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한 겨울의 클래식
2011. 1. 7.
모호하지만 황홀한 경험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자브리스키 포인트>
“현대 영화사의 가장 이례적인 재앙 중 하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70)를 두고 지가 한 말이다. 700만 달러의 제작비에 90만 달러의 수입. 완벽한 실패였다. 그러나 안토니오니의 이 유일한 미국영화는 계속해서 스크린에서 되살아났다. 영화를 부활시킨 것은 다름 아닌, 작품 속 배경인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사막이었다. 이방인이 본 북미대륙의 스펙터클한 풍광이 관객의 시선을 끌었던 것이다. 실로 ‘공간’은 볼거리를 넘어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다. 감독은 가장 미국적이라고 할 법한 두 공간, 즉, 마천루와 광고판들이 즐비한 대도시와 줄곧 서부영화들의 배경을 담당해 온 사막을 스크린에 담았다. 70년대, 도시의 젊은이들은 히피문화와 반전운동, 혁명의 분위기에 젖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