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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후원 릴레이

[시네마테크 지키기 45회] 시네마테크는 지금 이대로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 시네마테크는 단순한 극장이 아닌 영화의 도서관이자 박물관이다. 21세기가 영상언어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영화에 대한 우리의 진지한 자세가 필요한 곳도 시네마테크다. 그러기에 시네마테크는 지켜져야 한다! 지금 모습 그대로. 영화의 도서관이자 박물관인 그리고 관객들과 같이 울고 웃는 공감의 모습 그대로 말이다. 덧붙여 시네마테크 전용관도 서둘러 진행이 되어야 한다! 천만 인구의 거대 도시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하나 없다는 건 이 나라의 문화산업이 얼마나 피폐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이다. 시네마테크가 오랫동안 영화의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용관이 필요하다. 전용관을 통해 더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 경희대 그림자놀이, 서울시립대 한울빛, 한국외대..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4회] 오롯한 영화의 역사를 담는 곳 언제였을까? 지금의 낙원상가로 새로운 둥지를 틀기 전, 소격동 시절 아트시네마 마지막 영화제에서 보았던 차이밍량의 그 영화를 보고 돌아서 내려오던 그 풍문여고 사잇길은 꽤나 적적하고, 우울하고, 슬펐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영화들을 같이 보고 나오는 관객들. 내가 모르는 그들이지만, 같이 극장에 앉아 좋은 영화를 보고 나왔다는 동질감에서 느끼는 평안함에 그 골목길은 내겐 깊은 여운이 남았다. 요즘에야 낙원상가의 옥상아닌 옥상에서 삼삼오오 흩어져서 담배를 피우며, 오래된 낙원상가 아파트를 바라보며 영화를 보러 들어가고 또한 나온다. 항상 밀려다니고 이사를 해야만 한다는 것은 그래도 슬픈 일은 아니겠다고 생각해본다. 어찌되었건 이사갈 곳이라도 있다면…. 하지만 그냥 송두리째 무언가 사라진다고 생각해보면,..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3회] 지금, 이렇게 이별하고 싶지 않다! 시네마테크는 저에게 만남의 공간 이었습니다. 그것은 보고 싶었던 영화와의 만남뿐만 아니라 영화를 관람하면서 그것을 만든 감독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인과 만나 데이트를 하던 장소였으며, 영화 감독이 되어야겠다는 꿈과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네마테크는 저의 삶에서 소중한 추억들이 어린 장소이자, 꿈을 키우는 곳이었습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좋은 만남들이 가득할 이곳과 지금, 이러한 방식으로 이별하고 싶지 않습니다. (안영태, 33세)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2회] 아버지의 시린 표정, 기억으로 남지 않길 나는 시테마테크가 좋다. 장 르누아르니 장 뤽 고다르니 좀처럼 친해지지 않는 거장들의 영화를 볼 수 있어서가 아니다. 시네마테크가 가진 특유의 냄새와 그만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솥에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팔팔 끓이고 있는 듯한 가게를 지나는 것, 달팽이보다 느린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 너른 마당이 있는 옥상 위 영화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는 것, 외국인과 노인 그리고 젊은이들이 한데 섞여 테이블을 하나씩 꿰차고 있는 것, 종로 바닥이 훤히 보이는 난간 근처에 서서 비둘기처럼 모여 실실 웃으며 담배를 태우는 것은 오직 시네마테크에서만 가능하다(거대한 Mall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이곳에선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나와 다른 세상에서 사는 줄로 알았던 영화인들을 부담 없이 마주하는 것도 이..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1회] 짙은 영화향기가 밴, 그곳이 그립다! 참 많이도 들락거렸던 그 곳.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극장일 뿐이겠지만, 나에게는 짙은 영화향기가 베어있는 그 곳. 언제나 묵묵히 제 자리에서 나를 반겨주던 그 곳. 항상 포근한 잠자리를 제공했던 그 곳. 나는 그 곳이 그립다. (박경호, 32세)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40회] 진리를 찾기 위한 회의와 의심, 그리고 믿음 2001 초여름부터 2006 겨울까지 나의 거리는 종로에서 삼청동으로, 삼청동에서 인사동까지가 전부였다. 겨울이 추웠고 여름이 더웠다는 사실은 문득 느껴지는 사람들의 옷차림, 푸념들의 옷차림, 거리의 옷차림 등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은 어딘가 내가 모를 밖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군대에 갔다. 강원도 늦은 밤. 피곤한 몸과 머리는 그때 아트시네마가 나한테 가르쳐 준 것들을 생각했다. 타인을 이해하는 건 끝내 불가능할 지도 모르고 사랑은 경멸과 동의어일지 모른다고. 20대 전반부는 회의와 의심이 전부였다. 그리고 한가지 더.. 2009년 여름 다시 아트시네마를 찾았다. 계절은 뜨겁지만 세상은 겨울이었다. 이제 내가 속하지 않은 세상은 어디에도 없는 듯싶었다. 내가 아트시네마에서 배운 것이 회..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39회] 역사를 간직한 영화와 만나는 곳 영화는 매년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다양한 관객을 만난다. 여기서 영화와 관객 사이를 매개해주는 곳이 극장이며, 특히 ‘단 한번’ 순회로 끝나지 않고 그 다음의 세대들에게 역사를 간직한 영화를 만나게 해주는 곳이 바로 시네마테크이다. 그리고 그곳이 여기, ‘서울아트시네마’이다. 긴 세월과 다른 지역의 공기가 묻어 있는 영화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상영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의 노력에 따른 결과였다. 이렇게 너무나 늦게 서울에 방문한 영화들을 보기 위해 그 동안 수많은 씨네필들이 ‘서울아트시네마’를 다녀갔으며, 타국의 씨네필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그 기억을 공유할 수 있음을 행복해했다. 이번 사태가 우려스러운 이유는 지금도 전 세계 씨네필과 만나고 있는 수많은 영화들이 누군가의 잘못된 판단에 의.. 더보기
[시네마테크 지키기 38회] 너는 그저 영원하라! 2008년 12월 17일 여성영화인축제가 끝난 늦은 밤 나도 모르게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갔습니다. 회사가 강남으로 이사 간 후로 한동안 찾지 않은 아트시네마. 마지막 상영이 끝난 시간이란 걸 뻔히 알았지만 나도 모르게 그곳을 향했습니다. 버건디빛 ‘카를로스 사우라’ 특별전 리플렛이 세워있었던 텅 빈 로비. 나는 평일 마지막 영화를 혼자 기다리는 멋쩍은 관객처럼 흐느적거리며 극장을 누볐습니다. 그날따라 늦게까지 사무실에 계셨던 프로그래머 선생님과 마주쳤고, 내 입에서 툭, 하니 나온 말이 이러했습니다. 선생님, 여기가 그리웠어요. 저는 여기가 필요해요. 나는 아트시네마를 그리워하고 필요로 합니다. 영화가 좋아서 영화 곁에서 일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렇게 어느 날은 치기라고 하기엔 노후하고 질투라고 하기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