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탈계급화된 인물과 마주하다 - 다르덴 형제의 <로제타>
여기 세상을 향해 단 한순간도 표정을 풀지 않는 한 소녀가 있다. 소녀의 소원은 단 하나,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다시는 누구에게도 결코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가난한 캠프촌의 트레일러에 사는 소녀는 알콜에 찌든 엄마를 보살펴야 하고, 가스와 수도비와 월세를 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 책임져야 하는 소녀의 일상은 언제나 벼랑 끝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런 소녀에게도 어느 날 자신을 다정하게 쳐다봐주는 남자친구가 생긴다. 지긋지긋한 엄마를 피해 남자친구의 집에서 처음으로 일상의 굴레를 잠시 벗어두던 밤, 소녀는 혼자 속삭인다. “넌 친구가 생겼어. 난 친구가 생겼어. 넌 정상적인 삶을 산다. 난 정상적인 삶을 산다. 넌 시궁창을 벗어난다. 난 시궁창을 벗어난다.” 이 작은 ..
2012.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