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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2016 대만 영화제

차이밍량의 영화 속에 그려진 공간과 사람의 관계 차이밍량의 영화 속에 그려진 공간과 사람의 관계 아이들이 잠든 침대 한쪽에 걸터앉아 천천히 머리카락을 빗는 여인(양귀매). 일단 머리를 빗는 여인의 행동을 인지하고 나면 잠자는 아이들을 지나 그들 뒤의 벽에 시선이 가닿는다. 검은색 바탕에 누르스름한 세로줄 무늬가 불규칙적으로 난 벽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줄무늬는 누군가가 부러 그어놓은 칼자국 같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 벽지가 벌어지면서 생긴 균열 같기도 하다. 여하간 집이라는 공간에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불길하기까지 한 이 벽은 이들이 점한 공간을 비현실적인 공간 혹은 세트장처럼 보이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차이밍량이 그곳을 세트장처럼 보이도록 의도했는지가 아니라 그곳이 세트장처럼 보인다는 것 자체다. 세트장처럼 보인다는 것은 인물이 그 공간.. 더보기
[특집] 차이밍량의 “행자” 혹은 “만주장정” 연작에 대하여 차이밍량의 “행자” 혹은 “만주장정” 연작에 대하여 차이밍량의 “행자” 연작은 현재진행형이다. 붉은 법의를 입은 맨발의 승려가 침사추이, 타이페이, 마르세유, 동경 등 도심을 아주 느린 걸음으로 가로지르는 여정을 변주한 연작이다. 차이밍량은 현장 법사의 천축국 순례를 영화화하는 시대극을 염두에 뒀었지만 이 계획을 변경해 2012년부터 꾸준히 연작을 발표하고 있다. 차이밍량은 “행자”보다 “慢走長征(만주장정)”이란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영화에만 머물지 않고 행위예술로 발을 내디딘 “행자” 연작은 지금까지 다섯 편이 국내에 소개 및 상영, 공연이 이뤄졌다. 전시, 연극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차이밍량의 도전을 자극하고 있는 “행자” 연작을 구성하는 총 8편의 중, 단편영화 그리고 무대극을 간략하게 소개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