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타티의 '나의 아저씨'
(1958)는 한 도시 속의 두 도시 이야기다. 윌로 씨가 살고 있는 쪽에선 담쟁이덩굴과 이끼가 감싸 안은 집, 떠돌이 개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거리, 인간의 손때가 묻은 담벼락, 마부가 마차를 끄는 새벽길을 볼 수 있다. 그곳엔 시장이 있고, 사람들의 대화가 있다. 상인은 할머니가 알아서 배추를 가져가도록 놔두고, 토마토를 떨어트린 소녀는 몰래 도망가며, 윌로 씨의 가방에 든 생선이 가판대 아래 앉은 개의 성질을 건드리는 그런 곳이다. 그들은 살기 위해 산다. 윌로 씨의 처남 가족이 지내는 쪽의 풍경은 완전히 다르다. 회색 빛 건물이 줄지어 섰고, 검은 아스팔트가 각 구역을 뚜렷이 나눈다. 공장장인 처남이 출근하면 웃으며 잡담을 나누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척한다. 그곳의 사람들은 효율성과 공간과 일..
201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