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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치(박세가, 다음 웹툰 / 송송책방)

‘노가다’ 현장을 그린 어름치를 좋아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힘빠진 그림체도 정감이 가고 느릿한 전개 리듬도 좋고, 각양각색의 인물들도 다들 매력적이다. 작가가 직접 겪은 일이라 그런지 공사장 디테일도 신선하고, 은근히 빼곡하게 들어찬 썰렁한 유머도 좋다. 결말 뒤에 찾아오는 여운도 생각보다 크다. 소재 특성상 언뜻 특별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맡은 임무를 완수하느라 땀 흘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시원섭섭한 개운함도 잘 녹아 있다. 이런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어름치는 최근 본 만화 중 가장 좋은 인상을 남겼다.

또 하나 특히 좋았던 건 ‘건강한 어른’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창작물에서 근사한 기성 세대를 만나는 게 드문 일이 되어버렸는데, 어름치에는 실장 캐릭터가 좋은 어른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것보다 실장님이 일하고 쉬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어서 만화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었다. (김보년)

Poster : 벽에 붙이고 싶은 포스터 고르기 8.

서울아트시네마 ‘2020 포르투갈 영화제’

2020년 베를린영화제 인카운터스 부문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 수상작, 카타리나 바스콘셀로스 <변신>(2020) 스틸로 제작한  ‘2020 포르투갈 영화제’ 메인 포스터는 톤이며 질감이며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나의 방 벽에도 붙여 놓았던, 특히 아끼는 포스터였는데 판매가 한 장도 되지 않아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포스터이다. 

<변신>의 줄거리는 이렇다.

“엔리크란 이름의 노인이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에겐 여섯 명의 자식들과 손주들이 있으며 오랜 기억이 깃든 집도 있다. 그리고 그에게는 아내 베아트리스가 있다. 기억의 흐름과 함께 시간은 과거 속으로 부드럽게 이동하며, 엔리크와 베아트리스, 그리고 자식들을 둘러싼 일상의 단면과 감정의 상태를 단정하고 정갈한 이미지로 포착한다. “

얼마 전 나는 집의 구조를 바꿔보겠다고 가구와 물건들을 다 이동시켰고, 거의 일주일 째 처음 이사온 날처럼 살고 있는 중이다. 다시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아 이틀 전에 바닥에 떨어진 포르투갈 영화제 포스터만 벽에 다시 붙여 놓고는 이 단정하고 정갈한 이미지를 멍하니 쳐다보던 밤만 지나 보냈다.(예그림)  

Lunch : 극장 직원의 극장 일기 - 종로3가에서 밥 먹기 8.

이삭토스트(피카디리 앞)

서울아트시네마 근처에는 이삭토스트가 두 개 있다. 하나는 국일관 앞에 있고, 또 하나는 피카디리 앞에 있다. 둘 중 내가 주로 가는 곳은 피카디리 앞 이삭토스트다. 극장과 더 가깝고, 손님이 상대적으로 더 적어서 주문을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삭토스트에 관한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지만, 그동안 이삭토스트에 시들했던 분들이 있다면 꼭 최신 메뉴를 확인해보길 권하고 싶다. 이삭토스트는 의외로 신메뉴 개발에 적극적이라서 거의 한 달에 하나씩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최근에는 소세지를 넣은 토스트도 나왔고, ‘리챔’을 넣은 메뉴도 나왔다. 나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의 신메뉴를 맛 보는 걸 좋아해서 일부러 이삭토스트를 정기적으로 찾는다. 극장에서 먹다보면 항상 내용물이 밖으로 튀어나와 남들보기 부끄럽고 치우기도 곤란하지만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피카디리 앞 이삭토스트에서 토스트를 사면 바로 옆의 톰앤톰스 커피숍 안에서 먹을 수 있다. 토스트를 사면 커피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으니 영화 보기 전 가볍게 요기를 할 분은 참고하시길. 그리고 토스트를 기다리는 동안 피카디리 앞의 묘하게 카오스적인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도 이곳을 찾는 또 하나의 재미다. (김보년)

 

Posted by seoul art cinema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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