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5월의 잃어버린 아이들, 장 으스타슈의 <엄마와 창녀>

2010. 2. 5. 10:332010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상영작 소개



클래식 음악과 실존주의 철학을 신봉하는 인텔리인 알렉상드르는 직업도 없이 애인인 마리에게 빌붙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느날 그는 옛 애인인 질베르트를 찾아가 청혼하지만 거절당하고,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베로니카와 사랑에 빠진다. 마리와 베로니카는 각자를 질투하고 알렉상드르는 두 여자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63년 첫 영화를 만든 후 10년만에 처음으로 만든 장편극영화에서 으스타슈가 다루고 있는 것은 68혁명 이후 프랑스를 점령한 절망적인 분위기다. 장 피에르 레오가 연기하는 알렉상드르는 이 시대의 완벽한 페르소나다. 그는 자신을 양육해주는 엄마(마리)에게 의존한 채, 때로 갑작스러운 각성이라도 한 듯 옛사랑(질베르트)을 되찾으려 하지만 이미 때가 늦었고 부도덕하게도 이 희미한 옛사랑의 대역으로 창녀(베로니카)를 찾는다. 이들 모두는 방향과 목적을 상실한, 세르주 다네의 표현을 빌자면 ‘68년 5월의 잃어버린 아이들’이다. 이들 중 이 시기의 좌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은 지독히 예민한 베로니카다. 그녀는 5년 전 스무살 때 처음으로 섹스를 했고, 이후 사랑 없는 공허한 섹스에 지속적인 슬픔을 느낀다. 그녀의 검은 옷은 마치 상복과도 같지만 무거운 좌절과 절망을 극복하려는 고집스러움을 지니고 있는 것은 정작 베로니카 한 사람뿐이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오랫동안 울 때, 관객은 어찌할 도리 없는 떨림을 경험하게 된다.

이 예외적인 영화가 발표되었을 때 프랑스인들은 그 깊은 절망에 온전히 공감했고, 이 작품이 그 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과 국제비평가상을 받으면서 으스타슈는 처음으로 대중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줄곧 개인적인 영화들을 만들어왔던 으스타슈는 이 작품에서도 지나쳐가는 남자로 잠깐 모습을 보여주고, 으스타슈의 절친한 친구이자 데뷔작부터 꾸준한 지지자였던 영화평론가 장 두셰가 특별출연하고 있다. (자료: 문화학교서울) 

 ▶▶  상영일정
1월 17일 13:00 시네토크_김한민+윤종빈
1월 26일 13:00
2월 6일 18:00

※ 문화학교서울 ‘장 으스타슈, 필립 가렐 특별전’ 카탈로그에서 재인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