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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모호하지만 황홀한 경험 -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자브리스키 포인트> “현대 영화사의 가장 이례적인 재앙 중 하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70)를 두고 지가 한 말이다. 700만 달러의 제작비에 90만 달러의 수입. 완벽한 실패였다. 그러나 안토니오니의 이 유일한 미국영화는 계속해서 스크린에서 되살아났다. 영화를 부활시킨 것은 다름 아닌, 작품 속 배경인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사막이었다. 이방인이 본 북미대륙의 스펙터클한 풍광이 관객의 시선을 끌었던 것이다. 실로 ‘공간’은 볼거리를 넘어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다. 감독은 가장 미국적이라고 할 법한 두 공간, 즉, 마천루와 광고판들이 즐비한 대도시와 줄곧 서부영화들의 배경을 담당해 온 사막을 스크린에 담았다. 70년대, 도시의 젊은이들은 히피문화와 반전운동, 혁명의 분위기에 젖어 있다.. 더보기
한 겨울의 클래식 겨울에 어울리는 거장들의 만찬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2010년의 대미를 장식할 프로그램으로 오는 12월 28일부터 2011년 1월 12일까지 10여일 간 서울 낙원동 소재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한 겨울의 클래식’이란 제하로 겨울에 어울리는 클래식 영화 8편을 엄선하여 상영한다. 클래식의 매력 중 하나는 내용 여하에 상관없이 필름이 주는 질감이 따뜻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는데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과거의 영화에 대한 따뜻한 기억을 가지고 있듯이, 이번에 기획한 ‘한겨울의 클래식’에서 준비한 8편의 영화는 온 몸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추운 겨울 마음의 보온을 가져다 줄 목록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영작은 에른스트 루비치의 를 비롯한 할리우드 클래.. 더보기
클로드 샤브롤의 누벨바그 지난 12월 23일 상영 후에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의 영화사 강좌가 열렸다. ‘클로드 샤브롤의 누벨바그’란 제목으로 표면과 심층사이의 관계, 아메리칸 시네마에 대한 경도와 장르 영화에 대한 애호가 깊었던 누벨바그리언 샤블로의 세계에 대하여살펴보았던 그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샤브롤은 굉장히 전략적인 위장전술을 구사했던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의 영화와 관련해서 몇 명의 다른 작가들을 떠올릴 수 있는데, 역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히치콕이다. 두 번째로는 프리츠 랑이 있다. 랑의 미국시절 영화는 위장영화였다. 그는 독일에서 대단한 예술가로 인정받으며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히치콕의 3분의 1도 안 되는 급료를 받으며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 더보기
“나의 경험, 생각, 취향들을 가득 채워나간 영화다” [작가를 만나다] 이재용 감독의 지난 12월 18일 열린 ‘작가를 만나다’에서는 이재용 감독을 만나보고 개봉 10주년을 맞는 (2000)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2010년의 마지막에 만난 작가 이재용 감독은 데뷔작 (1998)를 통해 성공적으로 충무로에 안착했고, 두 번째 연출작 역시 이재용 감독 특유의 절제된 연출과 깔끔한 묘사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순애보 개봉 1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12월의 작가를 만나다 현장을 전한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올해로 가 개봉한지 10주년이 된다. 극장에서 영화를 다시 보니, 부분 부분 기억나는 장면들도 있고, 이런 장면이 있었나 싶은 장면들, 새롭게 느껴지는 장면이 많았다. 데뷔작인 를 만든 후에 이 영화를 만드시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 더보기
[특별연재] 클로드 샤브롤의 회상록 6 여섯 번에 걸쳐 연재하는 샤브롤의 회상록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이 1993년 프랑스 대표 주간지인 ‘텔레라마’에 기고한 것이다. '텔레라마'지는 지난 2010년 9월, 작고한 샤브롤을 기리기 위해 회상록의 여섯 편을 다시 한번 공개했다. 이 회고록은 여전히 미지의 작가로 남아 있는 샤브롤의 삶과 영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2월 14일부터 열리는 ‘클로드 샤브롤 추모전’ 기간에 맞춰 특별히 파리에서 영화, 사진 등의 예술작업을 하고 있는 김량씨의 번역으로 연재해 소개하기로 한다. (김성욱: 편집장) 제 6화 명성에 속지 않는 영화감독이 되다 스무 네 살의 나는 기혼 남성에다가 아들까지 둔 가장이며 샐러리맨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나는 그.. 더보기
[특별연재] 클로드 샤브롤의 회상록5 여섯 번에 걸쳐 연재하는 샤브롤의 회상록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이 1993년 프랑스 대표 주간지인 ‘텔레라마’에 기고한 것이다. '텔레라마'지는 지난 2010년 9월, 작고한 샤브롤을 기리기 위해 회상록의 여섯 편을 다시 한번 공개했다. 이 회고록은 여전히 미지의 작가로 남아 있는 샤브롤의 삶과 영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2월 14일부터 열리는 ‘클로드 샤브롤 추모전’ 기간에 맞춰 특별히 파리에서 영화, 사진 등의 예술작업을 하고 있는 김량씨의 번역으로 연재해 소개하기로 한다. (김성욱: 편집장) 제 5화 영화를 향한 꿈과 방탕했던 20대 시절 고등학교시절 수업을 빼먹고 영화관에서 살다시피 한 덕분인지 바까롤레아(프랑스 대학입학 시험)을 턱걸이로 겨우 통과했.. 더보기
[특별연재] 클로드 샤브롤의 회상록 4 여섯 번에 걸쳐 연재하는 샤브롤의 회상록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이 1993년 프랑스 대표 주간지인 ‘텔레라마’에 기고한 것이다. '텔레라마'지는 지난 2010년 9월, 작고한 샤브롤을 기리기 위해 회상록의 여섯 편을 다시 한번 공개했다. 이 회고록은 여전히 미지의 작가로 남아 있는 샤브롤의 삶과 영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2월 14일부터 열리는 ‘클로드 샤브롤 추모전’ 기간에 맞춰 특별히 파리에서 영화, 사진 등의 예술작업을 하고 있는 김량씨의 번역으로 연재해 소개하기로 한다. (김성욱: 편집장) 제 4화 괴짜 영화광의 기억 전쟁도 끝났고, 사르당 지방에서의 왕 노릇도 끝났다. 4년 동안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아들을 보자마자 부모님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더보기
[특별연재] 클로드 샤브롤의 회상록 3 여섯 번에 걸쳐 연재하는 샤브롤의 회상록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이 1993년 프랑스 대표 주간지인 ‘텔레라마’에 기고한 것이다. '텔레라마'지는 지난 2010년 9월, 작고한 샤브롤을 기리기 위해 회상록의 여섯 편을 다시 한번 공개했다. 이 회고록은 여전히 미지의 작가로 남아 있는 샤브롤의 삶과 영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12월 14일부터 열리는 ‘클로드 샤브롤 추모전’ 기간에 맞춰 특별히 파리에서 영화, 사진 등의 예술작업을 하고 있는 김량씨의 번역으로 연재해 소개하기로 한다. (김성욱: 편집장) 제 3화 시네클럽과 첫 사랑 시네클럽 활동은 1941년부터 시작했다. 나는 겨우 열두 살 소년에 불과했고, 유일한 동료는 스물다섯 살짜리 청년 조르쥬 메르시에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