영화를 봐도 별로 안 웃기고, 개인적으로 요즘 즐거움을 잘 못 느껴서, 오히려 처절한 사랑 영화를 하나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10년 전에 잠시 개봉했다가 사라진 영화인데, 상하이에 흐르는 수주라는 강에서 살고 있는 한 아름다운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동시대 아시아 영화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를 같이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서 절절한 사랑 영화를 꼽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욱:
가장 궁금해 하는 문제가 있으실 것 같아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건립, 공간 확보와 재정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0년에 시네마테크에 대한 일시적인 지원 중단과 예산 삭감이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사실 극장의 임대료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영화인들과 배우들의 후원 광고 촬영 덕에 2010년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준익 감독님도 광고를 촬영하셨는데, 아마 영화가 개봉할 즈음에 나올 것 같습니다. 두 차례의 후원광고 촬영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잡지나 화보, 그리고 직접적인 후원들이 영화인들을 통해 있었고, 2010년의 운영은 그런 후원들로 진행이 됐습니다. 동시에 2010년 말미에 삭감된 예산을 복원하려고 하는 노력도 있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국회를 방문해 삭감된 지원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벌였지만, 잘 아시다시피 지난 해 예산안이 그냥 통과되어 버리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시네마테크 예산을 복원하는 문제는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2011년에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구체적인 청사진과 공간 확보와 예산 조정과 관련된 일들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 그리고 서울시의 협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월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관계자가 방문해 시네마테크와 관련된 좌담과 포럼이 진행되고, 3월에는 시네마테크 지원정책과 관련된 포럼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해외 시네아스트 초청 방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업의 후원으로 매년 한두 번 진행될 예정입니다. 2012년은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십 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2012년에는 일 년 내내 십주년의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준익: 맥주 광고에 출현을 했는데, 작년에 많은 감독들과 배우들이 시네마테크 기금 조성을 위한 촬영이 있었고, 저도 요청이 있어서 흔쾌히 찍었습니다. 목표는 "돈을 모으자. 그 돈으로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건립을 해내자"였는데, 김성욱 프로그래머의 말을 들어보니 그것으로는 부족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영화가 지극히 상업주의로 획일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 있는 두 젊은 작가정신이 투철한 감독들이 점점 가난에 찌들어가고 있습니다.(웃음)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의 더 많은 젊은이들이 영화에 꿈을 갖고 자신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희망과 꿈을 제시할 수 있는 근원이 필요합니다. 그 근원 중의 하나가 여기서 상영되는 영화들이죠. 당시엔 그다지 주목받거나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으나, 영화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그 가치가 식지 않는 영화들이 시네마테크에서 상영이 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기본이 되는 상영관의 조성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나라에서든 선진국에서는 굶어가는 예술가들의 영혼이 부패되지 않도록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후원을 합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같은 경우는 가장 좋은 모델이 되겠는데, 젊은 영혼들이 상업주의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거기서 획득되지 않는 어떤 소외된 영화적 가치, 어떤 정서나 사상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외로운 영혼의 필수 아미노산 같은 양분이 되는 것들이 시네마테크를 메카로 해서 파생되어 일상의 따뜻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모두가 상업 영화에 열광할 때, 남들과 다르고 싶은 인간 객체의 자존심과 욕망을 달래줄 수 있는 피난처가 필요합니다. 자본주의의 미덕도 있지만, 그 미덕이 유지되기 위해선 그 해악들을 메우는 활동도 필요합니다. 이 세상의 모순을 메우는 데 참여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해영: 요즘 많이 잊고 있었던 게 영화의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어요. 시네마테크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결국 단순하지만 영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란 것이 막연하게 설레게 만들고, 왠지 좋은 책을 받아서 첫 장을 넘길 때의 설레임이나 좋은 음반의 재킷을 처음 뜯을 때의 쾌감이 있습니다. 영화에도 그것에 못지않은 굉장히 설레는 순간들, 원초적인 즐거움 같은 것이 있죠. 영화인으로 살든 비영화인으로 살든 마찬가지입니다. 제 영화가 시장에서 크게 환대를 받진 못했지만(웃음), 영화의 즐거움과 영화를 만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굉장히 즐거운 일이구나, 하고 다시 깨달은 시간이었죠. 이번 친구들 영화제의 참여도 시의 적절하게 영화의 즐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김태용: 개봉할 영화가 외면 받고 소외받는 영화가 될지 사랑받는 영화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매 순간에 친구들을 만나는 느낌이 저한테는 영화를 작업하는데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영화 작업하는 사람들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그 시간을 보상받고 싶을 때 극장에 오면 사람들을 만나고, 무언가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느낌은 보통 극장에서는 받기 힘들고, 시네마테크에 오면 받는 거 같아요. 그런데, 매년 시네마테크의 안정적인 지속을 위해 노력하지만,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2012년을 원년으로 삼고 조금씩 힘을 모아야 할 것 같고, 올 해가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안정적인 공간에서, 세상에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도 많고 생각보다 좋은 사람도 많은데, 이런 것들이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삶이 보다 윤택해지는 걸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 박영석 시네마테크 관객에디터)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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