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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벨바그

[리뷰] 프랑수아 트뤼포의 '녹색 방' 두 부친, 바쟁과 로셀리니, 그리고 배신과 속죄 트뤼포 자신이 직접 연기하는 (1978)의 주인공 줄리앙은 부고(訃告) 전문 기자다. 부고 기사라는 게 불멸의 초상화를 그리는 렘브란트처럼 타인에 대한 깊은 연민이 없인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데 줄리앙은 편집장으로부터 ‘부고 기사의 대가’라는 칭호까지 듣는다. 죽은 사람은 그의 문장에 의해 부활의 명예를 누리기도 한다. 영화의 도입부, 줄리앙은 어느 정치가의 부고 기사를 쓰고 있다. 평소처럼 일필휘지로 내달리는 솜씨가 과연 대가의 풍모다. 그런데 그는 탈고를 하자마자 원고를 편집장에게 넘기며, 수정은 마음대로 하라면서 퇴근하려 한다. 편집장은 기사를 읽고, 얼굴이 사색이 된다. 급히 줄리앙을 불러 따지듯 묻는다. “당신은 죽은 사람을 두 번 죽이려합니까?”.. 더보기
[영화사강좌] 브레송 영화와 프랑스 문학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1930-1960’ 기간 중에는 프랑스 영화의 고전기 작품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두 차례의 영화사강좌가 마련되었다. 그 첫 번째 강좌로 지난 10월 30일 상영 후에는 상명대 프랑스어문학과 정의진 교수가 강사로 나서 ‘브레송 영화와 프랑스 문학’에 대하여 들려주었다. 그 현장을 여기에 전한다. 정의진(상명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교수): 오늘은 문학과 영화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브레송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겠다. 브레송 영화를 보고 처음부터 감동 받았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를 절망시킨 감독이 둘 있었는데, 타르코프스키와 브레송이었다. 와 를 보고 많이 졸기도 했다. 지금은 둘 다 매우 좋아하고 존경한다. 영화사적으로 보자면 브레송은 조금 미묘한 위치에 있다. 1901.. 더보기
이 영화 없이 현대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네클럽] 개봉 50주년 기념 장 뤽 고다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고, 상영 후 영화에 대한 강좌와 함께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과 대화를 나누는 ‘시네클럽’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장 뤽 고다르의 가 발표된 지 50주년을 기념하여 누벨바그의 혁명을 일으킨 고다르의 를 특별 상영하고 고다르의 작품 세계와 그가 일으킨 누벨바그 혁명을 추억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상영 후에는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의 강연도 이어졌다. 극장이 거의 만석일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 시네클럽 행사는 고다르의 저력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반증했다. 그 특별했던 시간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본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올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