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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 <글로리아 Glória>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


낯선 포르투갈 영화들에 대한 짧은 안내


이번 “시네마테크 포르투갈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들은 모두 많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다 하더라도 쉽게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 앞에서 관객들이 느낄 약간의 막막함과 당혹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각 영화들에 대한 짧은 소개를 싣는다.





<글로리아 Glória> - 마누엘라 비거스, 1999


1957년 생인 마누엘라 비거스는 주앙 세자르 몬테이로의 <실베스트르>(1981), <바다의 꽃>(1986), 페드로 코스타의 <피>(1989), 그리고 최근에는 <여자 경찰관 A Mulher Polícia>(조아킴 사피뇨, 2013) 등 스무 편의 포르투갈 영화에 작가로 참여한 감독이다. 그녀의 영화 경력은 포르투갈 국립 영화학교 Portuguese National Filmschool (현 리스본 연극영화학교 The Lisbon Theatre and Film School의 전신)에서부터 시작됐는데, 특히 이곳의 교수였던 안토니우 레이스 감독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참고로 이미지를 포착하고 편집하는 안토니우 레이스의 독특한 스타일은 “레이스 유파 The School of Reis”란 용어까지 만들어냈고, 1980-90년대 포르투갈의 신인 감독들(페드로 코스타, 주앙 페드로 로드리게스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맥락에서 <글로리아>가 그리는 시골 마을의 풍경에서는 안토니우 레이스의 영향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실내 공간에서 인공적인 조명 없이 어둠 속에 인물들을 배치하는 방식도 그렇지만, 야외 공간에서 의도적으로 여백을 많이 주는 프레이밍 방식이나, 물의 흐름과 바람의 세기를 거스르지 않는 유려한 트래킹 숏은 그야말로 안토니우 레이스식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하늘의 구름이 움직이는 걸 지각하게 만드는 촬영은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꼭 스크린으로 보기를 권하는 장면 중 하나이다.


글ㅣ 김보년(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팀)


<글로리아> Glória 상영일정

- 9. 11(금) 20:00

- 9. 17(목) 20:00