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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지키기] 열두 번째 메시지

내가 시네마테크에서 접한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는다면, 여러 영화들이 떠오르지만, 단연 레오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처음으로 꼽겠다. 아트시네마를 출입하기 전까지 영화의 예술성이라는 것에 대해 그다지 많은 관심도 지식도 없었던 것 같다. 영화는 한 시대를 보여주고, 또 영화는 그 시대 속의 여러 인물들을 보여주고, 또 영화는 그 한 시대 속 여러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그런 기본적인 시나리오 위에 그 영화를 만들었던 시대 사람들의 음악과 편집, 연출이 덧입혀진다. 영화 안의 시대와 영화 밖의 시대가 조응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시대의 사람들에게 보여 짐으로써 새로운 조응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즐기는 매체라기보다는 무언가를 전달하고 느끼게 하는 매체였다. 내가 아트시네마에서 만난 영화들은 그랬다. 나에게 아트시네마는 영화를 보는 곳이 아니라 느끼는 곳이었고, 배우는 곳이었고, 무언가를 나누며 소통하는 곳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 “아” 외마디 탄성을 나지막이 질러내며 자리를 뜰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이전에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스크린 저쪽의 다른 세계가 나를 향해 말하는 곳. 그리고 나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곳. 그곳이 바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다. (방현주, 39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