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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 <트라스-우스-몽투스>, <아나>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이번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들은 모두 많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다 하더라도 쉽게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 앞에서 관객들이 느낄 약간의 막막함과 당혹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각 영화들에 대한 짧은 소개를 싣는다.


트라스-우스-몽투스 Trás-os-Montes


<트라스-우스-몽투스 Trás-os-Montes>(1976), <아나 Ana>(1982) 

- 안토니우 레이스,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


안토니우 레이스와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가 만든 이 두 편의 영화는 그들의 진정한 걸작이자 야심적인 작품이다. 안토니우 레이스와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는 1974년의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 이후, 과거와 현재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포르투갈 북동부의 산 너머(영화의 제목 ‘트라스-우스-몽투스’가 이를 의미한다) 작은 마을을 방문했다고 한다. 첫 영화 <트라스-우스-몽투스>는 그곳에서 2년간 머물면서 현지인들을 카메라에 담아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구성에서 특별한 것은 가난한 농민들의 사실적인 삶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신화적인 상상적 장면들과 혼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트라스-우스-몽투스>에 담긴 마을은 온통 부재로 가득하다. 이곳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영화의 내레이션이 들려주는 바, 이곳에서 산 사람들은 마을의 가난한 주민들이고, 죽은 사람들은 마을의 먼지이다. 일하러 타지로 떠난 탓에 남자들이 부재한 이 마을엔 노는 아이들과 일하는 여인들의 모습만이 엿보이나 일상의 나날들이 몽환적인 시간 구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장 루슈는 이를 두고 “새로운 영화 언어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극찬했다. 시적인 상상력과 최면술적 영화 언어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알랭 레네의 영화에서처럼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뒤섞여 있다. 도시로 떠나는 사람을 태운 기차가 저 멀리 멀어져 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큰 울림으로 남는다.



아나 Ana


<아나>는 안토니우 레이스와 마르가리다 코르데이루가 같은 지역을 다시 방문해 만든 두 번째 장편이다. 시골 마을의 가족의 초상을 그린 이 작품은, 극도로 정제된 대사에 역사와 인간의 문명, 현대적인 삶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그때는 눈이 더 깨끗했고, 바람은 더 상쾌했고, 별은 더 가까이 있었고, 자연은 어머니와 같은 자애로운 눈길로 줄곧 보이지 않는 데 스며들어 있었다”는 영화 시작부의 내레이션은 사라진 것들, 그리고 특별히 어머니의 형상에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 노부인이 바람이 부는 산기슭을 걸어가는 긴 장면들이나, 자연의 풍경, 실내의 빛, 화면 곳곳에서 보이는 붉은색들이 빚어내는 화면의 아름다움은 잊기 힘든 순간을 만들어낸다. (김성욱)


글ㅣ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트라스-우스-몽투스> Trás-os-Montes 상영일정

- 9. 11(금) 17:00

- 9. 19(토) 15:10


<아나> Ana

- 9. 10(목) 17:00

- 9. 19(토) 18:00 *유운성 영화평론가 시네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